"안 짖고 안 물고 털 안 날림"…'반려돌' 인기에 '완판 행진' [민지혜의 알토란 中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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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혜의 알토란 中企]
온양석산, 돌 키우는 최신 트렌드 맞춰 1만원짜리 '반려돌 세트' 판매
300세트 '완판'…올 3월에도 반려돌 세트 재판매 예정
건설업 부진으로 매출 줄었지만 개인 소비자 늘며 성장중
온 가족 달라붙어 월매출 2억원→5억5000만원대로 키워
온양석산, 돌 키우는 최신 트렌드 맞춰 1만원짜리 '반려돌 세트' 판매
300세트 '완판'…올 3월에도 반려돌 세트 재판매 예정
건설업 부진으로 매출 줄었지만 개인 소비자 늘며 성장중
온 가족 달라붙어 월매출 2억원→5억5000만원대로 키워
'산책 필요없음(하고 싶으면 해도 됨), 목욕 필요없음(하고 싶으면 해도 됨), 배변처리 필요없음, 털 안 날림, 안 짖고 안 할큄, 물지도 않음, 병 안 걸림, 밥이나 영양제 안 줘도 됨, 양치 안 시켜도 됨, 악취 없음, 주인보다 장수함.'
단점은 없고 장점만 있다는 이 조건은 바로 애완돌 얘기다. 반려돌, 애완돌로 불리는 이 돌은 동글동글한 에그스톤에 눈코입을 그려 완성된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반려동물, 반려식물을 키울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최신 트렌드다.
직접 뜨개질을 해 니트 옷을 돌 위에 입히는가하면, 모자를 씌우고 손발을 만들어 달아주기도 한다. 같이 해외여행을 떠나 인증샷을 찍고 머리맡에 둔 채 같이 잠을 청한다. 말 그대로 '반려' 돌이다.
이 반려돌이 인기를 끄는 데 한몫 한 회사가 있다. 바로 온양석산이다. 무늬가 있는 조경용 돌인 온양석을 주로 판매하던 이 회사는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매출이 꺾인 2~3년 전부터 살길을 모색했다. 기존에는 온양석 판매에만 집중했지만 수입산 돌로 눈을 돌렸다.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 단가를 낮춰야만 가격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 베트남 등 현지로 가서 직접 돌을 수입해왔다. 이 과정을 주도한 건 김화옥 온양석산 대표의 장남 김명성 대리다.
그렇게 수입한 에그스톤은 20㎏에 1만원을 받고 판다. 다른 곳은 1만7000원~2만원대에 파는 양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 아파트 건설사 등이 대량으로 사가던 조경용 온양석은 이제 찾는 수요가 많지 않다"며 "마당이나 정원에 까는 바닥돌, 디딤돌, 에그스톤 등을 찾는 개인 소비자가 최근 들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양석산이 처음 반려돌 세트를 판매한 건 지난해 연말. 에그스톤과 작은 컬러돌 여러 개와 나무 둥지까지 세트를 구성해 1만원에 판 것. 김 대리는 "300세트를 구성해 150세트는 소비자 분들께 감사의 의미로 그냥 드렸고 150세트는 판매해 150만원 전액을 소아암병동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연말에 어딘가에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아들이 반려돌 세트 판매금액을 기부하고 싶다길래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며 "사실 회사 돈이 아닌 아들 개인 돈으로 퇴근 후 남는 시간에 씻고 말리고 포장해서 판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건비는커녕 제품 원가도 못 건지는 일을 왜 했는지 궁금했다. 김 대리는 "20㎏이나 되는 돌을 개인이 선뜻 사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저희 제품을 한 번쯤 경험해볼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고 했다. "반려돌로 돈을 벌 생각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리는 "고객들이 이걸 보고 재밌어하고 즐겨주기만을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솔직히 그 목적은 달성한 것 같다"고 했다.
그때 못 산 사람들이 지금도 인스타그램, 유튜브 댓글과 메시지로 반려돌 다시 안 파냐고 수없이 묻는다고. 김 대리는 "일일이 돌을 씻고 말려서 하나하나 골라 세트를 구성해야 하는 작업"이라며 "반려돌을 한 번 팔려면 저녁 6시 퇴근 후 자정까지 계속 일하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장은 어렵고 3월 중에 다시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손해보면서 반려돌 세트를 팔았지만 손해만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반려돌로 온양석산의 인지도가 올라갔고 그 덕분에 이전보다 월매출이 50% 이상 늘었다"며 "사실 매출 증가를 기대하진 않았는데 반려돌을 샀던 분들이 에그스톤을 20㎏ 단위로도 많이 사고 디딤돌을 사가는 분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온양석산은 다른 곳보다 판매하는 돌의 종류가 훨씬 다양하다. 60여종에 달한다. 10년 전쯤부터 온양석을 채굴하는 석산이 머지 않아 고갈되리라고 예상, 미래를 위해 수입산 돌을 들여오기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 김 대표는 "다른 곳에선 구할 수 없는 돌로 차별화를 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그걸 가격까지 싸게 판매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마치 새알 같이 생긴 수입산 돌은 민트색, 핑크색, 연노랑색 등 다양한 색으로 들여왔다. 무늬가 있는 큰 에그스톤과 이 알록달록 새알 같은 작은 돌들로 반려돌 세트를 구성한다.
김 대표는 "16년 동안 온양석산을 운영하면서 저장해놓은 고객 거래처가 5000곳이 넘는다"며 "그 중 재구매를 하는 경우가 50% 정도 된다"고 강조했다. 온양석산의 연매출은 한창 건설경기가 좋을 땐 80억원대였다. 경기가 꺾인 뒤엔 월매출이 5억원에서 2억원으로 뚝 떨어졌다고. 김 대표는 "지난해 한창 안 좋았는데 반려돌 판매 이후엔 다른 제품 판매로도 이어져서 월매출이 5억5000만원까지 늘었다"며 "수익을 낮추더라도 더 싸고 더 다양한 제품을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많이 판매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차남인 김진성 대리도 가업을 돕고 있다. 김 대표는 "두 아들이 직접 발로 뛰면서 일을 도와주는 것도, 아내가 전화상담을 친절하게 도맡아해주는 것도 매우 감사한 일"이라며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온양석산을 오래 가는 멋진 기업으로 키워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단점은 없고 장점만 있다는 이 조건은 바로 애완돌 얘기다. 반려돌, 애완돌로 불리는 이 돌은 동글동글한 에그스톤에 눈코입을 그려 완성된다. 이게 무슨 소린가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반려동물, 반려식물을 키울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 외로움을 타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최신 트렌드다.
직접 뜨개질을 해 니트 옷을 돌 위에 입히는가하면, 모자를 씌우고 손발을 만들어 달아주기도 한다. 같이 해외여행을 떠나 인증샷을 찍고 머리맡에 둔 채 같이 잠을 청한다. 말 그대로 '반려' 돌이다.
이 반려돌이 인기를 끄는 데 한몫 한 회사가 있다. 바로 온양석산이다. 무늬가 있는 조경용 돌인 온양석을 주로 판매하던 이 회사는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매출이 꺾인 2~3년 전부터 살길을 모색했다. 기존에는 온양석 판매에만 집중했지만 수입산 돌로 눈을 돌렸다. 중간 유통단계를 없애 단가를 낮춰야만 가격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 베트남 등 현지로 가서 직접 돌을 수입해왔다. 이 과정을 주도한 건 김화옥 온양석산 대표의 장남 김명성 대리다.
그렇게 수입한 에그스톤은 20㎏에 1만원을 받고 판다. 다른 곳은 1만7000원~2만원대에 파는 양이다. 김 대표는 "기존에 아파트 건설사 등이 대량으로 사가던 조경용 온양석은 이제 찾는 수요가 많지 않다"며 "마당이나 정원에 까는 바닥돌, 디딤돌, 에그스톤 등을 찾는 개인 소비자가 최근 들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양석산이 처음 반려돌 세트를 판매한 건 지난해 연말. 에그스톤과 작은 컬러돌 여러 개와 나무 둥지까지 세트를 구성해 1만원에 판 것. 김 대리는 "300세트를 구성해 150세트는 소비자 분들께 감사의 의미로 그냥 드렸고 150세트는 판매해 150만원 전액을 소아암병동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연말에 어딘가에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아들이 반려돌 세트 판매금액을 기부하고 싶다길래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며 "사실 회사 돈이 아닌 아들 개인 돈으로 퇴근 후 남는 시간에 씻고 말리고 포장해서 판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건비는커녕 제품 원가도 못 건지는 일을 왜 했는지 궁금했다. 김 대리는 "20㎏이나 되는 돌을 개인이 선뜻 사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저희 제품을 한 번쯤 경험해볼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고 했다. "반려돌로 돈을 벌 생각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리는 "고객들이 이걸 보고 재밌어하고 즐겨주기만을 바라는 마음이었다"며 "솔직히 그 목적은 달성한 것 같다"고 했다.
그때 못 산 사람들이 지금도 인스타그램, 유튜브 댓글과 메시지로 반려돌 다시 안 파냐고 수없이 묻는다고. 김 대리는 "일일이 돌을 씻고 말려서 하나하나 골라 세트를 구성해야 하는 작업"이라며 "반려돌을 한 번 팔려면 저녁 6시 퇴근 후 자정까지 계속 일하면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장은 어렵고 3월 중에 다시 판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손해보면서 반려돌 세트를 팔았지만 손해만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반려돌로 온양석산의 인지도가 올라갔고 그 덕분에 이전보다 월매출이 50% 이상 늘었다"며 "사실 매출 증가를 기대하진 않았는데 반려돌을 샀던 분들이 에그스톤을 20㎏ 단위로도 많이 사고 디딤돌을 사가는 분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온양석산은 다른 곳보다 판매하는 돌의 종류가 훨씬 다양하다. 60여종에 달한다. 10년 전쯤부터 온양석을 채굴하는 석산이 머지 않아 고갈되리라고 예상, 미래를 위해 수입산 돌을 들여오기 시작한 것이 주효했다. 김 대표는 "다른 곳에선 구할 수 없는 돌로 차별화를 해야겠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그걸 가격까지 싸게 판매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마치 새알 같이 생긴 수입산 돌은 민트색, 핑크색, 연노랑색 등 다양한 색으로 들여왔다. 무늬가 있는 큰 에그스톤과 이 알록달록 새알 같은 작은 돌들로 반려돌 세트를 구성한다.
김 대표는 "16년 동안 온양석산을 운영하면서 저장해놓은 고객 거래처가 5000곳이 넘는다"며 "그 중 재구매를 하는 경우가 50% 정도 된다"고 강조했다. 온양석산의 연매출은 한창 건설경기가 좋을 땐 80억원대였다. 경기가 꺾인 뒤엔 월매출이 5억원에서 2억원으로 뚝 떨어졌다고. 김 대표는 "지난해 한창 안 좋았는데 반려돌 판매 이후엔 다른 제품 판매로도 이어져서 월매출이 5억5000만원까지 늘었다"며 "수익을 낮추더라도 더 싸고 더 다양한 제품을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많이 판매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차남인 김진성 대리도 가업을 돕고 있다. 김 대표는 "두 아들이 직접 발로 뛰면서 일을 도와주는 것도, 아내가 전화상담을 친절하게 도맡아해주는 것도 매우 감사한 일"이라며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온양석산을 오래 가는 멋진 기업으로 키워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산=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