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출산·암수술도 연기…전공의 집단사직에 환자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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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에 수술 일정 '반토막'
'빅 5병원' 이어 전국 병원서 무더기 사직서 제출
의료 현장 혼란 시작…암 환자·임산부 수술 '연기'
복지부 '업무개시·진료 유지' 명령…경찰도 "엄정 수사"
'빅 5병원' 이어 전국 병원서 무더기 사직서 제출
의료 현장 혼란 시작…암 환자·임산부 수술 '연기'
복지부 '업무개시·진료 유지' 명령…경찰도 "엄정 수사"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국 병원 전공의가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하는 가운데, 의료 현장의 혼란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전공의들에게 진료 유지명령을 내렸으며, 경찰청장은 주동자에 대한 구속 수사를 검토하겠다며 엄정 수사 방침을 밝혔다.
이 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애초에 응급실은 문제가 많았고 동료들이 언제든 병원을 박차고 나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소아응급의학과 세부 전문의의 꿈, 미련 없이 접을 수 있게 됐다"며 "(의료 현장으로) 돌아갈 생각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확산한 상태다. 대전성모병원 인턴 21명 전원과 레지던트 23명(전체 48명) 등 전공의 44명이 사직서를 내고 이날 오전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도 이날 정오 기준 병원 측에 전공의 42명의 사직서를 모아 제출했다. 대전선병원 전공의 21명 중 16명도 이날 사직서를 냈다.
이날 오전 부산대병원 소속 전공의 100여명도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병원 측은 이들이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출근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대병원 전공의 10여명도 이날 오전 사직서를 병원에 담당 부서에 제출하려 했으나, 병원 측에서 이를 반려했다.
전북대병원 20개 진료과 전공의 189명 전원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뒤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한다. 광주·전남 지역 3차 병원인 조선대병원에서는 지난주 7명 전공의가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냈고, 전남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구성원 320명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사직 여부를 '개별적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이외에도 인천의 경우 전날 오후 6시 기준 길병원은 전공의 196명 중 42명, 인하대병원은 158명 중 64명, 인천성모병원 92명 중 38명이 각각 사직서를 냈다. 제주대병원에선 지난 16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파견의 18명을 포함한 전공의 93명 중 5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불안 속 의료 현장의 혼란은 이미 시작됐다. 일부 병원에서는 특히 전공의들이 일찌감치 현장을 떠나면서 암 수술, 출산, 디스크 수술 등 긴급한 수술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각 병원의 수술 일정도 '반토막'으로 줄어든 상태다.
일찌감치 사직 의사를 밝힌 세브란스병원은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과의 전공의들이 이날부터 진료를 중단하면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마취통증의학과 등 전공의의 부재로 전체 과의 수술이 절반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환자들은 여러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빅5 병원에서 오는 21일 수술 예정이었다는 한 암 환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입원 안내하는 문자가 오지 않아 전화해보니 월요일(19일)은 돼야 확실히 알 수 있다며 일단 대기하라고 하더라"며 "입원해도 수술이 취소될 수 있다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 환자는 "서울대병원에서 제왕절개로 쌍둥이를 출산할 예정이었으나, 수술을 하루 앞두고 연기를 통보받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각 병원은 전공의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임상강사, 펠로 등으로 불리는 '전임의'들도 집단행동에 가세할 경우 감당하지 못할 상황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높다.
복지부는 이날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 유지명령을 발령했다.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전공의 103명에게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며, 현황이 파악되면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의사 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이날부터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환자 피해 사례를 상담해주고 법률구조공단과 연계해 소송을 지원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 총리에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촉구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수사기관에 고발됐을 때 정해진 절차 내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명백한 법 위반이 있고 출석에 불응하겠다는 확실한 의사가 확인되는 개별 의료인에 대해선 체포영장을, 전체 사안을 주동하는 이들에 대해선 검찰과 협의를 거쳐 구속 수사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빅5' 병원 이어 무더기 '집단 사직'…"돌아갈 생각 없다"
19일 수도권 '빅5' 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소속 전공의들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튿날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전공의 총파업'을 가정한 채 내부에서 수술 스케줄 조정에 착수한 상태다.이 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애초에 응급실은 문제가 많았고 동료들이 언제든 병원을 박차고 나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소아응급의학과 세부 전문의의 꿈, 미련 없이 접을 수 있게 됐다"며 "(의료 현장으로) 돌아갈 생각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움직임은 전국적으로 확산한 상태다. 대전성모병원 인턴 21명 전원과 레지던트 23명(전체 48명) 등 전공의 44명이 사직서를 내고 이날 오전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도 이날 정오 기준 병원 측에 전공의 42명의 사직서를 모아 제출했다. 대전선병원 전공의 21명 중 16명도 이날 사직서를 냈다.
이날 오전 부산대병원 소속 전공의 100여명도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병원 측은 이들이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출근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대병원 전공의 10여명도 이날 오전 사직서를 병원에 담당 부서에 제출하려 했으나, 병원 측에서 이를 반려했다.
전북대병원 20개 진료과 전공의 189명 전원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한 뒤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한다. 광주·전남 지역 3차 병원인 조선대병원에서는 지난주 7명 전공의가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냈고, 전남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구성원 320명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사직 여부를 '개별적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이외에도 인천의 경우 전날 오후 6시 기준 길병원은 전공의 196명 중 42명, 인하대병원은 158명 중 64명, 인천성모병원 92명 중 38명이 각각 사직서를 냈다. 제주대병원에선 지난 16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파견의 18명을 포함한 전공의 93명 중 5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각 병원 수술 일정 '반토막'…쌍둥이 출산 수술도 '연기'
전공의들은 상급종합병원 의사 인력의 30∼40%를 차지한다. 이들은 교수의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 환자 상태를 점검하는 등 중요한 업무를 맡은 만큼, 이들이 자리를 비울 경우 새로운 환자를 받거나 수술을 진행하는 데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불안 속 의료 현장의 혼란은 이미 시작됐다. 일부 병원에서는 특히 전공의들이 일찌감치 현장을 떠나면서 암 수술, 출산, 디스크 수술 등 긴급한 수술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각 병원의 수술 일정도 '반토막'으로 줄어든 상태다.
일찌감치 사직 의사를 밝힌 세브란스병원은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과의 전공의들이 이날부터 진료를 중단하면서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마취통증의학과 등 전공의의 부재로 전체 과의 수술이 절반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환자들은 여러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빅5 병원에서 오는 21일 수술 예정이었다는 한 암 환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입원 안내하는 문자가 오지 않아 전화해보니 월요일(19일)은 돼야 확실히 알 수 있다며 일단 대기하라고 하더라"며 "입원해도 수술이 취소될 수 있다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 환자는 "서울대병원에서 제왕절개로 쌍둥이를 출산할 예정이었으나, 수술을 하루 앞두고 연기를 통보받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각 병원은 전공의 공백이 장기화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임상강사, 펠로 등으로 불리는 '전임의'들도 집단행동에 가세할 경우 감당하지 못할 상황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높다.
복지부는 이날 전국 221개 전체 수련병원의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 유지명령을 발령했다. 실제로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전공의 103명에게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현장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며, 현황이 파악되면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의사 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이날부터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환자 피해 사례를 상담해주고 법률구조공단과 연계해 소송을 지원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 총리에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촉구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수사기관에 고발됐을 때 정해진 절차 내에서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명백한 법 위반이 있고 출석에 불응하겠다는 확실한 의사가 확인되는 개별 의료인에 대해선 체포영장을, 전체 사안을 주동하는 이들에 대해선 검찰과 협의를 거쳐 구속 수사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