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르세라핌 /사진=변성현 기자
그룹 르세라핌 /사진=변성현 기자
'당당함의 대명사'였던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이번에는 깊은 속 얘기를 꺼내놓으며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르세라핌(김채원, 사쿠라, 허윤진, 카즈하, 홍은채)은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세 번째 미니앨범 '이지(EASY)'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르세라핌의 컴백은 지난해 10월 선보인 디지털 싱글 '퍼펙트 나이트(Perfect Night)' 이후 4개월 만이다. 앨범 단위로는 지난해 8월 발매한 정규 1집 '언포기븐(UNFORGIVEN)' 이후 6개월 만의 신보다.

허윤진은 "'이지'는 르세라핌의 올해 첫 앨범이다. 설레면서도 긴장된다. 지난해 '퍼펙트 나이트'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이번에도 '르세라핌이 이런 느낌도 할 수 있어?'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열심히 했다. 기대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홍은채 역시 "이번 앨범을 통해 많은 분을 놀라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번에는 음악, 메시지, 퍼포먼스 모두 색다른 매력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르세라핌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 같아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니 3집 '이지'는 르세라핌이 그간 한 번도 들려준 적 없는, 무대 뒤의 불안과 고민을 다룬다. 세상의 시선에 흔들림 없고, 시련 앞에서 단단해지며, 타인의 용서 따위는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당찬 매력을 선보여 온 르세라핌의 내면을 다룬다.

르세라핌은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이 숱한 고민의 밤과 셀 수 없는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한다. 내면의 불안과 고민을 드러내면서도 자기연민에 머물기보다는 이를 헤쳐 나가겠다고 노래한다. 당당함 이면의 불안과 고민을 주제로 담아 그 어느 때보다 솔직한 르세라핌의 이야기에 기대가 모인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이지'를 비롯해 '굿 본스(Good Bones)', '스완 송(Swan Song)', '스마트(Smart)', '위 갓 소 머치(We got so much)'까지 총 5곡이 수록됐다. 르세라핌의 데뷔 때부터 함께한 방시혁 프로듀서와 프로듀서팀 13이 또다시 의기투합했다.

카즈하는 "이번에도 우리의 생각과 경험을 담았다. 그간 당당한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그게 타고난 게 아니라 엄청난 노력으로 만들어낸 거라는 걸 이야기한다. 무대 뒤 르세라핌의 피 땀 눈물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쿠라는 "데뷔할 때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큰 사랑을 받으니 불안도 생겼고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르세라핌은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아서 내는 그룹이다 보니 이런 날것의 감정을 보여드리는 게 오히려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닌 불안감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는 "작년에 '퍼펙트 나이트'로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실 그때도 '이지'를 준비 중이었는데 '다음 앨범이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우리는 늘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해낼 거야'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극복했다"고 답했다.
당당함 접고 내면 꺼낸 르세라핌…빌보드 '핫 100' 노린다 [종합]
타이틀곡 '이지'에는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지만, 우리가 모든 것을 쉽게 만들어 보이겠다는 르세라핌의 각오가 담겼다. 알앤비 스타일의 캐치한 보컬과 중독성 강한 멜로디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트랩 장르 기반에 올드 스쿨 힙합 댄스까지 기존의 르세라핌 작품들과는 다른 결을 자랑한다.

김채원은 "첫 소절을 듣고 '이번 노래 찢었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많이 기대해 달라"며 자신감을 내비쳤고, 카즈하 역시 "되게 힙하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발매한 건 듣자마자 강한 중독성이 느껴졌다면 이번에는 흥얼거리면서 따라 부르게 되더라. 은은한 중독성의 맛이 있는 노래"라고 만족스러워했다.

이어 허윤진은 "작년에 단독 투어를 돌면서 '이지'를 처음 들었는데, 첫 감상부터 마음에 무척 들었다. 씻을 때도 듣고, 차에서 이동할 때도 시도 때도 없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전하는 메시지, 장르이다 보니 녹음부터 퍼포먼스까지 기존과는 차별점이 있었다고 했다. 사쿠라는 "방시혁 PD님께서 이번 앨범은 보컬이 잘 보여야 한다고, 녹음이 어려울 거라 얘기했다. 그런 말을 들으니 더 욕심이 생기더라. 난 처음으로 랩 레슨도 받으며 녹음했다"고 말했다.

퍼포먼스와 관련해서는 "처음 보면 르세라핌 치고는 쉬워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절대 쉽지 않다.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안무를 통틀어서 제일 어려운 것 같다. 쉽지 않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남들이 보기에 쉽게 보이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했다.

이에 홍은채는 "이전에는 곡의 느낌 때문에 춤이 더 파워풀하게 느껴지는 게 있었는데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부드러워서 춤의 파워풀함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모든 힘을 끌어와야 했다. 역대 르세라핌 안무 중에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뮤직비디오는 도자 캣, 위켄드 등과 작업한 디렉터 겸 안무가 니나 맥닐리가 연출했다. 김채원은 "미국 LA 올로케이션 촬영이었다. 해외 감독님과의 협업은 처음이라 연출, 콘티, 촬영 각도 등 다 새로웠다. 감독님이 리액션도 좋고 흥이 많은 분이라 촬영 내내 즐거웠다. 춤을 직접 추는 분이다 보니 안무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더라. 퍼포먼스가 아주 잘 담긴 것 같아 마음에 든다"고 전했다.

홍은채는 "뮤직비디오 촬영 전에 카메라까지 다 시뮬레이션하는 리허설을 했다. 촬영 전날에 하는 리허설은 처음이라 새로운 경험이었다. 윤진 언니와 함께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예전 같으면 웃음이 터져서 NG가 났을 텐데 이번엔 몰입해서 한 번에 했다. 이런 부분에서 르세라핌이 또 성장했다고 느꼈다"며 환하게 웃었다.
당당함 접고 내면 꺼낸 르세라핌…빌보드 '핫 100' 노린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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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함 접고 내면 꺼낸 르세라핌…빌보드 '핫 100' 노린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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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함 접고 내면 꺼낸 르세라핌…빌보드 '핫 100' 노린다 [종합]
최근 르세라핌은 글로벌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정규 1집 '언포기븐'과 두 장의 일본 싱글, 첫 영어 디지털 싱글 '퍼펙트 나이트'까지 잇달아 큰 사랑을 받으며 K팝 대세 그룹임을 입증했다.

'이지'로 거둘 성적에도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 김채원은 "이번 앨범을 통해 르세라핌의 소화력은 한계가 없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했고, 허윤진은 "개인적으로는 빌보드 '핫 100'을 노려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오는 4월에는 세계 최대 음악 축제로 꼽히는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도 선다. K팝 걸그룹으로는 블랙핑크에 이어 두 번째로 코첼라 무대에 오르게 됐다. 김채원은 "예전에 블랙핑크 선배님이 코첼라 무대 하는 걸 보면서 '우린 언제 저런 무대에 서 볼까'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다"고 말했다.

이어 "신기하고 영광스럽다. 사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면서 "우리 팀을 더 알릴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 중이니 기대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르세라핌의 미니 3집 '이지'는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