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
창업 7년차에 접어든 유전자치료제 개발업체 알지노믹스가 올해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상반기 중 기술성평가를 신청할 예정이며, 이어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는 “올해 상반기 중 선도 후보물질(RZ001)에 대한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람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모두 검증해 올해 IPO 하는 게 목표”라고 19일 밝혔다.

알지노믹스, 임상 1상 중간결과 상반기 중 나온다

알지노믹스는 2017년 이성욱 단국대 생명융합공학과 교수가 설립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듀크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1997년부터 단국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30년간 그가 연구해온 기술이 알지노믹스 창업의 바탕이 됐다. 알지노믹스는 리보핵산(RNA) 치환 효소 플랫폼을 바탕으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리보핵산은 두 단계에 걸쳐 작동한다. 표적 RNA를 제거하며, 그 자리에 치료효과가 있는 RNA를 채운다. 이 대표는 “DNA가 아닌 RNA를 표적해 교정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며 “외부 단백질을 집어넣거나, 세포 내부의 필수적인 요소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알지노믹스는 적응증에 따라 약물이 일시적으로 작용해야할 때는 약물전달체로 아데노바이러스를, 반영구적으로 작용하는 ‘원샷치료제’를 개발할 때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를 선택적으로 쓰고 있다.

선두후보물질 RZ001은 아데노바이러스로 치료용 유전자를 전달하는 항암 후보물질이다. 간세포암(HCC)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ODD) 지정을 받았다. 교모세포종 치료 목적으로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임상 설계단계부터 신약허가까지 FDA와 긴밀한 소통으로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등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올 하반기엔 로슈로부터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을 지원받아 RZ001과 티쎈트릭, 아바스틴을 함께 병용하는 임상도 국내에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RZ001 투약시 면역항암제의 반응률과 관련 있는 바이오마커가 개선된다는 전임상 결과가 있어, 로슈 또한 RZ001과 티쎈트릭 병용임상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성우 알지노믹스 개발본부장은 “비밀준수 협약에 따라 회사명 공개가 어렵지만 글로벌 최고수준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비즈니스 협의를 상당기간 진행해오고 있고 조만간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암세포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마커인 hTERT(역전사효소)를 표적하는 항암제부터 퇴행성질환인 알츠하이머, 근본치료를 위해 유전자교정이 필요한 유전질환까지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또 “파이프라인별로 임상적 유용성, 품목허가, 기술이전, 약가 등을 고려한 최적의 경로를 설정해 효율적인 개발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이프라인 적응증 개발단계 비고
RZ-001 간암(HCC) 임상 1/2a상(FDA/식약처 IND 승인) FDA ODD 지정
뇌암(GBM) 임상 1/2a상(FDA/식약처 IND 승인) FDA Fast track 지정
RZ-001+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간암(HCC) 임상 1b/2상(식약처 IND 승인) 로슈와 임상 파트너쉽
RZ-002 뇌암(GBM) 후보물질 도출 진행중
RZ-003 알츠하이머 후보물질 도출 진행중
RZ-004 망막색소변성증 임상 1상(호주 IND 신청중)
RZ-005 레트증후군 후보물질 도출 진행중

원형RNA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 기술

라이보자임(Ribozyme) 뒤에 GOI(Gene of interest)를 연결한 RNA 구조체를 제작해 양 말단에 라이보자임이 표적할 수 있는 표적 서열과 표적 서열에 염기결합할 수 있는 내부 가이드 서열(Internal guide sequenceㆍIGS)이 위치하도록 한 알지노믹스의 플랫폼 기술. 라이보자임이 RNA 구조체의 말단을 자가표적해 절단하고 붙이는 자가 환형화 반응을 거쳐 원형 RNA를 만들도록 유도했다. 기존의 타 라이보자임 방법과는 달리 자가환형화 반응후 GOI 이외의 특정 염기서열들이 원형 RNA에 흔적으로 전혀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알지노믹스 제공
라이보자임(Ribozyme) 뒤에 GOI(Gene of interest)를 연결한 RNA 구조체를 제작해 양 말단에 라이보자임이 표적할 수 있는 표적 서열과 표적 서열에 염기결합할 수 있는 내부 가이드 서열(Internal guide sequenceㆍIGS)이 위치하도록 한 알지노믹스의 플랫폼 기술. 라이보자임이 RNA 구조체의 말단을 자가표적해 절단하고 붙이는 자가 환형화 반응을 거쳐 원형 RNA를 만들도록 유도했다. 기존의 타 라이보자임 방법과는 달리 자가환형화 반응후 GOI 이외의 특정 염기서열들이 원형 RNA에 흔적으로 전혀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알지노믹스 제공
RZ001 등 주요후보물질은 알지노믹스는 고유의 RNA 치환 효소(Trans-splicing ribozyme)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되고 있다. 신규 플랫폼 기술로 원형 RNA도 개발 중이며, 세포 속 RNA 분해 효소에 취약한 메신저RNA(mRNA) 등에 비해 안정적인 특징이 있다. 면역관련 부작용도 적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알지노믹스는 RNA 치환 효소 플랫폼을 응용해 선형 RNA를 원형 RNA로 효과적이면서 간단히 변환시킬 수 있는 말단 자가표적 및 접합반응(End-to-end self-targeting and splicing)을 디자인해 적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세포 내에서 안정적으로 효능을 낼 수 있으면서도 간단한 방법으로 필요한 서열로만 구성된 원형 RNA를 제작할 수 있기에 타사 대비 경쟁력이 있는 플랫폼 기술”이라며 “플랫폼 기술의 기술이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제약·바이오 뉴스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4년 2월 20일 16시59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