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CC에서 열린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마쓰야마 히데키(왼쪽)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부터 트로피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CC에서 열린 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마쓰야마 히데키(왼쪽)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부터 트로피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마쓰야마 히데키(32·일본)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에서 우승하며 아시아 선수 PGA투어 최다승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마쓰야마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뽑아내며 9언더파 62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로 정상에 오르며 우승 상금 400만달러(약 53억3000만원)와 GV80 쿠페를 품에 안았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역전극

마쓰야마 히데키가 19일(한국시간) 최종 라운드 6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마쓰야마 히데키가 19일(한국시간) 최종 라운드 6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이날 우승으로 마쓰야마는 2022년 1월 소니오픈 이후 2년1개월 만에 우승컵을 추가하며 투어 통산 9승을 달성했다. 이로써 마쓰야마는 최경주(8승)를 제치고 아시아 선수의 PGA투어 최다승을 달성했다. 마쓰야마는 “최경주의 8승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 중 하나였다”며 기뻐했다.

마쓰야마는 2021년 마스터스 대회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그린재킷을 입었다. 이후 8개월 만에 소니오픈에서 우승하며 최경주와 아시아 선수 최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그였기에 최경주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이후 허리와 목 부상으로 긴 침체기를 겪었다. 작년에는 톱10에 두 번 드는 데 그쳤고, 한때 2위까지 올라갔던 세계랭킹은 55위로 곤두박질쳤다.

이날 우승 역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역전극이었다. 마쓰야마는 선두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에게 6타 뒤진 공동 7위로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시작부터 3번홀까지 내리 버디를 몰아친 그는 10~12번홀에서 다시 한번 3연속 버디를 뽑아내 단숨에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6번홀(파3)에서 홀 15㎝ 옆에 공을 붙인 완벽한 탭인 버디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17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쇼트게임이 만들어낸 우승

마쓰야마는 “경기를 시작할 땐 우승하리라고 생각지도 못했고 샷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봐, 실수 몇 번 한다고 해도 괜찮아’라고 다독였던 게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날 마쓰야마는 쇼트게임에서 우승을 만들어냈다. 그린 적중률은 77.78%에 그쳤지만 퍼터는 단 23번만 잡을 정도로 완벽했다. 네 번의 위기 상황을 모두 파로 막아내 스크램블링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2년1개월 만에 추가한 우승 트로피, 아시안 골퍼 최강자 타이틀 등 최고의 하루를 보낸 마쓰야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대회 호스트인 타이거 우즈(49·미국)와 사진을 찍지 못한 것. 이 대회 우승자들은 호스트인 우즈와 기념사진을 찍어왔지만 올해는 우즈가 2라운드 도중 독감 때문에 기권하면서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했다. 우즈는 SNS를 통해 “오늘 내내 중계를 통해 마쓰야마의 우승 과정을 함께했다. 우승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루크 리스트(39)와 윌 잴러토리스(28·모두 미국)가 3타 차 공동 2위(14언더파 270타)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4명은 모두 10위 밖에 머물렀다.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인 안병훈(33)이 공동 16위(7언더파 277타)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김주형(22)은 공동 24위(5언더파 279타), 김시우(29)와 임성재(26)는 공동 44위(이븐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