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병원 응급실, 일반인에 개방…비대면 진료도 허용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수련병원 전공의에게 의료 현장을 지킬 것을 명령하는 ‘진료유지명령’을 내렸다. 대형병원은 중증·응급 수술 중심으로 진료 체계를 전환하고, 12개 국군병원 응급실도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비대면 진료는 한시적으로 초·재진 여부, 지역 구분 없이 전면 허용한다.

보건복지부는 1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집단행동 대비 비상진료대책’을 발표했다. 5대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들이 이날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발생할 의료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료계 집단행동 대응 관계 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집단행동이 본격화하면 의료 공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중증 응급 환자가 위협받는 상황을 초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정부는 먼저 전국 22개 전체 수련병원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이 명령에 반해 집단 휴진에 동참하거나 교사·방조하는 경우 1년 이내의 면허정지처분을 받을 수 있다.

전공의 근무 중단이 본격화하는 20일부터 전국 주요 병원이 중증·응급 의료를 중심으로 한 비상진료체제로 전환한다. 먼저 대형병원은 자체적으로 수립한 비상진료대책에 따라 응급·중증 수술, 중환자실과 투석실을 운영한다. 지방의료원 등 97개 공공병원의 평일 진료 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과 공휴일 진료도 한다. 여기에 12개 국군병원 응급실을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의료계의 불법 집단행동에 엄정 대응하라고 검찰에 지시했고, 경찰청장은 주동자에 대한 구속수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2명에게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관한 사전통지서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행정처분 대상이 됐다.

정부는 당사자 의견을 들은 뒤 면허정지 처분 여분을 결정할 방침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