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추진의 여파로 원격진료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 갈등이 커지면서 ‘빅5’ 병원 전공의 등이 집단행동을 불사하자 상승세가 거세졌다. 단기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대란' 우려…비대면 진료株 일제히 급등
케어랩스는 19일 상한가인 7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케어랩스는 진료 예약 및 비대면 진료 플랫폼 굿닥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인성정보(8.06%) 유비케어(5.97%) 주가도 올랐다.

전자의무기록(EMR) 업체 유비케어는 자회사를 통해 의료 플랫폼 똑닥을 제공 중이고, 인성정보도 재외국민 대상 비대면 진료 플랫폼인 오케이닥을 운영 중이다. 나노앤텍과 같은 체외진단기기 업체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개인이 인성정보를 25억원어치가량 사들이는 등 순매수세를 보였다.

원격진료 관련주는 최근 한 달간 36.15~86% 올랐다. 정부가 의사의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 공백 대응책으로 비대면 진료 확대를 내세운 영향이다.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대면 진료 강화 발언, 이달 6일 의대 증원 확정 등이 모두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사 집단행동 기간에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원격진료 현실화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우려도 나온다. 원격진료업체 내부에서도 사업 방향을 두고 고민이 크다. 지난해 9월 정부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면서 초진 범위를 제한했다.

코로나19 기간만큼의 사업 확대가 불가능해지자 케어랩스 주가는 9월부터 두 달간 30.36% 내렸고 유비케어도 13.8% 하락했다.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사업 전환(피버팅)까지 고려하던 업체들은 이미 맞춤형 건강진단·커머스 등으로 눈을 돌린 상황이다.

한 원격진료업체 임원은 “비대면 진료가 총선을 앞두고 의사를 압박하는 좋은 소재로 쓰이고 있는데, 문제는 선거 이후에도 정부의 확산 의지가 그대로냐는 것”이라며 “작년에 이미 투자를 줄인 비대면 진료 사업을 다시 확장해야 하는지를 두고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