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수도권 균형 발전을 위해 대규모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에 나선다. 1971년 관련 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방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제된 그린벨트 용지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우선 해제되는 지역으론 울산과 창원 등 동남권 지역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린벨트 풀어 기업 유치"…비수도권 개발제한 동시다발 해제
19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합동으로 전국 5397㎢ 규모의 그린벨트 중 일부를 해제하기 위해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지역 국가산업단지 지정 때마다 지방자치단체의 발목을 잡아온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지역에 기업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의도다.

구체적으로는 해제 자체가 불가능한 환경평가 1·2등급지를 공공개발 시에만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해제 절차도 대폭 완화해 지자체가 요청하는 경우 신속하게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을 검토 중이다.

지자체가 해제할 수 있는 그린벨트 면적 제한(100만㎡)도 없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지자체가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는 총량이 제한돼 산업단지가 기업 수요에 미치지 못하거나 계획 단계에서 무산되는 사례가 많았다.

그린벨트 제도는 1971년 도입 이후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일부 완화됐다. 이후 지방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규제가 계속됐다. 특히 지방에선 그린벨트 규제로 기업이 요구하는 도시 주변 대규모 산업용지 확보가 어려웠다.

이번 해제 대상에는 경남 지역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그린벨트는 부산권에 597㎢가 몰려 있어 비수도권 중 가장 크다. 인근 울산권(284㎢)까지 합하면 881㎢에 달한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단지 수요가 있는 동남권 지자체들이 일찍부터 그린벨트 해제를 요청해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3월에도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 방안을 발표하며 그린벨트 해제 구상을 밝혔다. 당시 정부는 그린벨트를 “지방 국가산단 지정의 걸림돌”이라고 언급하며 “산단 지정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