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술력, 中 가격에 밀리자…'127년 전통' 스미토모重, 조선사업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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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리포트
작년 수주 선박 6척 그쳐
올해부터 신규 상선 수주 중단
'맞춤형 선박' 외면해 점유율 뚝
日 조선업계 인력난도 결정타
작년 수주 선박 6척 그쳐
올해부터 신규 상선 수주 중단
'맞춤형 선박' 외면해 점유율 뚝
日 조선업계 인력난도 결정타
일본 조선업의 상징으로 통하던 127년 역사의 스미토모중공업이 조선 사업에서 철수했다. 한국의 기술력과 중국의 가격 경쟁력 사이에서 더 이상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미토모중공업은 지난 16일 올해부터 신규 상선을 수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적자가 쌓인 조선업 대신 해상풍력 등 신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게 스미토모의 계획이다.
스미토모가 지난해 수주한 선박은 11만5000DWT(재화중량톤수: 선박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최대 중량)급 유조선 여섯 척에 불과했다. 한국 조선사 관계자는 “스미토모가 그동안 선박 수리 사업으로 구멍 난 실적을 메웠지만 최근 조선업 경기가 활황인데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자 철수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1980년대 세계 조선 수주 시장의 과반을 점유하고 2000년대에도 30%를 차지한 ‘조선 강국’이었던 일본의 쇠퇴는 가속화하고 있다. 스미토모에 앞서 미쓰비시중공업도 일부 도크를 매각하며 사업을 축소했고 미쓰이E&S 역시 최근 조선소 운영을 중단했다.
1990년대부터 한국 조선사들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최근엔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공세가 심화하며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일본 조선사들이 자사 표준에 맞춘 선박을 바탕으로 영업하며 선사들로부터 ‘민심’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시기 한국 조선사들은 선사가 원하는 대로 ‘맞춤형 선박’을 제조하며 수주를 크게 늘렸다. 일본 조선사의 선박 수주량 점유율이 지난해 11%에서 올 1월 4%로 추락한 이유다.
지난달 중국 조선사(신다양조선)가 일본 선사로부터 사상 처음으로 수주를 따낸 것도 현지 조선업계의 불안감을 가중했다. 6만4000DWT급 소형 벌크선이지만 선박 수주 경험을 쌓으면 대형 선박도 노려볼 기회가 생긴다. 자국 선사의 발주 물량을 중심으로 생존해 온 일본 조선사들은 이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일본 조선사의 쇠락을 바라보는 국내 조선사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당장은 수주 기회가 더 생기겠지만 중국의 위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조선업계의 주도권이 유럽→일본→한국으로 넘어왔는데, 일본 조선사처럼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기술 격차를 확보하지 못하면 중국 조선사에 시장을 언제든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중국 조선사들은 값싼 선박 수주에서 벗어나 메탄올 추진선 등 고부가 친환경 선박 시장을 넘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조선사들이 경쟁력을 잃은 또 하나의 이유는 인력난이 심화하자 외국인 근로자에게만 기댄 것”이라며 “일본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한국 조선사들의 인력난 해결법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상훈/김형규 기자 uphoon@hankyung.com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미토모중공업은 지난 16일 올해부터 신규 상선을 수주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적자가 쌓인 조선업 대신 해상풍력 등 신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게 스미토모의 계획이다.
스미토모가 지난해 수주한 선박은 11만5000DWT(재화중량톤수: 선박에 실을 수 있는 화물 최대 중량)급 유조선 여섯 척에 불과했다. 한국 조선사 관계자는 “스미토모가 그동안 선박 수리 사업으로 구멍 난 실적을 메웠지만 최근 조선업 경기가 활황인데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자 철수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1980년대 세계 조선 수주 시장의 과반을 점유하고 2000년대에도 30%를 차지한 ‘조선 강국’이었던 일본의 쇠퇴는 가속화하고 있다. 스미토모에 앞서 미쓰비시중공업도 일부 도크를 매각하며 사업을 축소했고 미쓰이E&S 역시 최근 조선소 운영을 중단했다.
1990년대부터 한국 조선사들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최근엔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공세가 심화하며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일본 조선사들이 자사 표준에 맞춘 선박을 바탕으로 영업하며 선사들로부터 ‘민심’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시기 한국 조선사들은 선사가 원하는 대로 ‘맞춤형 선박’을 제조하며 수주를 크게 늘렸다. 일본 조선사의 선박 수주량 점유율이 지난해 11%에서 올 1월 4%로 추락한 이유다.
지난달 중국 조선사(신다양조선)가 일본 선사로부터 사상 처음으로 수주를 따낸 것도 현지 조선업계의 불안감을 가중했다. 6만4000DWT급 소형 벌크선이지만 선박 수주 경험을 쌓으면 대형 선박도 노려볼 기회가 생긴다. 자국 선사의 발주 물량을 중심으로 생존해 온 일본 조선사들은 이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일본 조선사의 쇠락을 바라보는 국내 조선사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당장은 수주 기회가 더 생기겠지만 중국의 위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계 조선업계의 주도권이 유럽→일본→한국으로 넘어왔는데, 일본 조선사처럼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기술 격차를 확보하지 못하면 중국 조선사에 시장을 언제든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중국 조선사들은 값싼 선박 수주에서 벗어나 메탄올 추진선 등 고부가 친환경 선박 시장을 넘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조선사들이 경쟁력을 잃은 또 하나의 이유는 인력난이 심화하자 외국인 근로자에게만 기댄 것”이라며 “일본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한국 조선사들의 인력난 해결법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상훈/김형규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