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알선 후 대출금 절반 빼앗기도…179건 2차 전국 동시조사
국세청, 검찰·경찰·금감원 공조 체계…영장청구 지원 등 협조 강화
취약계층 협박해 3,600% 이자 편취…범정부TF, 불법 사금융 조사
#1. 불법 사채업자 A씨는 고향 지인들과 5명 규모의 사채 조직을 만들고, 대부 중개 플랫폼에서 고객을 모집해 신용 취약계층 수천명을 상대로 최고 연 3,650%가량의 이자를 수취했다.

그는 사전에 확보한 채무자의 개인정보와 지인 연락처 등을 이용해 가족·지인들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불법 채권 추심을 벌였다.

국세청은 경찰로부터 조직 명단 등 수사자료를 제공받아 A씨의 사채업 수익 수십억원을 적발해 소득세를 추징하고, 조세 포탈 혐의로 고발했다.

#2. 대부 중개업자 B씨는 제3금융권 대출이 연체된 신용불량자에게 접근해 연체금을 대납한 뒤, 상향된 신용도를 활용해 1·2 금융권에서 기존보다 큰 규모의 대출을 받도록 알선했다.

B씨는 이후 신규 대출금의 50%를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불법 수수하고, 출장비 등 명목으로 추가 수수료도 받았다.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은 B씨의 계좌를 금융 추적해 은닉한 불법 수익 수십억원을 적발했다.

#3. 사채업자 C씨는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건설업체에 접근해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을 단기 대출해주고, 상환일을 넘기면 담보를 빼앗아 가는 방식으로 부를 축적했다.

그는 자녀 명의로 대부업 법인을 설립한 뒤 대부 수입을 숨기면서 회계 조작을 통해 법인 자금으로 고가의 아파트를 취득했다.

국세청은 C씨의 신고 누락 수입을 적발해 수십억원을 추징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취약계층 협박해 3,600% 이자 편취…범정부TF, 불법 사금융 조사
국세청과 검찰, 경찰, 금감원으로 구성된 범정부 불법사금융 TF는 이런 사례 처럼 법정 이자율 이상의 과도한 대출 수수료를 뜯어가거나, 협박·폭력을 동원해 추심하는 등 불법 사금융 행위 총 179건에 대해 2차 전국 동시 조사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불법 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국세청은 간담회 직후 자체 TF 구성해 1차 조사를 벌여 431억원을 추징·징수했다.

취업준비생 등 신용 취약계층에 협박을 통해 5,000%가 넘는 이자수익을 편취한 악덕 사채업자와 채무자의 담보 물건을 자녀 명의로 대물 변제받아 편법 증여한 대부사업자 등이 적발됐다.

이번 2차 세무조사 대상에서는 1차 조사에서 파악된 전주(錢主)와 휴대폰깡 등 신종 수법을 활용한 불법사채업자가 포함됐다.

자금 수요가 절박한 서민·영세사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 등 정상 대부업체는 선정 제외됐다.

선정된 조사 유형은 세무조사 119건, 자금출처조사 34건, 체납자 재산추적 조사 26건 등이다.

국세청은 범정부 TF에 참여한 관계부처들이 긴밀한 공조 체제를 수립해 불법 사금융 조사에 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2차 세무조사 119건 중 60% 이상이 유관기관 정보를 기반으로 분석·선정됐으며 압수수색 영장 청구 법률지원, 조사 착수 경찰관 동행, 조세 포탈범 기소 등에도 적극 협업 중이라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관계부처와 상호 협력을 공고히 해 사금융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불법 사금융이 근절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