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포스코를 흔드는 '바람'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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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휘 산업부 기자
![[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포스코를 흔드는 '바람'의 정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2/07.32531306.1.jpg)
우유니 염호는 세계 최대 리튬 광산이다. 1만260㎡에 달하는 면적에 헤아릴 수 없는 양의 리튬이 묻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세계의 자원 부국으로 만든 석유에 비견할 만하다. 한때 바다였던 호수의 물이 약 4만 년 시간 동안 증발한 결과물이다.
포스코는 'K배터리'의 동량
한국 기업 중 우유니 염원에 리튬 가공 공장을 짓겠다고 ‘불나방’처럼 덤빈 곳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유럽 굴지의 자원 개발 회사를 비롯해 일본 스미토모그룹이 볼리비아 정부와 끝 모를 협상을 벌일 때 포스코도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다른 서방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포스코 역시 변덕스러운 볼리비아 정부와의 협상에서 결실을 보지는 못했다.![[박동휘의 재계 인사이드] 포스코를 흔드는 '바람'의 정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2/AA.35895649.1.jpg)
허울뿐인 '글로벌 스탠더드'
배터리 소재 산업에서 수직계열화를 달성하려면 엄청난 투자금과 노하우가 필수다. 거의 맨땅에서 한국 철강산업을 일으켰으며, 자원 개발의 최전선에 있는 포스코그룹이 아니고선 감당하기 쉽지 않은 도전이다.포스코는 철광석 원광을 대규모로 들여와 고순도 철강재를 만드는 일을 약 50년간 해왔다.
포스코가 ‘정도 경영’의 길을 걸었더라면 아무리 외풍이 거센들 바람 샐 틈이 없었을 것이다. 포스코 같은 소유분산 기업은 대주주가 확실한 다른 상장사보다 훨씬 더 엄정하게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견제와 균형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주인 없는 회사의 대리인 문제가 언제든 또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
철강 신화를 이룬 포스코가 한국 배터리산업의 동량으로 커갈 수 있느냐는 오로지 포스코 임직원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아무리 번드르르한 글로벌 표준의 지배구조를 표방한들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바람 앞에 흔들리는 갈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