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15분의 첫머리 발언 중 9분가량을 의대 정원 확대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그 과정에서 ‘2000명 증원이 과도하다’ ‘의학 교육 질이 저하될 것이다’ 등 의료계가 꺼낸 반대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2000명 증원이 과도하다’는 의료계 주장을 ‘허황된 음모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지금까지 의대 증원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지난 30여 년 동안 실패와 좌절을 거듭해왔다”며 “30년 가까이 해묵은 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기에는 이 숫자(2000명)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의대 증원으로 의사의 질이 낮아질 것이란 주장에 대해선 “서울대 의대 정원은 현재 한 학년 135명이지만 40년 전인 1983년엔 무려 260명이었다”며 “정원이 더 많았던 그때 교육받은 의사들 역량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은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라며 지역 필수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의대 증원은 국가 미래전략산업인 첨단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을 위한 의과학자와 의료 사업가 양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 필수의료에 대한 보상을 늘리고 의료인 사법 리스크를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암 수술, 중증 진료에 뛰어난 역량을 가진 지역 병원들의 성과를 널리 알려 ‘묻지마 서울 쏠림 현상’을 시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