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반도체 인력 시장에서 ‘태풍의 눈’은 LG전자다. 설계 엔지니어 상시 채용은 기본이고 고급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높은 연봉과 인센티브도 마다하지 않는다. 20여 년 전 반도체 사업을 포기한 LG전자가 반도체 인재에 꽂힌 것은 인공지능(AI) 때문이다. LG전자 제품 특성을 가장 잘 아는 ‘LG맨’이 AI 칩을 설계해야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반도체 기업’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있다. 국내외 대기업이 죄다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 세계 시가총액 톱10 기업 중 벅셔해서웨이와 일라이릴리를 뺀 8곳이 반도체 사업을 벌일 정도다. 이유는 간단하다. 엔비디아의 범용 AI 칩이 아니라 각사의 생성형 AI 서비스에 최적화한 칩을 적용해야 제품 및 서비스 성능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신흥 강자들의 도전에 전통의 반도체 기업들은 신시장 개척으로 맞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율주행용 칩에 이어 최근 헬스케어 관련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