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광진구 CCTV 관제센터에서 열린 '시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공약발표장에서 관내 1인 가구 대표로 참석한 박지영 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광진구 CCTV 관제센터에서 열린 '시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공약발표장에서 관내 1인 가구 대표로 참석한 박지영 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집을 구해서 살고 있는데 집 앞에 이사 왔다고 떡을 돌리는 사람이 조두순이면 감당할 수 있겠냐"며 제시카법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20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 CCTV 관제센터에서 ‘시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국민택배 공약을 발표하며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겨서 반드시 제시카법을 통과시켜 그렇게 못 하게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제가 제시카법을 만든 이유는 여성들과 학생들이 많이 사는 원룸촌에 조두순 같은 사람이 입주하면 내쫓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저는 그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형 제시카법은 고위험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제한하고 약물치료를 의무화하는 법으로,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다소 가혹하다고 말이 나올 정도로 피해자 편이 되겠다"며 "수십 명 여성을 연쇄적으로 성폭행한 사람이 20년 있다가 40대에 나온다. 우리 시스템에선 가능한데 되게 이상하다. 그런 놈은 전혀 햇빛을 보면 안 되는 게 정상이다. 안전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고위험성범죄자에 대한 약물 치료를 의무화하는 배경에 대해 한 위원장은 "사실 생체 실험을 해보지 않았으니 사형이 범죄를 막는지 통계를 분석할 수 없다"면서도 "범죄의 큰 부분 중 하나는 사회 응보, 즉 본인의 죗값을 치르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예방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시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공약과 관련해서는 “제가 전직 법무부 장관이고, 그래서 시민 안전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1번이 안전한 사회라 생각한다”며 ‘안심주소 발급 시스템’ ‘1인 가구 주거침입 동작 감지 센서 부착 지원’ ‘안심 무인 택배함 설치’ ‘노후화된 CCTV의 조속한 교체’ 등을 약속했다.

이어 ‘안심주소 발급 시스템’과 관련해선 “스토킹이나 가정폭력, 교제폭력 피해자는 범죄자가 처벌받거나 (문제가) 해결돼도 불안감을 느낀다. 그런데 현행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시스템상 주소나 이런 부분이 노출되기 마련”이라며 “(안심주소는) 스토킹이나 가정폭력, 성폭력, 교제폭력 피해자 주민등록상 실거주지 가상주소로 대체할 수 있게 한단 것이다. 본인 허락 없이 본인 주소가 드러나지 않게 원천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학생 거주 지역이나 직장인 거주 지역에 다가구 연립이나 주택이 많다. 가스 배관 이런 건 주거 침입 확률이 높고 담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며 ‘주거침입 동작 감지 센서’ 설치 지원을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 (사진=연합뉴스)
한 위원장의 발표에 서울 광진구가 지역구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인사들의 비뚤어진 여성관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먼저 있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진구를 찾아 '여성 안전'을 언급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묻고 싶다"며 "한 위원장이 진심으로 여성 안전을 강화하고 싶다면 윤석열 정부의 '반여성 정책'에 대한 사과가 먼저여야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박은식 국민의힘 비대위원에 대한 광주 동구남구을 단수공천 결정에 대해서는 "박은식 비대위원이 과거 SNS에서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며 "그 정도의 혐오 발언은 해도 괜찮다는 뜻인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박 비대위원은 과거 SNS에서 "페미니즘? 전쟁 지면 집단 ㄱㄱ(강간)이 매일같이 벌어지는데 페미니즘이 뭔 의미가 있는데?"는 주장을 펼쳐 논란을 빚었다. 지난해 10월 25일에는 "남성성에 대한 존중, 결혼과 출산의 주된 결정권자는 남자"라고 주장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