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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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인 소비자를 노린 안주용 과자가 뜨거운 인기다. 통상 스낵은 어린이가 주요 타깃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술을 즐기는 ‘혼술족’이 늘어난 데다 치즈와 햄 등 안주 먹거리 가격 인상에 안주용 스낵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지난해 출시한 '먹태깡'은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1500만봉을 넘었다. 먹태깡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포테토칩에 먹태깡 맛을 접목한 '포테토칩 먹태청양마요맛' 역시 연타석 홈런을 쳤다. 출시 5주 만에 420만봉 팔려 먹태깡 초기 판매 속도를 넘어섰다.
사진=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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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안주 스낵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도 지난달까지 1000만봉 넘게 팔려 흥행에 성공했다. 롯데웰푸드 역시 농심과 같이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의 흥행을 이어받을 후속 타자로 '키스틱 노가리스틱 청양마요맛'과 '오잉 노가리땅콩 청양마요맛'을 선보이기로 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이 주요 유통채널에서 인기리에 판매돼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면서 "어른용 간식 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롯데웰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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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어른용 과자의 인기는 먹태깡이 본격적으로 불을 붙였다. 지난해 먹태깡이 고물가 시대 홈술족이 즐기기 좋은 안주 스낵이란 평가를 받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탔다. 출시 초기 주요 판매처에서 먹태깡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중고 플랫폼에 제품이 올라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식품업체가 일제히 안주류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점을 어른 과자의 인기 배경으로 꼽고 있다. 일례로 코로나19를 거치며 장보기 채널로 자리 잡은 편의점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치즈 등 유제품과 축산 가공제품, 통조림 등의 안주 가격 인상이 단행됐다. 일부 기업들은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중량을 줄여 슈링크플레이션(용량을 줄이고 가격은 유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이마트가 농심 '먹태깡'을 한정 판매한 당시 풍경. 사진=뉴스1
지난해 7월 이마트가 농심 '먹태깡'을 한정 판매한 당시 풍경. 사진=뉴스1
식품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대상이 편의점 안주류 가격을 5~12% 올렸고, 매일유업도 치즈 가격을 최대 18.8% 인상했다. 같은해 8월 CJ제일제당은 맥스봉 등 가공식품 가격을 최대 11% 상향 조정했고, 샘표식품은 육포 가격을 12% 올렸다.

불황형 소비가 확산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기존 원물 안주를 대체할 수 있는 먹거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과자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다양한 원물과 요리 안주를 찾던 소비자들이 주머니 사정에 맞춰 보다 저렴한 안주용 과자를 찾고 있는 것"이라며 "먹거리뿐 아니라 소비재 전반에 가성비를 따지는 분위기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의 가성비 추구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며 "일례가 과자 시장에서 가격 인상을 최소화 한 오리온의 판매량이 고성장한 점"이라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