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兆 AI칩 전쟁…삼성, TSMC에 밀리고 인텔에 쫓기는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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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생성 AI 혁명' 1년
(3) 격화하는 파운드리 삼국지
'미국기업' 앞세운 점유율 1% 인텔
2027년 '꿈의 기술' 1.4나노 양산 계획
CPU 제조로 다져진 최첨단 공정 수준급
美 팹리스, 인텔에 일감 몰아줄 가능성
(3) 격화하는 파운드리 삼국지
'미국기업' 앞세운 점유율 1% 인텔
2027년 '꿈의 기술' 1.4나노 양산 계획
CPU 제조로 다져진 최첨단 공정 수준급
美 팹리스, 인텔에 일감 몰아줄 가능성
삼성전자 등 미국에 있는 일부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인텔로부터 의외의 통보를 받았다.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2024’ 행사에 고위급 임원이 참석하려고 했는데, 인텔이 “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삼성과 인텔은 오랜 기간 메모리 반도체 납품으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터.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최첨단 인공지능(AI) 칩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 뛰어들면서 삼성전자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가 됐기 때문”이라며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둘러싼 TSMC, 삼성, 인텔 간 전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이날 1.8㎚ 공정 고객사를 4곳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이 중에는 대규모 선주문을 넣은 회사도 있다고 했다. 또 2027년에는 ‘꿈의 기술’로 불리는 1.4㎚ 공정(인텔 14A)에서 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텔의 본격 진출로 5㎚ 이하 최첨단 파운드리 시장은 TSMC와 삼성전자의 ‘1강 1중’에서 ‘1강 2중’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은 TSMC가 파운드리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텔과 삼성전자의 저력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3강’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31년 1위’인 삼성은 반도체 제조에선 세계 최고 실력을 갖췄고, ‘중앙처리장치(CPU) 최강자’ 인텔은 전체 반도체 분야를 통틀어 1위 기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반도체를 설계만 할 뿐 생산은 공장설비를 갖춘 곳에 맡겨야 한다. 그러니 파운드리 산업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1044억달러(약 139조원)이던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26년 1538억달러(약 205조원)로 불어날 전망이다.
5㎚ 이하 최첨단 공정 시장이 계속 커지는 것도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 배경으로 거론된다. 현재 5㎚ 이하 공정을 할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최첨단 공정을 하려면 한 대 4000억원에 이르는 ASML의 노광장비(빛으로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장비)가 필요한데, 이렇게 목돈을 쏟아부을 업체는 많지 않다. 인텔은 자금 동원력이 충분한 데다 CPU 제조를 통해 수준급의 최첨단 공정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텔이 미국 기업이란 점도 부담이다. 미국 정부의 지원은 물론 미국에 본사를 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텔이 공개한 4개 대형 고객사 대부분은 퀄컴 등 미국 기업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업체 고위 관계자는 “결국 삼성이 기댈 것은 기술뿐”이라며 “파운드리 실력을 끌어올려 경쟁사보다 싼 가격에 높은 품질의 제품을 안겨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너제이=황정수 기자/최진석 특파원 hjs@hankyung.com
◆강자 다 모인 파운드리
인텔은 이날 새너제이에서 연 ‘IFS 2024’를 통해 파운드리 시장을 휘어잡고 있는 TSMC는 물론 파운드리를 ‘제2의 메모리 반도체’로 키우려는 삼성전자에 선전포고했다. 인텔은 올해 안에 ‘인텔 20A’로 불리는 2나노미터(㎚·1㎚=10억분의 1m)와 1.8㎚(인텔 18A)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하고 고객사를 본격 유치할 계획이다.인텔은 이날 1.8㎚ 공정 고객사를 4곳 확보했다고 공개했다. 이 중에는 대규모 선주문을 넣은 회사도 있다고 했다. 또 2027년에는 ‘꿈의 기술’로 불리는 1.4㎚ 공정(인텔 14A)에서 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텔의 본격 진출로 5㎚ 이하 최첨단 파운드리 시장은 TSMC와 삼성전자의 ‘1강 1중’에서 ‘1강 2중’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은 TSMC가 파운드리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인텔과 삼성전자의 저력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3강’ 체제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31년 1위’인 삼성은 반도체 제조에선 세계 최고 실력을 갖췄고, ‘중앙처리장치(CPU) 최강자’ 인텔은 전체 반도체 분야를 통틀어 1위 기업이기 때문이다.
◆200조원 파운드리 시장 쟁탈전
메모리와 CPU의 강자들이 TSMC가 꽉 잡고 있는 파운드리에 잇따라 뛰어든 건 AI 때문이다. 각 기업이 공들여 개발한 AI 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면 그 기능을 최적화할 수 있는 AI 반도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AI 반도체 자체 개발에 나선 이유다. 마찬가지 이유로 테슬라, 폭스바겐, LG전자 등 자동차·가전 기업들도 자체 칩 개발에 나섰다. AI 반도체 시장은 2030년 1400억달러(약 187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하지만 이들 기업은 반도체를 설계만 할 뿐 생산은 공장설비를 갖춘 곳에 맡겨야 한다. 그러니 파운드리 산업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3년 1044억달러(약 139조원)이던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26년 1538억달러(약 205조원)로 불어날 전망이다.
5㎚ 이하 최첨단 공정 시장이 계속 커지는 것도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 배경으로 거론된다. 현재 5㎚ 이하 공정을 할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최첨단 공정을 하려면 한 대 4000억원에 이르는 ASML의 노광장비(빛으로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장비)가 필요한데, 이렇게 목돈을 쏟아부을 업체는 많지 않다. 인텔은 자금 동원력이 충분한 데다 CPU 제조를 통해 수준급의 최첨단 공정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텔 선전하면 삼성전자 직격탄
인텔의 도전에 TSMC와 삼성전자는 긴장한 모습이다. 일각에선 TSMC보다 삼성전자가 받는 타격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그동안 엔비디아, 퀄컴, AMD 등 많은 대형 파운드리 고객사가 1순위로 TSMC, 2순위로 삼성전자에 일감을 줬는데, 2순위 자리를 놓고 삼성과 인텔이 싸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인텔이 미국 기업이란 점도 부담이다. 미국 정부의 지원은 물론 미국에 본사를 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텔이 공개한 4개 대형 고객사 대부분은 퀄컴 등 미국 기업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업체 고위 관계자는 “결국 삼성이 기댈 것은 기술뿐”이라며 “파운드리 실력을 끌어올려 경쟁사보다 싼 가격에 높은 품질의 제품을 안겨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너제이=황정수 기자/최진석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