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다 전남 의사가 더 벌어…의사 부족이 인건비 상승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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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 '의대 증원 반대' 의료계 주장 사실일까
(1) 의사 늘면 의료비용 증가?
구인난이 오히려 수가인상 부추겨
(2) 지역·필수 의료 안간다?
비수도권 의대생 82% 지역 근무
(3) 업무개시명령이 기본권 침해?
어떤 나라도 중증·응급 파업 없어
(1) 의사 늘면 의료비용 증가?
구인난이 오히려 수가인상 부추겨
(2) 지역·필수 의료 안간다?
비수도권 의대생 82% 지역 근무
(3) 업무개시명령이 기본권 침해?
어떤 나라도 중증·응급 파업 없어
‘의사가 늘면 건강보험 재정 부담도 늘어날 것이다. 의대 정원을 늘리면 교육 수준이 떨어질 것이다. 늘어난 의사들이 지역·필수의료로는 가지 않을 것이다.’
의료계에서 내세우는 의대 증원 반대 근거다. 의사를 늘려도 고사 직전인 지역·필수의료를 살리는 데엔 실패할 것이란 가정에서 시작한다. 반면 정부는 의료개혁을 위해 의사 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극심한 인력난으로 상승하는 인건비 부담에 허덕이는 지역 중소병원 원장들도 의사를 늘려달라고 계속 요구해왔다.
서울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3.1명이다. 전남은 1.6명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인구 1000명당 의사가 2.5명인 광주와 대전도 의사 월평균 임금이 각각 1265만원, 1311만원이다. 반면 인구 1000명당 의사가 1.5명인 울산, 1.4명인 경북은 의사 월평균 임금이 1656만원, 1627만원으로 높아졌다. 의사가 부족해 구인난이 심해져 의사 인건비가 올라가면 건강보험 수가(진료비)도 높아진다. 수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2%에 이르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선 의사가 늘면 의료비가 급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의료 서비스를 과잉 공급하고, 이 때문에 전체적인 진료비 부담 수준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보다 먼저 의대 증원에 나선 독일 일본 등에선 이런 영향이 없었다. 최근 10년(2012~2022년)간 매년 7.9%씩 가파르게 증가한 국내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에 가장 두드러진 영향을 준 요인도 고령화였다. 더욱이 의사가 늘어 ‘응급실 뺑뺑이’ 등이 해소되면 ‘골든타임’ 안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 진료비 절약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뇌졸중·심근경색만 골든타임 안에 치료해도 연간 절감할 수 있는 진료비가 7636억원에 이른다.
반면 비수도권 의대를 나와 비수도권에서 수련받은 의사는 82%가 비수도권 지역에서 근무했다. 의대와 수련 병원에 따라 지역 이동 비율이 높지 않다는 의미다. 이는 대한의사협회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2022년 이들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광역시에서 전공의 생활을 한 뒤 전문의 면허를 딴 의사는 지방에 근무할 가능성이 12.41배 높았다. 정부가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필수의료 4대 패키지에 포함한 이유다.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의학 교육 수준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40개 의과대학 중 정원이 50명 미만인 소규모 대학은 17곳에 이른다. 의대 한 곳당 평균 정원은 한국이 77명으로 미국 146명, 영국 221명, 일본 116명, 독일 243명과 비교해도 적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적정 의대 정원을 80~120명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의사협회가 ‘기본권 침해’란 입장을 밝힌 데에도 반박했다. 박 차관은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의 기본권이라는 주장이 국민 기본권인 생명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의료계에서 내세우는 의대 증원 반대 근거다. 의사를 늘려도 고사 직전인 지역·필수의료를 살리는 데엔 실패할 것이란 가정에서 시작한다. 반면 정부는 의료개혁을 위해 의사 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극심한 인력난으로 상승하는 인건비 부담에 허덕이는 지역 중소병원 원장들도 의사를 늘려달라고 계속 요구해왔다.
○의사 늘어도 진료비 부담 증가 없어
2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서울지역 의사의 월평균 임금은 1112만원(2020년 기준)이다. 전남지역 의사는 이보다 1.5배 많은 1683만원이다. 구인난이 심할수록 의사 인건비는 비싸졌다.서울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3.1명이다. 전남은 1.6명으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인구 1000명당 의사가 2.5명인 광주와 대전도 의사 월평균 임금이 각각 1265만원, 1311만원이다. 반면 인구 1000명당 의사가 1.5명인 울산, 1.4명인 경북은 의사 월평균 임금이 1656만원, 1627만원으로 높아졌다. 의사가 부족해 구인난이 심해져 의사 인건비가 올라가면 건강보험 수가(진료비)도 높아진다. 수가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2%에 이르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선 의사가 늘면 의료비가 급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의료 서비스를 과잉 공급하고, 이 때문에 전체적인 진료비 부담 수준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보다 먼저 의대 증원에 나선 독일 일본 등에선 이런 영향이 없었다. 최근 10년(2012~2022년)간 매년 7.9%씩 가파르게 증가한 국내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에 가장 두드러진 영향을 준 요인도 고령화였다. 더욱이 의사가 늘어 ‘응급실 뺑뺑이’ 등이 해소되면 ‘골든타임’ 안에 환자를 치료할 수 있어 진료비 절약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뇌졸중·심근경색만 골든타임 안에 치료해도 연간 절감할 수 있는 진료비가 7636억원에 이른다.
○지역에서 배운 의사, 잔류 비율 높아
확대된 정원이 지역에 남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가 2017년도 전문의 자격을 받은 의사의 2020년 근무지역을 분석했더니 수도권 의대를 나와 수도권 의료기관에서 전공의를 거친 의사가 비수도권에서 근무하는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86%가 수도권에서 근무했다.반면 비수도권 의대를 나와 비수도권에서 수련받은 의사는 82%가 비수도권 지역에서 근무했다. 의대와 수련 병원에 따라 지역 이동 비율이 높지 않다는 의미다. 이는 대한의사협회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2022년 이들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광역시에서 전공의 생활을 한 뒤 전문의 면허를 딴 의사는 지방에 근무할 가능성이 12.41배 높았다. 정부가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필수의료 4대 패키지에 포함한 이유다.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의학 교육 수준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40개 의과대학 중 정원이 50명 미만인 소규모 대학은 17곳에 이른다. 의대 한 곳당 평균 정원은 한국이 77명으로 미국 146명, 영국 221명, 일본 116명, 독일 243명과 비교해도 적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적정 의대 정원을 80~120명으로 판단하고 있다.
○“어떤 나라도 중증·응급 파업 없어”
의사들과 정부 모두 생명을 살리는 필수의료에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당장 위험에 빠진 게 필수의료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세계 어느 나라도 의료인이 중증·응급 분야 환자를 방치하면서 집단행동을 하는 사례는 없다”고 했다.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의사협회가 ‘기본권 침해’란 입장을 밝힌 데에도 반박했다. 박 차관은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의 기본권이라는 주장이 국민 기본권인 생명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