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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2년 키이우에서] '두다리 잃었지만 삶은 계속'…일상 되찾기 위한 제2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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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이군인·민간인 재활센터 방문…환자·의료진 한마음 뭉쳐 구슬땀
    "육체보다 정신적 어려움 더 커" 심리치료 병행, 인력·장비 부족
    의족 두 다리로 댄스 공연 준비 모로즈, 마라톤·다이빙도 도전…"포기하면 안돼"
    [전쟁2년 키이우에서] '두다리 잃었지만 삶은 계속'…일상 되찾기 위한 제2의 전투
    50평 남짓한 1층 공간에 요절복통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군복 차림의 한 남성이 천장에 매달린 줄에 의지한 채 몸을 등 뒤로 기울여 서서 팔을 잡아당기는 동작을 반복했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비오듯 땀을 쏟아내던 그는 잠시 움직임을 멈출 때마다 툭툭 농담을 내뱉었고,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의료진은 "한개만 더 하자"며 독려를 이어갔다.

    [전쟁2년 키이우에서] '두다리 잃었지만 삶은 계속'…일상 되찾기 위한 제2의 전투
    눈보라가 몰아친 20일(현지시간) 오후 키이우 시내에 있는 키이우재활원(Kyiv Rehabilitation Institute)을 찾았다.

    환자의 신원 정보가 노출돼서는 안 되며 사진 촬영도 당사자가 허용해야만 가능하다는 직원의 설명을 듣고 내부로 안내받았다.

    하지만 막상 마주친 대부분의 환자들은 멀리서 찾아온 기자를 발견하고는 자신을 찍어달라며 흔쾌히 포즈를 취해왔다.

    [전쟁2년 키이우에서] '두다리 잃었지만 삶은 계속'…일상 되찾기 위한 제2의 전투
    침상에 누워 왼쪽 다리를 움직이던 군인도 그중 하나였다.

    포탄 파편들이 튀었던 정강이에는 크고 작은 상처 자국이 가득했고, 아킬레스건 주변은 한 눈에도 상당히 부어오른 상태였다.

    발바닥 걸친 기다란 밴드 한 손으로 부여잡고 뒤꿈치를 사용하는 훈련을 하던 그는 "괜찮으니 한 번 만져보라"고 권했다.

    온열기로 달아오른 근육 주변이 매우 단단했다.

    건너편에는 양다리에 큰 수술 자국이 있는 다른 군인이 트레드밀 위에서 평행봉에 의지해 천천히 한발짝씩 앞으로 내딛는 중이었다.

    정면의 모니터에는 12분 동안 600걸음 넘게 걸었다는 운동 수치가 실시간으로 반영돼 나타났다.

    보통 성인 걸음 속도인 4.0㎞에 비교하면 절반이 조금 안 되는 1.5㎞ 정도였다.

    [전쟁2년 키이우에서] '두다리 잃었지만 삶은 계속'…일상 되찾기 위한 제2의 전투
    의사와 직원 등 총 28명이 일하는 이곳은 처음 문을 연지는 10년도 더 됐지만, 2022년 2월 발발한 전쟁 이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크게 북적이게 됐다.

    '유나이티드 우크라이나 어필'(UUA) 등 여러 비영리단체 및 의료기관들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전쟁 이후로는 부상을 입은 외상 환자 총 700여명이 거쳐갔다.

    최근 들어서는 민간인 비율도 늘어 현재 등록된 환자 75명 중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소셜미디어에 소개돼 큰 인기를 얻은 어린이 환자 마리나(6)도 그 중 한 명이다.

    얼마 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응원을 위해 아이를 찾아오기도 했다.

    마리나는 현재는 다른 기관으로 옮겨 재활을 계속하고 있다.

    [전쟁2년 키이우에서] '두다리 잃었지만 삶은 계속'…일상 되찾기 위한 제2의 전투
    하지만 중증 환자의 대부분은 전선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온 군인들이다.

    안드리 리오니도비치 원장은 다리 하나와 두 팔을 모두 절단한 군인을 치료할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돌이켰다.

    한 병사는 머리에 크게 부상을 입어 뇌 수술을 받은 뒤 한쪽 눈에 의안을 만들어 착용한 채로 재활 훈련을 받기도 했다.

    리오니도비치 원장은 "척추 부상을 입은 뒤 6개월에 걸친 재활 끝에 겨우 걸을 수 있게 된 경우도 있다"며 "70% 정도는 경과를 예측할 수 있는 정도의 부상이고, 30% 정도는 재활이 힘들게 진행되는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전쟁2년 키이우에서] '두다리 잃었지만 삶은 계속'…일상 되찾기 위한 제2의 전투
    그는 갈수록 늘어가는 환자를 감당하기 위해 인력과 장비 확충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신체적 외상이 아닌 정신적 상처도 보듬어야 한다.

    정신과 의사 유리 카쉬푸르에 따르면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상이군인들을 설득해 치료를 받도록 유도하기까지 단계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그는 "전투로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받아오던 군인이 부상을 입고 후송된다는 것은 이전의 삶과 단절되는 힘든 경험"이라며 "내면이 안정되기까지는 몇개월이 아닌 몇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재활을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한 부상 군인들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다.

    재활원에서 20분 정도 떨어진 키이우의 한 댄스 스튜디오에서 만난 아르템 모로즈(45)는 우크라이나 군인 중에서 이런 과정을 가장 앞서 거친 편에 속한다.

    2022년 9월 육군 206대대 소속으로 러시아 점령지 크림반도 코앞 헤르손 전선에서 반격 작전에 투입됐다가 지뢰를 밟고 두 다리를 모두 잃었다.

    사흘 뒤로 다가온 춤 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는 기자를 보고도 파트너와 한동안 춤사위를 이어가다 어느새 성큼 다가와 "궁금한 건 다 물어보라"고 시원하게 말을 꺼냈다.

    모로즈는 "빙글빙글 도는 춤 동작을 가장 좋아한다"며 "영혼이 자유로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쟁2년 키이우에서] '두다리 잃었지만 삶은 계속'…일상 되찾기 위한 제2의 전투
    오데사의 병원으로 후송된 그는 의족을 달고도 열정적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다.

    작년 4월 보스턴마라톤에서 뛰었고, 다이빙 자격증도 땄다.

    지금은 241여단으로 자리를 옮겨 동병상련의 군인들을 위로하고 지원하는 일을 한다.

    모로즈는 "물론 전쟁에서 승리해야겠지만, 각자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며 "부상병들이 같은 처지에 있는 나를 보고 더 힘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댄스 코치는 옆에서 "내가 가르치는 사람들 중 최고"라면서도 "아직 고칠 부분이 많다"고 웃었다.

    무엇이든 물어보라던 그는 다음 일정이 있다며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 운전석에 훌쩍 올라타더니 직접 차를 몰고 어디론가 향했다.

    [전쟁2년 키이우에서] '두다리 잃었지만 삶은 계속'…일상 되찾기 위한 제2의 전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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