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가는 아트바젤 홍콩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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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트바젤 홍콩 총괄 디렉터 안젤 시앙 리
"과거엔 단색화 등 '개척자'들이 많았고, 오늘날엔 흥미로운 '젊은 작가'가 넘쳐요. 한국이 미술시장에서 차지하는 높은 위상에는 이러한 넓은 작가 스펙트럼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트바젤 홍콩의 총괄 디렉터 안젤 시앙 리는 지난 20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1년부터 아트바젤 홍콩에 합류해 행사의 시작과 성장,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모두 겪은 이른바 ‘아트바젤 통’으로 불린다. 2022년 11월부터는 총괄 디렉터로 선임돼 행사를 이끌고 있다. 아트바젤 홍콩은 3월 26일 VIP 오픈을 시작으로 30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안젤이 아트바젤 홍콩 개막 준비를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2024년 아트바젤은 홍콩의 방역 조치 해제 이후 팬데믹 전과 같은 규모로 열리는 첫 번째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 또한 “올해 아트바젤 홍콩이 승부처”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방역 해제 직후였기 때문에 관객들과 갤러리가 많이 참가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라며 “올해 홍콩에서는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팬데믹 이전보다 규모를 더욱 키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페어엔 40개 국가에서 242개의 갤러리가 참가한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7% 증가한 숫자다.
안젤 시앙 리는 아트바젤 홍콩이 미술품 거래뿐만 아니라 볼거리를 늘리는데 총력을 다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 와중에 “한국 갤러리와 작가들의 공이 매우 컸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서만 20곳의 갤러리가 참석하는데, 그 수는 전체 갤러리의 10%다”라며 “한국 갤러리와 작가들은 이제 아트바젤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 올해 60개 갤러리가 참가해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의 자랑 ‘인카운터 섹터’의 오프닝도 한국 작가가 맡았다. 인카운터 섹터는 대규모 조각과 설치작품만을 모아 선보이는 섹션이다. 지난해 작가 이불의 대형 비행선 작품 '취약할 의향’을 띄우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가장 주목을 받는 ‘인카운터 섹터’를 한국의 거장 양혜규의 작품으로 연다”며 “운송비가 몇 배로 드는 대형 설치미술작의 특성상 단 일주일만을 위해 홍콩으로 작품을 들여온 양해규와 국제갤러리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양해규는 이번 페어만을 위해 대형 설치작을 새로 만들었다. 리는 한국 작가들이 이미 세계 시장의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넓은 아티스트 풀이 부럽다”며 입을 뗀 그는 홍콩과의 다른 점으로는 ‘정통성’을 꼽았다. 그는 “홍콩은 모든 예술이 만나 섞이는 ‘멜팅팟’ 같지만, 한국은 정체성이 뚜렷하다”며 “아시아 미술 시장에서의 두 국가가 가진 역할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서로 경쟁하고 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가장 주목하는 한국 작가는 ‘박서보’. 리는 “특히 지난해 작고한 박서보 작품을 보러 오겠다는 세계 관객들이 넘친다”며 “조현화랑이 가지고 올 박서보 작품을 기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안젤 시앙 리는 ‘미술시장 하락세’라는 시선은 이해하지만,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는 ‘역대 최고의 판매고’를 기록한 갤러리들이 많았다”며 “여전히 '큰손 컬렉터'들의 미술을 향한 뜨거운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리는 “게다가 올해 아트바젤 홍콩은 ‘완전한 리오프닝’ 이후 첫 행사인만큼 아시아 밖에서도 참가하겠다는 수요가 많다”고 덧붙였다.
리는 아트바젤, 프리즈와 같은 글로벌 아트페어의 존재는 한 국가의 예술시장 발전과 세계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존재라고도 말했다. 리는 "지난해 열린 아트바젤 홍콩에 한국 컬렉터들이 많이 찾아와 놀라웠다"며 "프리즈 서울이 상륙한 이후로 한국 미술시장과 작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확 커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아트바젤 홍콩의 총괄 디렉터 안젤 시앙 리는 지난 20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2011년부터 아트바젤 홍콩에 합류해 행사의 시작과 성장,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모두 겪은 이른바 ‘아트바젤 통’으로 불린다. 2022년 11월부터는 총괄 디렉터로 선임돼 행사를 이끌고 있다. 아트바젤 홍콩은 3월 26일 VIP 오픈을 시작으로 30일까지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안젤이 아트바젤 홍콩 개막 준비를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2024년 아트바젤은 홍콩의 방역 조치 해제 이후 팬데믹 전과 같은 규모로 열리는 첫 번째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 또한 “올해 아트바젤 홍콩이 승부처”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방역 해제 직후였기 때문에 관객들과 갤러리가 많이 참가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라며 “올해 홍콩에서는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팬데믹 이전보다 규모를 더욱 키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페어엔 40개 국가에서 242개의 갤러리가 참가한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7% 증가한 숫자다.
안젤 시앙 리는 아트바젤 홍콩이 미술품 거래뿐만 아니라 볼거리를 늘리는데 총력을 다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 와중에 “한국 갤러리와 작가들의 공이 매우 컸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서만 20곳의 갤러리가 참석하는데, 그 수는 전체 갤러리의 10%다”라며 “한국 갤러리와 작가들은 이제 아트바젤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 올해 60개 갤러리가 참가해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의 자랑 ‘인카운터 섹터’의 오프닝도 한국 작가가 맡았다. 인카운터 섹터는 대규모 조각과 설치작품만을 모아 선보이는 섹션이다. 지난해 작가 이불의 대형 비행선 작품 '취약할 의향’을 띄우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가장 주목을 받는 ‘인카운터 섹터’를 한국의 거장 양혜규의 작품으로 연다”며 “운송비가 몇 배로 드는 대형 설치미술작의 특성상 단 일주일만을 위해 홍콩으로 작품을 들여온 양해규와 국제갤러리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양해규는 이번 페어만을 위해 대형 설치작을 새로 만들었다. 리는 한국 작가들이 이미 세계 시장의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넓은 아티스트 풀이 부럽다”며 입을 뗀 그는 홍콩과의 다른 점으로는 ‘정통성’을 꼽았다. 그는 “홍콩은 모든 예술이 만나 섞이는 ‘멜팅팟’ 같지만, 한국은 정체성이 뚜렷하다”며 “아시아 미술 시장에서의 두 국가가 가진 역할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서로 경쟁하고 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가장 주목하는 한국 작가는 ‘박서보’. 리는 “특히 지난해 작고한 박서보 작품을 보러 오겠다는 세계 관객들이 넘친다”며 “조현화랑이 가지고 올 박서보 작품을 기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안젤 시앙 리는 ‘미술시장 하락세’라는 시선은 이해하지만,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아트바젤 마이애미에서는 ‘역대 최고의 판매고’를 기록한 갤러리들이 많았다”며 “여전히 '큰손 컬렉터'들의 미술을 향한 뜨거운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리는 “게다가 올해 아트바젤 홍콩은 ‘완전한 리오프닝’ 이후 첫 행사인만큼 아시아 밖에서도 참가하겠다는 수요가 많다”고 덧붙였다.
리는 아트바젤, 프리즈와 같은 글로벌 아트페어의 존재는 한 국가의 예술시장 발전과 세계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존재라고도 말했다. 리는 "지난해 열린 아트바젤 홍콩에 한국 컬렉터들이 많이 찾아와 놀라웠다"며 "프리즈 서울이 상륙한 이후로 한국 미술시장과 작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확 커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