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된 연금 주려면 9%→35% 올려야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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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현행 국민보험 제도에 구조적 개혁이 없다면 30년 뒤 기금이 고갈될 수 있다며 신(新)연금과 구(舊)연금으로 분리·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이강구·신승룡 연구위원은 이런 내용의 KDI 포커스 '국민연금 구조개혁 방안'을 21일 발간했다.
연구에 따르면 현행 제도가 유지된다면 국민연금 적립 기금은 오는 2054년 모두 고갈된다.
만약 보험료율 조정으로 약속된 급여를 주려면 현재의 9%에서 35% 내외까지 올려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최고 공적연금 보험료율 수준인 이탈리아의 33%를 웃도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현재 제도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앞세대의 '기대수익비'가 1보다 큰 데서 기인한다고 짚었다.
즉,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와 기금의 기대 운용수익의 합에 비해 사망 시까지 받을 것으로 약속된 총급여액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에 '기대수익비 1'이 보장되는 완전적립식의 '신연금'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개혁 시점부터 납입되는 모든 보험료는 신연금의 연금기금으로 적립되고 향후 기대수익비 1의 연금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개혁 시점 이전에 납입한 보험료에 대해서는 구연금 계정으로 분리하되, 개혁 이전의 기대수익비 1 이상의 급여 산식에 따라 연금을 지급하게 된다.
이러면 구연금의 적립 기금만으로 향후 연금 급여 총액을 충당하지 못해 미적립충당금(재정부족분)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구연금의 재정부족분은 일반재정이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연금에 그 부담이 전가될지 모른다는 미래 세대의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당장 개혁할 경우 구연금 재정부족분의 현재가치는 올해 기준 609조원 추정됐다. 개혁이 5년 후에 단행된다면 609조원이 아니라 869조원으로 불어난다.
이강구 연구위원은 "이른 시점에 빠른 속도로 일반재정을 투입해야만 재정 부담이 최소화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모델이라면 신연금 보험료율은 15.5% 내외까지만 인상해도 40%의 소득대체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출생 연도에 따른 기대수익비는 2 안팎에서 점진적으로 하락해 2006년생부터 1로 수렴할 것으로 추산됐다.
향후 신연금의 재정 안정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 급여 산정 방식을 현행 확정급여형(DB형)에서 연금 수급 개시 시점에 수급액이 결정되는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나아가 소득재분배 기능을 위해 연령군(코호트)별로 납부한 보험료가 통합계좌에 적립·투자되는 'CCDC형'을 제안했다.
개인 계좌제와 다른 점은 사망자의 가상계좌 적립액이 동일 연령군 생존자의 계좌로 이전된다는 것이다. 같은 연령군에서 늦게 사망하는 사람에게 소득 이전하는 효과가 난다.
소득대체율을 유지하기 위한 보험료율 인상은 한꺼번에 올리기보다는 '9% → 12% → 15.5%' 등 단계적 인상이나 0.5%p씩 13년 동안 높이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연금이 기대수익비 1만 보장하면 '사적 보험과 다를 바 없다'거나 국민연금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도 사회 전반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공적연금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국민연금과 같은 대규모 기금의 운용수익률은 여타 사적 보험의 수익률에 비해 높다고도 강조했다.
일반재정 투입이 사실상 세금 또는 국채 발행으로 이뤄진다면 국민 부담 측면에선 보험료율 인상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질문에 연구진은 국채 발행은 재정건전성을 낮춰 궁극적으로 미래세대 부담이겠지만, 세수 확보와 지출구조조정은 "현재 세대에게도 일부 부담시키기 때문에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재원은 극히 제한적인 데다, 대폭적인 증세 없이 추가세수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결국 국채발행에 따른 미래세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운용수익만큼 추가로 돌려받는 구조라면 자산시장 상황에 따라 기금 운용수익률이 '마이너스'일시 납부한 보험료만큼도 받지 못할 수도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
이번 연금개혁 구조개혁 모델 제안에는 공무원 연금과의 통합 등 직역연금 개혁은 전제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이강구·신승룡 연구위원은 이런 내용의 KDI 포커스 '국민연금 구조개혁 방안'을 21일 발간했다.
연구에 따르면 현행 제도가 유지된다면 국민연금 적립 기금은 오는 2054년 모두 고갈된다.
만약 보험료율 조정으로 약속된 급여를 주려면 현재의 9%에서 35% 내외까지 올려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최고 공적연금 보험료율 수준인 이탈리아의 33%를 웃도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현재 제도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앞세대의 '기대수익비'가 1보다 큰 데서 기인한다고 짚었다.
즉,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와 기금의 기대 운용수익의 합에 비해 사망 시까지 받을 것으로 약속된 총급여액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에 '기대수익비 1'이 보장되는 완전적립식의 '신연금'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개혁 시점부터 납입되는 모든 보험료는 신연금의 연금기금으로 적립되고 향후 기대수익비 1의 연금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개혁 시점 이전에 납입한 보험료에 대해서는 구연금 계정으로 분리하되, 개혁 이전의 기대수익비 1 이상의 급여 산식에 따라 연금을 지급하게 된다.
이러면 구연금의 적립 기금만으로 향후 연금 급여 총액을 충당하지 못해 미적립충당금(재정부족분)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구연금의 재정부족분은 일반재정이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연금에 그 부담이 전가될지 모른다는 미래 세대의 불안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당장 개혁할 경우 구연금 재정부족분의 현재가치는 올해 기준 609조원 추정됐다. 개혁이 5년 후에 단행된다면 609조원이 아니라 869조원으로 불어난다.
이강구 연구위원은 "이른 시점에 빠른 속도로 일반재정을 투입해야만 재정 부담이 최소화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모델이라면 신연금 보험료율은 15.5% 내외까지만 인상해도 40%의 소득대체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출생 연도에 따른 기대수익비는 2 안팎에서 점진적으로 하락해 2006년생부터 1로 수렴할 것으로 추산됐다.
향후 신연금의 재정 안정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서 급여 산정 방식을 현행 확정급여형(DB형)에서 연금 수급 개시 시점에 수급액이 결정되는 확정기여형(DC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나아가 소득재분배 기능을 위해 연령군(코호트)별로 납부한 보험료가 통합계좌에 적립·투자되는 'CCDC형'을 제안했다.
개인 계좌제와 다른 점은 사망자의 가상계좌 적립액이 동일 연령군 생존자의 계좌로 이전된다는 것이다. 같은 연령군에서 늦게 사망하는 사람에게 소득 이전하는 효과가 난다.
소득대체율을 유지하기 위한 보험료율 인상은 한꺼번에 올리기보다는 '9% → 12% → 15.5%' 등 단계적 인상이나 0.5%p씩 13년 동안 높이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연금이 기대수익비 1만 보장하면 '사적 보험과 다를 바 없다'거나 국민연금의 존재 의의를 부정하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도 사회 전반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공적연금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국민연금과 같은 대규모 기금의 운용수익률은 여타 사적 보험의 수익률에 비해 높다고도 강조했다.
일반재정 투입이 사실상 세금 또는 국채 발행으로 이뤄진다면 국민 부담 측면에선 보험료율 인상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질문에 연구진은 국채 발행은 재정건전성을 낮춰 궁극적으로 미래세대 부담이겠지만, 세수 확보와 지출구조조정은 "현재 세대에게도 일부 부담시키기 때문에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재원은 극히 제한적인 데다, 대폭적인 증세 없이 추가세수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결국 국채발행에 따른 미래세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운용수익만큼 추가로 돌려받는 구조라면 자산시장 상황에 따라 기금 운용수익률이 '마이너스'일시 납부한 보험료만큼도 받지 못할 수도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
이번 연금개혁 구조개혁 모델 제안에는 공무원 연금과의 통합 등 직역연금 개혁은 전제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