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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을 추진할 것이냐, 재건축을 진행할 것이냐.”
준공 20년을 넘긴 아파트 단지라면 언젠가는 이 고민을 맞닥뜨리게 된다. 빠르게 추진할 수 있지만 추가 분담금이 많은 리모델링.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좋지만, 준공까지 요건이 까다로운 재건축. 둘 중 어떤 것을 추진하는 게 유리할지를 놓고 주민 간 갈등을 빚는 사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1동 ‘도곡쌍용예가’(384가구)와 ‘도곡한라비발디’(110가구)는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업을 진행한 단지다. 두 아파트는 원래 하나의 단지였지만 일부 동은 리모델링을, 일부 동은 재건축을 추진했다. 각기 다른 사업을 추진하며 분리돼 별개 아파트가 됐다. 두 단지는 가격과 선호도 측면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2010년 리모델링 사업을 먼저 추진한 도곡쌍용예가는 1년 뒤인 2011년 공사를 완료했다. 당시 강남 최초의 리모델링 단지로 주목받았다. 기존 아파트 골조를 보강해 내진 성능을 강화하고 복도식이던 아파트를 계단식으로 바꿨다. 가구마다 침실과 욕실도 하나씩 늘렸다. 안방에 드레스룸이 추가됐다. 지하에는 주차장 2개 층을 만들어 주차 공간도 확보했다. 도곡한라비발디는 도곡쌍용예가가 준공한 지 3년 가까이 흐른 2014년 재건축에 돌입해 2016년 준공됐다. 도곡쌍용예가에 비해 5년가량 늦어진 셈이다. 하지만 모든 가구가 판상형으로 설계돼 도곡쌍용예가에 비해 상품성이 좋다는 평가다. 또 도곡1동에서는 드문 준신축 아파트여서 일대에서 가장 선호도 높은 아파트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3개월 전세가는 도곡한라비발디 전용 84㎡ 11억7000만~12억원, 도곡쌍용예가 108㎡ 10억2000만~11억5000만원이다. 전용면적이 작은 도곡한라비발디가 오히려 전세가가 높게 형성됐다. 도곡동 A 공인 관계자는 “도곡동 한라비발디는 면적이 작아도 구조가 잘 빠져 오히려 전용면적이 더 넓은 도곡쌍용예가보다 찾는 사람이 많다”며 “도곡쌍용예가는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기존 아파트 모습이 일부 남아 면적에 비해 부엌이 작고 구조도 일반적이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준공 20년을 넘긴 아파트 단지라면 언젠가는 이 고민을 맞닥뜨리게 된다. 빠르게 추진할 수 있지만 추가 분담금이 많은 리모델링.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좋지만, 준공까지 요건이 까다로운 재건축. 둘 중 어떤 것을 추진하는 게 유리할지를 놓고 주민 간 갈등을 빚는 사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강남구 도곡1동 ‘도곡쌍용예가’(384가구)와 ‘도곡한라비발디’(110가구)는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업을 진행한 단지다. 두 아파트는 원래 하나의 단지였지만 일부 동은 리모델링을, 일부 동은 재건축을 추진했다. 각기 다른 사업을 추진하며 분리돼 별개 아파트가 됐다. 두 단지는 가격과 선호도 측면에서 희비가 엇갈린다.
속도 빠른 리모델링 vs 사업성 좋은 재건축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 이상 단지가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다. 기존 아파트의 골격을 활용하되, 증축을 통해 가구 면적을 넓히거나 신규 분양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조합 설립은 소유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안전진단에서 B, C 등급을 받은 단지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기존 가구 수의 15% 이내에서 수직 또는 수평 증축이 가능하다. 일반 분양분이 적거나 없는 경우도 있어 조합원이 부담하는 분담금이 재건축에 비해 높은 편이다. 기존 건물의 골조를 활용하기 때문에 공사 속도도 비교적 빠르다. 반면 재건축은 준공 30년 이상, 안전 진단에서 D, E 등급을 받은 단지만 추진할 수 있다. 소유자의 4분의 3 이상이 동의해야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하지만 용적률 범위 내에서는 증축을 얼마든지 할 수 있어 사업성이 리모델링에 비해 높다는 평가다. 기존 건물을 전면 철거한 후 새로 공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모델링 사업에 비해 공사 기간이 다소 길다. 두 사업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도곡쌍용예가와 도곡한라비발디 전신은 기존 도곡동 ‘동신아파트’다. 2010년 전후 동신아파트 가~마 5개 동은 개별 건물이 가로로 길게 배치된 구조여서 리모델링을 통한 수평 증축이 쉬웠다. 하지만 바 동은 한쪽이 90도로 꺾여 있는 'ㄴ자' 구조여서 당시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갈등하던 아파트 주민은 가~마 동과 바 동이 나뉘어 각각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다. 동신아파트는 언주초와 은성중, 은광여고와 붙어있다. 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는 양재역과 10분 거리다. 정주 여건이 좋아 정비 후 아파트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2010년 리모델링 사업을 먼저 추진한 도곡쌍용예가는 1년 뒤인 2011년 공사를 완료했다. 당시 강남 최초의 리모델링 단지로 주목받았다. 기존 아파트 골조를 보강해 내진 성능을 강화하고 복도식이던 아파트를 계단식으로 바꿨다. 가구마다 침실과 욕실도 하나씩 늘렸다. 안방에 드레스룸이 추가됐다. 지하에는 주차장 2개 층을 만들어 주차 공간도 확보했다. 도곡한라비발디는 도곡쌍용예가가 준공한 지 3년 가까이 흐른 2014년 재건축에 돌입해 2016년 준공됐다. 도곡쌍용예가에 비해 5년가량 늦어진 셈이다. 하지만 모든 가구가 판상형으로 설계돼 도곡쌍용예가에 비해 상품성이 좋다는 평가다. 또 도곡1동에서는 드문 준신축 아파트여서 일대에서 가장 선호도 높은 아파트로 자리매김했다.
매매·전세가 모두 한라비발디 ‘승’
매매가와 전세가는 모두 도곡한라비발디가 도곡쌍용예가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다. 두 아파트에 같은 면적이 없어 1 대 1 비교는 어렵다. 도곡쌍용예가 전용면적 108㎡가 도곡한라비발디 전용 84㎡와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가장 최근 거래 기준 도곡쌍용예가 108㎡는 지난해 12월 19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 당 1778만원인 셈이다. 도곡한라비발디 전용 84㎡는 지난달 1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 당 가격은 2107만원이다. 과거 거래를 살펴봐도 2022년 3월에는 도곡한라비발디 전용 84㎡ 20억4350만원, 도곡쌍용예가 전용 108㎡ 22억2000만원으로 가격대가 비슷하다. 같은 면적 최고가도 도곡한라비발디 84㎡ 22억5000만원(2021년4월), 도곡쌍용예가 전용 108㎡ 23억4000만원(2021년 8월)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최근 3개월 전세가는 도곡한라비발디 전용 84㎡ 11억7000만~12억원, 도곡쌍용예가 108㎡ 10억2000만~11억5000만원이다. 전용면적이 작은 도곡한라비발디가 오히려 전세가가 높게 형성됐다. 도곡동 A 공인 관계자는 “도곡동 한라비발디는 면적이 작아도 구조가 잘 빠져 오히려 전용면적이 더 넓은 도곡쌍용예가보다 찾는 사람이 많다”며 “도곡쌍용예가는 리모델링을 거치면서 기존 아파트 모습이 일부 남아 면적에 비해 부엌이 작고 구조도 일반적이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