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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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 가운데 식비 비중은 3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농무부의 데이터에 따르면 1991년 미국 소비자들은 가처분 개인 소득의 11.4%를 식료품에 지출했다. 당시 미국 가정은 1970년대 인플레이션 이후 가파른 식료품 가격 상승에 시달리는 중이었다. 식료품 가격 비중은 이후 꾸준히 줄었지만 최근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식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11.3%로 다시 올랐다.

스낵업체인 켈라노바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카힐레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 시기가 지난 후를 살펴보면, 식품 가격이 다시 내려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또한 최근 미국 슈퍼볼 기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식품 제조업체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아이스크림 용기를 줄이거나 포장지 안에 스낵 양을 기존보다 적게 넣는 행태를 비난했다. 그는 “미국 대중은 속는 것에 지쳤다”며 “슈링크플레이션을 충분히 겪었으며, (그들이 책정한 금액은) 바가지 요금이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 기업들도 식품 관련 재료비 상승으로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데니스, 웬디스 및 기타 레스토랑 체인은 이번 달 투자자들에게 소비자, 특히 저소득층이 재정적 압박을 느끼면서 지난해 고객 수가 2022년 수준에 비해 감소했다고 밝혔다. 허쉬, 크래프트 하인즈 등 대형 식품 제조업체들은 제품 가격 상승으로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오레오 제조업체 몬델레즈는 지난 1월에 2월 초 4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코코아 가격 때문에 올해도 일부 제품의 가격을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을 기회로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WK 켈로그는 2022년부터 소비자들에게 시리얼을 저녁 식사로 먹도록 권장하는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