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는 언제…전문가 "일러야 7월, 늦으면 4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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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상반기 금리 인하 쉽지 않아"
물가·부동산·가계부채 자극 우려…미국 연준도 '신중' 모드
"개인적으로 상반기 내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유지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 직후 인하 시점 관련 질문에 이렇게 답하면서, 시장이 기대한 2분기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 총재가 지난달 "인하는 적어도 6개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에 이어 두 차례나 조기 인상에 분명히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섣불리 통화정책 완화에 나섰다가 물가·부동산·가계부채의 불씨를 되살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한은이 걱정하는 만큼, 전문가들은 일러야 7월, 늦으면 4분기께나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예상 시점이 갈수록 늦춰지는 점도 한은 조기 인하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 한국도 미국도…'다 잡은 물가 마지막에 놓칠까' 걱정
이 총재에 따르면 이날 금통위원 6명(총재 재외) 가운데 5명은 3개월 후에도 금리를 3.50%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나머지 1명이 내수 부진 등을 거론하며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전체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총재를 포함해 6명이 여전히 뚜렷하게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을 드러낸 만큼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3.50%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것은 물가와 가계부채, 부동산이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결정 회의 의결문에서 "물가 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소비자물가 상승률 2%)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고 대내외 불확실성도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총재는 "우리(한은)가 주택 가격을 보는 것은 가계부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통화 정책을 부동산에 맞추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정책을 잘못해서 부동산 가격을 다시 올리는 그런 일은 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미국 연준도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데, 현재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2%포인트(p)나 낮은 한은이 조기 인하에 나설 명분도 없다.
21일(현지 시각) 연준이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대체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목표 수준(2%)을 향해 계속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고물가 시기의 마지막 국면에서 너무 일찍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섰다가 물가 안정기 진입 자체가 무산되는 이른바 '라스트 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구간) 리스크'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 엇갈리는 전망…"7월부터 내려 연내 0.75%p↓" vs "4분기에나 첫 인하"
이런 상황으로 미뤄, 전문가들은 대체로 오는 6월께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한은은 하반기부터 인하를 검토할 것으로 봤다.
구체적 인하 시점으로는 '7월'이 가장 많이 거론되지만, 시장의 기대와 상관없이 4분기까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기 때문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일러야 2분기, 늦으면 3분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며 "미국이 금리를 안 내리는데 한은이 먼저 내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연준이 6월 인하를 단행하면, 이를 확인한 한은도 7월부터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0.25%포인트(p)씩 7·8월 연속 인하한 뒤 10·11월 중 한 차례 더 내려 연말까지 모두 세 번, 0.75%p 기준금리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미국이 6월에 금리를 낮추면 한은도 7월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며 "7·8월 중 한 번, 10·11월 중 한 번, 이렇게 연내 두 차례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2분기 이후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뿐 아니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구조조정에 따른 건설 부문 부진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소비 부진도 이어질 것"이라며 "따라서 한은도 7월부터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년 넘게 시장이 너무 앞서가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예상하는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3월, 5월을 거쳐 이제 또 6월로 늦춰지는 분위기"라며 "한은은 미국이 인하 기조로 돌아서 꽤 금리를 낮춘 뒤에야 모든 것을 확인하고 4분기께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물가·부동산·가계부채 자극 우려…미국 연준도 '신중' 모드
"개인적으로 상반기 내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견을 유지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 직후 인하 시점 관련 질문에 이렇게 답하면서, 시장이 기대한 2분기 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 총재가 지난달 "인하는 적어도 6개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에 이어 두 차례나 조기 인상에 분명히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섣불리 통화정책 완화에 나섰다가 물가·부동산·가계부채의 불씨를 되살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한은이 걱정하는 만큼, 전문가들은 일러야 7월, 늦으면 4분기께나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예상 시점이 갈수록 늦춰지는 점도 한은 조기 인하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 한국도 미국도…'다 잡은 물가 마지막에 놓칠까' 걱정
이 총재에 따르면 이날 금통위원 6명(총재 재외) 가운데 5명은 3개월 후에도 금리를 3.50%로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나머지 1명이 내수 부진 등을 거론하며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전체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총재를 포함해 6명이 여전히 뚜렷하게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을 드러낸 만큼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3.50%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것은 물가와 가계부채, 부동산이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이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결정 회의 의결문에서 "물가 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소비자물가 상승률 2%)에서 안정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고 대내외 불확실성도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총재는 "우리(한은)가 주택 가격을 보는 것은 가계부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통화 정책을 부동산에 맞추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정책을 잘못해서 부동산 가격을 다시 올리는 그런 일은 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미국 연준도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데, 현재 미국보다 기준금리가 2%포인트(p)나 낮은 한은이 조기 인하에 나설 명분도 없다.
21일(현지 시각) 연준이 공개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대체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목표 수준(2%)을 향해 계속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는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도 고물가 시기의 마지막 국면에서 너무 일찍 통화정책 완화로 돌아섰다가 물가 안정기 진입 자체가 무산되는 이른바 '라스트 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구간) 리스크'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 엇갈리는 전망…"7월부터 내려 연내 0.75%p↓" vs "4분기에나 첫 인하"
이런 상황으로 미뤄, 전문가들은 대체로 오는 6월께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한은은 하반기부터 인하를 검토할 것으로 봤다.
구체적 인하 시점으로는 '7월'이 가장 많이 거론되지만, 시장의 기대와 상관없이 4분기까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기 때문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일러야 2분기, 늦으면 3분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며 "미국이 금리를 안 내리는데 한은이 먼저 내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연준이 6월 인하를 단행하면, 이를 확인한 한은도 7월부터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며 "0.25%포인트(p)씩 7·8월 연속 인하한 뒤 10·11월 중 한 차례 더 내려 연말까지 모두 세 번, 0.75%p 기준금리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미국이 6월에 금리를 낮추면 한은도 7월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며 "7·8월 중 한 번, 10·11월 중 한 번, 이렇게 연내 두 차례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 역시 "2분기 이후 수출 증가율이 둔화할 뿐 아니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구조조정에 따른 건설 부문 부진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소비 부진도 이어질 것"이라며 "따라서 한은도 7월부터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년 넘게 시장이 너무 앞서가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예상하는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3월, 5월을 거쳐 이제 또 6월로 늦춰지는 분위기"라며 "한은은 미국이 인하 기조로 돌아서 꽤 금리를 낮춘 뒤에야 모든 것을 확인하고 4분기께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