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잃어버린 34년' 되찾았다…역대 최고가 경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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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닛케이지수 22일 3만9098로 마감
버블경제 시절인 1989년 12월 최고치 넘어서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기업 이익 증가
당국 주주친화책 유인·비과세 혜택 등
노무라 "닛케이 올해 4만엔 돌파 가능"
버블경제 시절인 1989년 12월 최고치 넘어서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기업 이익 증가
당국 주주친화책 유인·비과세 혜택 등
노무라 "닛케이 올해 4만엔 돌파 가능"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이하 닛케이지수)가 22일 34년 전 버블(거품) 경제 시기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다.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 영향에 따른 엔화 가치 약세로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를 자극한 덕분이다. 여기에 일본 금융당국의 주주친화 정책 유도와 세제 개편 등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9% 오른 3만9098.68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3만9156까지 뛰었다. 이 지수가 3만9000선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닛케이지수는 앞서 버블 경제 시절인 1989년 12월29일에 종가 3만8915, 장중 3만895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최고치 기록을 바꾸기까지 34년2개월이 걸린 셈이다.
닛케이지수는 올 들어 이미 16%가량 상승하는 등 강세 흐름을 보여왔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가 약 5% 상승, 코스피지수가 0.07%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은 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일본 증시에 관련주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반도체 관련주에 매수 주문이 유입된 데다 수출 관련주도 엔화 약세의 지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증시의 강세 요인은 2가지 요인이 꼽힌다.
먼저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덕분에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대폭 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본 상장사 1020곳의 순이익 전망치는 총 43조5000억엔(약 384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가 예상된다. 이 기간 매출 대비 순이익률도 5.8%를 기록해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2년 1분기를 제외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다. 규모와 이익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일본 대표 수출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역대 최대였던 2022년을 뛰어넘어 4조5000억엔(39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도요타는 연초 4조억엔을 예상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이익 추정치가 5000억엔이나 늘었다. 도요타는 주가 흐름도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 16일 시가총액 약 490조원으로 7년 반 만에 삼성전자(약 436조원)를 제쳤다.
일본 금융당국의 주주친화 정책 유도와 비과세제도 변화에 따른 소액 투자 활성화도 지수를 밀어올린 주요인이다.
도쿄·오사카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일본거래소그룹(JPX)은 지난해 3300여개 상장사에 공문을 보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도는 경우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JPX는 "PBR 1배 미만 상태가 계속되면 2026년 상장폐지 목록에 오를 수 있다"고도 했다. 돈을 쌓아놓지 말고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라는 '경고'였다. 이후 일본의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51%에서 지난해 말 44%로 낮아졌고, 닛케이지수는 지난 한 해에만 28.24% 올랐다.
올해부터 시작된 신(新)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도입으로 인한 일본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증가도 증시를 밀어 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ISA 계좌는 하나의 계좌로 예·적금은 물론 주식·채권·펀드까지 투자할 수 있다.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기 때문에 '꿈의 통장'으로 불린다.
일본 정부는 오랜 기간 불황을 겪으며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한 일본 국민들의 증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NISA의 혜택을 올해부터 대폭 늘렸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초부터 적용된 NISA 정책으로 비과세 제도를 강화하며 장기 투자를 위한 자금이 유입됐고 소외됐던 배당주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모멘텀(동력)에 일본 증시는 중국과 한국 등 인근 주요 아시아 증시의 자금도 빨아들이고 있다. 미·중 관계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중국에서 대규모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이탈하면서 지난 20일 도쿄증권거래소의 시총(6조3400억달러)은 상하이증권거래소(6조400억달러)를 3년 반 만에 넘어섰다.
일본 증시의 추가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 연말 닛케이지수 전망치를 4만으로 종전보다 5%가량 올려 제시했다. 일본 다이와증권은 올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추가 상승동력이 있다며 닛케이지수 전망치를 지난번 예측 때보다 3400 높인 4만3000으로 올려 잡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이날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9% 오른 3만9098.68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3만9156까지 뛰었다. 이 지수가 3만9000선을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닛케이지수는 앞서 버블 경제 시절인 1989년 12월29일에 종가 3만8915, 장중 3만895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최고치 기록을 바꾸기까지 34년2개월이 걸린 셈이다.
닛케이지수는 올 들어 이미 16%가량 상승하는 등 강세 흐름을 보여왔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가 약 5% 상승, 코스피지수가 0.07%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은 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일본 증시에 관련주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반도체 관련주에 매수 주문이 유입된 데다 수출 관련주도 엔화 약세의 지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 증시의 강세 요인은 2가지 요인이 꼽힌다.
먼저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덕분에 수출기업들의 이익이 대폭 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 1분기 일본 상장사 1020곳의 순이익 전망치는 총 43조5000억엔(약 384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가 예상된다. 이 기간 매출 대비 순이익률도 5.8%를 기록해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2년 1분기를 제외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이다. 규모와 이익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일본 대표 수출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역대 최대였던 2022년을 뛰어넘어 4조5000억엔(39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도요타는 연초 4조억엔을 예상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이익 추정치가 5000억엔이나 늘었다. 도요타는 주가 흐름도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 16일 시가총액 약 490조원으로 7년 반 만에 삼성전자(약 436조원)를 제쳤다.
일본 금융당국의 주주친화 정책 유도와 비과세제도 변화에 따른 소액 투자 활성화도 지수를 밀어올린 주요인이다.
도쿄·오사카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일본거래소그룹(JPX)은 지난해 3300여개 상장사에 공문을 보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도는 경우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JPX는 "PBR 1배 미만 상태가 계속되면 2026년 상장폐지 목록에 오를 수 있다"고도 했다. 돈을 쌓아놓지 말고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라는 '경고'였다. 이후 일본의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51%에서 지난해 말 44%로 낮아졌고, 닛케이지수는 지난 한 해에만 28.24% 올랐다.
올해부터 시작된 신(新)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도입으로 인한 일본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 증가도 증시를 밀어 올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ISA 계좌는 하나의 계좌로 예·적금은 물론 주식·채권·펀드까지 투자할 수 있다.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기 때문에 '꿈의 통장'으로 불린다.
일본 정부는 오랜 기간 불황을 겪으며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한 일본 국민들의 증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NISA의 혜택을 올해부터 대폭 늘렸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초부터 적용된 NISA 정책으로 비과세 제도를 강화하며 장기 투자를 위한 자금이 유입됐고 소외됐던 배당주가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모멘텀(동력)에 일본 증시는 중국과 한국 등 인근 주요 아시아 증시의 자금도 빨아들이고 있다. 미·중 관계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중국에서 대규모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이탈하면서 지난 20일 도쿄증권거래소의 시총(6조3400억달러)은 상하이증권거래소(6조400억달러)를 3년 반 만에 넘어섰다.
일본 증시의 추가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도 확산하는 분위기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 연말 닛케이지수 전망치를 4만으로 종전보다 5%가량 올려 제시했다. 일본 다이와증권은 올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추가 상승동력이 있다며 닛케이지수 전망치를 지난번 예측 때보다 3400 높인 4만3000으로 올려 잡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