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줄고 상대적 빈곤 '심화'...삶의 질, 여전히 OECD 최하위권
코로나19 이후 한국인 삶의 만족도가 개선됐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집값 하락에 가구 순자산은 10년만에 감소했고, 기대수명도 1970년 관련 통계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삶의 만족도는 소득이 낮을수록, 연령이 높아질수록 만족도가 하락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통계청은 22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을 기준으로 집계한 한국인 삶의 만족도는 6.5점으로 전년보다 0.2점 높아졌다.

삶의 만족도는 객관적 삶의 조건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0∼10점으로 측정한다.

삶의 만족도는 2018년 6.1점까지 높아졌다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에 6.0점으로 답보상태를 보인 이후 상승하는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여가생활 만족도가 높아졌다.

1인당 국내 여행 일수는 2019년 10.01일에서 2020년 5.81일까지 줄었다가 2022년 8.29일로 증가했다. 문화예술·스포츠 관람횟수 역시 지난해 7회를 기록, 코로나19가 한참이었던 2021년(4.5회) 대비 2.5회 늘어났다.

그러나 기대수명은 2022년 82.7세를 기록, 전년 대비 0.9세 감소해 197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망자 수가 늘어난 것에 따른 결과다.

비만율도 37.2%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실질금액 기준 가구 순자산은 3억9,018만원으로, 전년 대비 3,316만원(7.8%) 감소했다.

가구 순자산은 2010년 이후 2013년을 제외하면 매년 증가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당시 형성된 주택 가격 거품이 잦아들며 거주주택가격이 10% 감소한 것이 주효했다.

가구 순자산은 2010년 이후 2013년을 제외하고 매년 증가세를 보인 뒤 10년 만에 처음 감소한 것이다.

반면, 가계부채비율은 6.1% 포인트 하락한 203.7%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기준으로 1년 전보다 줄어든 수치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삶의 만족도는 여전히 최하위권이었다.

우리나라 삶의 만족도는 2020∼2022년에 5.95점으로 OECD 회원국 38개국 중에 35위였다. 가장 낮은 튀르키예(4.6점)와 △콜롬비아(5.6점) △그리스(5.9점)에 이어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번 보고서에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삶의 만족도가 하락한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권다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박사는 아동청소년(13∼19세), 청년(20∼34세), 중장년(35∼64세), 노년(65세 이상) 등으로 구분해 그룹별로 내면적 삶(주관적 만족감), 삶의 역량(교육·건강·여가), 사회적 삶(대인관계·가족관계), 물질적 삶(소득·소비·근로여건) 등을 통계청 사회조사를 바탕으로 측정했다.

분석 결과 모든 영역에서 아동청소년, 청년, 중장년, 노년의 순으로 만족도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주관적인 만족감에 대해 아동청소년은 56.6%가 만족을 표한 반면, 노년은 29.9%만이 만족을 표했다.

물질적 삶(아동청소년은 제외)의 경우에도 노년의 만족도가 가장 취약했다.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2021년 39.3%였다. 이는 OECD 회원 37개국 중 에스토니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전체 상대적 빈곤율은 2022년 14.9%로 전년(14.8%)보다 소폭 상승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균등화 중위소득 50% 이하에 해당하는 인구의 비율을 말한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회원국 가운데 아홉번째로 높았다.

2022년 저임금 근로자 비율도 16.9%로 전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

저임금근로자는 전체 임금근로자 중 월임금 중위값의 2분의 3 미만을 받는 임금근로자로, 저임금근로자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노동시장이 불평등할 뿐만 아니라 근로 빈곤의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순자산 줄고 상대적 빈곤 '심화'...삶의 질, 여전히 OECD 최하위권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