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부진에…HUG 경고장 받은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리츠’(부동산투자신탁) 형태로 진행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단지가 최근 임대율 부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해 임대율이 10%대를 기록한 곳도 등장했다. 주택도시기금을 운용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이들 문제 단지의 임대율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자산관리회사(AMC) 교체까지 검토하는 등 강수를 두고 있다.

22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HUG는 최근 경기 화성과 충남 천안, 대구 등 임대율이 부진한 공공지원 민간임대 리츠에 대해 대책을 제출하라고 경고했다. 다른 사업장보다 임대율이 크게 떨어져 투자 손실 우려가 커지자 기금수탁자인 HUG가 직접 나선 것이다.

경기 화성에 공공지원 민간임대 리츠 형식으로 조성된 단독주택 단지는 지난해 7월 준공 이후 임대율이 15%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일반적으로 임대율이 70% 미만인 단지를 ‘위험 사업지’로 분류한다.

2021년 입주한 대구의 한 공공지원 민간임대 단지는 임대율이 80%에 미치지 못했다. 대구의 다른 단지도 지난해 12월 입주 당시 287실 모집에 21명만 신청해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었다.

HUG는 임대율이 부진한 단지에 대해서는 마케팅 강화와 렌트프리(무상임대), 임대 조건 완화 등의 자구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도 임대 부진이 계속될 경우엔 임대관리회사 또는 AMC를 교체하겠다는 방침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택지 공모에 참여하거나, 민간택지를 대상으로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리츠를 설립한 뒤 리츠가 시행자 입장에서 토지를 매입하고 주택을 건설해 임대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역별로 주택 공급 과잉에 따른 임대 수요 급감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 74개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장의 평균 임대율은 90%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HUG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대를 시작한 일부 단지가 문제 사업장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를 공급한 건설사는 타개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과잉 공급으로 미분양이 늘고 금리가 오르면서 임대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