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올초 러시아에 지대지 탄도미사일 400기를 제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북한에 이어 이란과도 군사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이 제공한 미사일 상당수가 ‘졸파가르’와 같은 ‘파테-110’ 계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라고 이란 소식통들은 전했다. 파테-110은 최대 500㎞에 달하는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단거리 고체연료미사일이다. 이동식 발사대로 운용할 수 있고 사거리는 최대 700㎞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이란의 거래는 작년 말 테헤란,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방 및 보안 당국자 간 회담에서 확정됐고 지난 1월 초부터 선적을 시작했다. 미사일은 화물선에 선적돼 카스피해를 통해 러시아로 보내졌고 일부는 비행기로 수송됐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를 피해 추가로 미사일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군 관계자는 “최소 네 번은 미사일을 러시아로 인도했고 앞으로 몇 주간 더 많은 미사일이 옮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이란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미사일 인도를) 숨길 이유가 없다”며 “원하는 어떤 나라에도 무기를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국방부 및 혁명수비대, 러시아 국방부는 보도와 관련한 논평을 거부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에 대한 미사일 수출 제재 결의안은 지난해 10월 만료됐으나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 탄도미사일 관련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공급해왔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2022년 9월 이후 러시아가 공격에 사용한 이란 샤헤드 드론은 3700대에 달한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