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 높이는 후티, 러 옥죄는 美…지정학 위기에 유가 상승 [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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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0.68%, 브렌트유 0.6% 상승
연일 공세 높이는 후티 '잠수함' 언급
러시아 제재에 인도 원유 공급가 올라
공급 부족 우려에 '백워데이션' 지속
국제 유가가 중동 분쟁과 미국의 대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 등 '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22일(현지시간) 소폭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은 전거래일보다 0.68% 오른 78.44달러에 거래됐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은 0.60% 오른 83.53달러를 기록했다. 일시적인 분쟁으로 끝날 줄 알았던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이 더 자주, 높은 강도로 발생하면서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후티 반군 대표인 압둘 말리크 알 후티는 TV연설을 통해 홍해와 다른 해역에서 공격을 확대하고 '잠수함 무기'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해와 아라비아해, 바브엘만데드해협, 아덴만에서 작전이 지속·확대되고 있으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반군은 '인도주의적 작전 조정 센터'라는 이름으로 해운업계에 통지문을 보내 "이스라엘 개인 또는 단체가 소유하고 있거나, 이스라엘·미국·영국 국적이거나 그 국기를 단 선박은 홍해, 아덴만, 아라비아해에서 운항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영국 해상무역운영국(UKTMO)에 따르면 이날 예멘에서 남동쪽으로 약130㎞ 떨어진 곳에서 영국 소유·팔라우 국적 선박인 아일랜더호가 미사일 두 발을 맞고 화재가 발생했다. 다만 선박과 선원들은 안전하며 다음 기항지로 이동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홍해 상황은 악화하고 있고, (나쁜 상황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홍해 위기와 함께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확대 우려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홍해 공격으로 운임이 상승하고,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인도로 향하던 일부 러시아 화물이 발이 묶이면서 비용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2022년부터 서방의 대러시아 석유 수출 제재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해왔다.
신용평가사인 케어엣지그룹의 하딕 샤 이사는 "운임 상승으로 인해 인도석유공사를 포함한 가공업체의 총 정제 마진이 전 분기에 하락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가 러시아에서 공급받은 원유는 전달대비 4.2% 하락한 하루 130만배럴로 집계됐다. 미국이 23일(현지시간) 발표하는 대러시아 추가제재에 대한 우려도 유가를 자극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21일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죽음과 관련해 러시아 군수산업과 경제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를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에 대비해 미리 원유를 사두려는 수요가 늘면서 현물 또는 근원물(현재보다 더 가까운 시점에 거래되는 선물) 가격이 선물 또는 원원물 가격보다 높은 '백워데이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시장 참여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공급 중단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연일 공세 높이는 후티 '잠수함' 언급
러시아 제재에 인도 원유 공급가 올라
공급 부족 우려에 '백워데이션' 지속
국제 유가가 중동 분쟁과 미국의 대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 등 '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22일(현지시간) 소폭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은 전거래일보다 0.68% 오른 78.44달러에 거래됐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은 0.60% 오른 83.53달러를 기록했다. 일시적인 분쟁으로 끝날 줄 알았던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이 더 자주, 높은 강도로 발생하면서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후티 반군 대표인 압둘 말리크 알 후티는 TV연설을 통해 홍해와 다른 해역에서 공격을 확대하고 '잠수함 무기'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홍해와 아라비아해, 바브엘만데드해협, 아덴만에서 작전이 지속·확대되고 있으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반군은 '인도주의적 작전 조정 센터'라는 이름으로 해운업계에 통지문을 보내 "이스라엘 개인 또는 단체가 소유하고 있거나, 이스라엘·미국·영국 국적이거나 그 국기를 단 선박은 홍해, 아덴만, 아라비아해에서 운항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영국 해상무역운영국(UKTMO)에 따르면 이날 예멘에서 남동쪽으로 약130㎞ 떨어진 곳에서 영국 소유·팔라우 국적 선박인 아일랜더호가 미사일 두 발을 맞고 화재가 발생했다. 다만 선박과 선원들은 안전하며 다음 기항지로 이동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홍해 상황은 악화하고 있고, (나쁜 상황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홍해 위기와 함께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확대 우려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홍해 공격으로 운임이 상승하고,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인도로 향하던 일부 러시아 화물이 발이 묶이면서 비용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2022년부터 서방의 대러시아 석유 수출 제재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해왔다.
신용평가사인 케어엣지그룹의 하딕 샤 이사는 "운임 상승으로 인해 인도석유공사를 포함한 가공업체의 총 정제 마진이 전 분기에 하락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가 러시아에서 공급받은 원유는 전달대비 4.2% 하락한 하루 130만배럴로 집계됐다. 미국이 23일(현지시간) 발표하는 대러시아 추가제재에 대한 우려도 유가를 자극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지난 21일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죽음과 관련해 러시아 군수산업과 경제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를 예고했다.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에 대비해 미리 원유를 사두려는 수요가 늘면서 현물 또는 근원물(현재보다 더 가까운 시점에 거래되는 선물) 가격이 선물 또는 원원물 가격보다 높은 '백워데이션'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시장 참여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공급 중단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