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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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3일부터 전국 공공의료기관의 평일 진료 시간을 최대로 연장하고 주말과 휴일 진료도 확대하기로 했다. 공휴일·야간 등으로 제한됐던 비대면 진료도 전면 확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사진)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대응을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한 총리는 "오늘 오전 8시 부로 보건의료재난 경보단계를 위기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다"며 "국무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범정부 총력 대응 체계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공공의료기관 가동수준을 최대치로 올리겠다"며 "모든 공공의료기관의 평일 진료 시간을 가능한 최대로 연장하고 주말과 휴일 진료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증·위급환자의 이송과 전원을 컨트롤하는 광역응급상황실을 3월 초 4개 권역에 신규로 개소한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키고 계신 의사, 간호사, 병원 관계자 여러분들의 부담도 줄여야 한다"며 "병원에서 임시 의료인력을 추가 채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증·응급환자 최종 치료 시 수가를 2배로 대폭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보훈부, 고용노동부, 국방부, 지방자치단체 등 소관 병원이 있는 기관에서도 외부 의사나 시니어 의사 등 대체 의사를 임시로 채용하는 등 의료공백에 총력 대응해 주길 바란다"며 "재정지원은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제한돼 운영됐던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6개월 안에 대면 진료를 본 적이 있는 의원에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 공휴일과 야간(평일 오후 6시·토요일 오후 1시 이후)은 초진 환자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

정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공의 수 상위 100여개 병원에 대한 점검 결과, 총 8900여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중 7800여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한 총리는 "일부 복귀자가 있기는 하나 다수 전공의의 근무지 이탈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의대생들의 동맹휴학과 수업 거부가 이어지고 있고, 의사협회는 오는 25일과 내달 3일 대규모 도심 집회도 계획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환자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복지부 피해신고신터에 접수된 신고는 189건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한 총리는 "실제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병원에 남아 두 명, 세 명의 역할을 하고 계신 의료진의 어려움도 더 우려된다"고 했다.

한 총리는 "국민들은 아직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현장에서 사투를 벌인 의료계의 헌신과 희생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이런 국민들의 기억에 상처를 남기고 의료인으로서의 숭고한 사명을 망각하는 행동"이라고 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국민의 곁으로, 환자의 곁으로 돌아와 주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