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전공의 "구속수사? 오히려 환영…의대 증원은 총선용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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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사직한 전공의 A씨 인터뷰
“의대 정원 증원해도 우리 경쟁자 아니야”
“잘못된 의료시장 개선할 의지가 없는게 핵심”
“의대 정원 증원해도 우리 경쟁자 아니야”
“잘못된 의료시장 개선할 의지가 없는게 핵심”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수도권의 한 ‘빅5’ 대형병원에서 사직한 전공의 A씨는 23일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표를 얻으려는 벌이는 쇼”라며 “‘강대강’ 싸움에서 물러날 수 없다”고 밝혔다. 3년 차 전공의인 A씨는 지난 16일 사표를 냈다. A씨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필수의료정책패키지’가 도입되면 현재의 의료 시스템이 망할 것”이라며 “전면 백지화를 안 할 경우 상당수 전공의는 사직할 것이다”고 했다.
-사직한 전공의들의 하루 일정은?
“파업이 아니고 사직이다. 그래서 보통 집에서 쉰다. 보건복지부에서 오전 10시쯤 브리핑을 하는데, 그것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후에 의사 전용 커뮤니티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한 말을 하나하나 반박 글을 만든다. 정부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잘못된 부분을 토론한다. 정부 입장에 내세운 법 조항들을 의사들끼리 논의한 뒤 오후쯤 자문받고 있는 변호사에게 공유한다.”
-정부에서 복귀하라고 명령할 텐데. 아니면 병원이 복귀하라고 압박하지 않느냐.
“난 아직 그런 것을 받지 못했다. 주변 전공의 중에선 업무 불이행 등과 같은 확인서를 받았다고 했고 일부는 병원 측으로부터 압박받았다고 들었다. 그래도 복귀를 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무대응을 원칙으로 한다. 우리는 포기 하지 않는다. 현재 전공의들은 ‘보건복지부 업무 개시 명령’을 안 받으려고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정부가 잘못된 발표를 한다고?
“일례로 보건복지부가 사태 초반에 ‘성모병원 전공의들이 사직했다가 복귀했다’고 발표했었다. 근데 그것 모두 다 허위다. 사실 복귀를 아무도 안 했다. 정부가 처음 실사에 왔을 당시 흩어져서 근무하던 전공의들을 모두 불러 모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구두로 출근 여부를 체크했었다. 혹은 전자 차트 기록을 살펴서 로그인한 기록 본 뒤 접속한 기록 있으면 그걸 ‘복귀했다’로 봤다. 현장엔 복귀한 사람이 없었는데도.”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하나?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실 우리들은 그들을 우리의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 인력이 대거 늘어나도 10~15년 뒤에 일선에 투입될 텐데, 우리는 그들과 경쟁할 상대가 아니다. 의대 정원 증원이 핵심이 아니다.”
-그러면 왜 전공의들은 화가 났는가
“진짜 화나는 지점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다. 가뜩이나 의료시장은 붕괴하고 있는데, 정부가 의대 증원이 핵심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현재 문제를 개선할 대책을 가지고 와야 하는데, 의사를 악으로 몰아붙이며 본질을 흐린다.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잘못됐다.”
-지금 정부는 의사 면허 취소, 구속 수사 등 강하게 나오는데 두렵지 않은가.
“정부가 지지율이 낮으니까 총선용 카드로 꺼내 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최소 총선 전까지 사태가 해결 안 될 것으로 본다. 6개월 가지 않겠는가. 정부가 의사의 입장을 이해하고 일부 양보해야 협상이 되는데 그럴 여지를 안 준다.”
-경찰은 주동자들을 구속한다 했다.
“과거 파업은 의사협회장 등 위에서 주도했었다. 오히려 이번에는 지금 주도자들이 뭉그적거리고 있다. 지금의 사태는 밑에서 참여가 시작하는 소위 ‘바텀업’ 구조다. 일선 전공의들의 불만이 응집된 것이다. 그래서 경찰이 윗 선 몇 명을 잡아넣는다고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일선 전공의들은 전공의들의 대표들이 너무 뭉갠다고 본다. 경찰이 윗선 몇몇을 잡아가면 오히려 전공의들은 좋아할 수도 있다.”
- 파업에 참여 안 하고 싶은 전공의도 있다는데, 사직 대열에 참여 안하면 왕따 시키나?
“전혀 그렇지 않다. 실제 현장에는 파업에 반대한 전문의들이 일한다. 내가 일하는 병원도 약 90%가 사직대열에 참여했다. 반대로 10% 정도는 일한다는 것이다. 의사는 개인주의가 강해서 다른 동료를 참여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
- 의대 정원 증원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사법고시 제도가 폐지됐고, 로스쿨이 도입됐다. 변호사 수가 대거 늘면서 덩달아 법조 인력시장도 커졌다. 현재 법조 시장은 사시출신이 오히려 더 대접받는다. 몸값이 비싸다. 인력이 늘수록 시장이 커졌고 기존 출신들은 시장에서 ‘성골’ 처럼 대접 받는 실정이다. 법조 시장은 하방이 무너졌지만 반대로 상방도 올라갔다. 지금 의료 시장도 결국기존 출신들이 오히려 대접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전공의가 화난 포인트는 정부의 말도 안되는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도입이다. 지금 정부안대로라면 의료시장은 가만히 둬도 망할 것이다. ”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사직한 전공의들의 하루 일정은?
“파업이 아니고 사직이다. 그래서 보통 집에서 쉰다. 보건복지부에서 오전 10시쯤 브리핑을 하는데, 그것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후에 의사 전용 커뮤니티에서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한 말을 하나하나 반박 글을 만든다. 정부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잘못된 부분을 토론한다. 정부 입장에 내세운 법 조항들을 의사들끼리 논의한 뒤 오후쯤 자문받고 있는 변호사에게 공유한다.”
-정부에서 복귀하라고 명령할 텐데. 아니면 병원이 복귀하라고 압박하지 않느냐.
“난 아직 그런 것을 받지 못했다. 주변 전공의 중에선 업무 불이행 등과 같은 확인서를 받았다고 했고 일부는 병원 측으로부터 압박받았다고 들었다. 그래도 복귀를 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무대응을 원칙으로 한다. 우리는 포기 하지 않는다. 현재 전공의들은 ‘보건복지부 업무 개시 명령’을 안 받으려고 모르는 번호의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정부가 잘못된 발표를 한다고?
“일례로 보건복지부가 사태 초반에 ‘성모병원 전공의들이 사직했다가 복귀했다’고 발표했었다. 근데 그것 모두 다 허위다. 사실 복귀를 아무도 안 했다. 정부가 처음 실사에 왔을 당시 흩어져서 근무하던 전공의들을 모두 불러 모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구두로 출근 여부를 체크했었다. 혹은 전자 차트 기록을 살펴서 로그인한 기록 본 뒤 접속한 기록 있으면 그걸 ‘복귀했다’로 봤다. 현장엔 복귀한 사람이 없었는데도.”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하나?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실 우리들은 그들을 우리의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 인력이 대거 늘어나도 10~15년 뒤에 일선에 투입될 텐데, 우리는 그들과 경쟁할 상대가 아니다. 의대 정원 증원이 핵심이 아니다.”
-그러면 왜 전공의들은 화가 났는가
“진짜 화나는 지점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다. 가뜩이나 의료시장은 붕괴하고 있는데, 정부가 의대 증원이 핵심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현재 문제를 개선할 대책을 가지고 와야 하는데, 의사를 악으로 몰아붙이며 본질을 흐린다.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잘못됐다.”
-지금 정부는 의사 면허 취소, 구속 수사 등 강하게 나오는데 두렵지 않은가.
“정부가 지지율이 낮으니까 총선용 카드로 꺼내 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최소 총선 전까지 사태가 해결 안 될 것으로 본다. 6개월 가지 않겠는가. 정부가 의사의 입장을 이해하고 일부 양보해야 협상이 되는데 그럴 여지를 안 준다.”
-경찰은 주동자들을 구속한다 했다.
“과거 파업은 의사협회장 등 위에서 주도했었다. 오히려 이번에는 지금 주도자들이 뭉그적거리고 있다. 지금의 사태는 밑에서 참여가 시작하는 소위 ‘바텀업’ 구조다. 일선 전공의들의 불만이 응집된 것이다. 그래서 경찰이 윗 선 몇 명을 잡아넣는다고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일선 전공의들은 전공의들의 대표들이 너무 뭉갠다고 본다. 경찰이 윗선 몇몇을 잡아가면 오히려 전공의들은 좋아할 수도 있다.”
- 파업에 참여 안 하고 싶은 전공의도 있다는데, 사직 대열에 참여 안하면 왕따 시키나?
“전혀 그렇지 않다. 실제 현장에는 파업에 반대한 전문의들이 일한다. 내가 일하는 병원도 약 90%가 사직대열에 참여했다. 반대로 10% 정도는 일한다는 것이다. 의사는 개인주의가 강해서 다른 동료를 참여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
- 의대 정원 증원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사법고시 제도가 폐지됐고, 로스쿨이 도입됐다. 변호사 수가 대거 늘면서 덩달아 법조 인력시장도 커졌다. 현재 법조 시장은 사시출신이 오히려 더 대접받는다. 몸값이 비싸다. 인력이 늘수록 시장이 커졌고 기존 출신들은 시장에서 ‘성골’ 처럼 대접 받는 실정이다. 법조 시장은 하방이 무너졌지만 반대로 상방도 올라갔다. 지금 의료 시장도 결국기존 출신들이 오히려 대접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전공의가 화난 포인트는 정부의 말도 안되는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도입이다. 지금 정부안대로라면 의료시장은 가만히 둬도 망할 것이다. ”
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