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증시 '갸웃'...체감 못하는 일본인
22일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거품 경제 시기에 찍었던 역대 최고치를 34년여만에 갈아치우자 23일 일본 언론은 환호하면서도 "주식 안하면 실감이 안난다", "해외 자금이 원동력"이라며 한계점을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증시 지수가 최고치를 돌파했지만, 고물가에 임금 상승은 정체되면서 시민들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일본 증시에 참여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제한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에서는 최근 증시의 고공행진에도 한국이나 미국처럼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 붐이 일지는 않았다. 오히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1980년대에는 전체 주식의 약 28%를 보유했던 개인투자자 비중이 2022년에는 18%로 줄어든 상황이다.

강세장을 이끈 주역은 외국인 투자자다. 일본 증시가 거품 붕괴로 바닥을 쳤다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힘입어 서서히 반등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장을 주도했다. 이들 비중은 1985년 7%에서 2022년 30% 수준으로 늘었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마찬가지라 산케이신문도 최고치 경신의 핵심 요인을 "해외 자금이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6일까지 7주 연속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를 보였다는 것이다.

엔화 약세로 상대적으로 저가 매입이 가능해져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당국이 주주가치 중심으로 경영하길 유도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일본 기업들의 매력이 상승한 측면도 있다.

실제로 닛케이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최근 주가수익비율(PER,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배율)은 16배 수준으로 34년 전의 46배보다 뚜렷이 개선됐다.

하지만 일본의 실물 경제는 닛케이지수와는 사뭇 다르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실질임금은 작년 12월까지 2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약세로 수입 물가가 상승한 데 따른 고물가 영향으로 개인소비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개인들에게 주가 상승 혜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만큼 "증시와 실물 경제의 괴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