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명학회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명학회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 사태 속에 열린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선배 의사들의 사과 행렬이 이어졌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명학회관에서 23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정영도 의과대학장은 "여기 계신 졸업생 여러분과 학부모님들께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축사를 시작했다.

정 학장은 "필수 의료라든지 지역 의료, 의사 수에 관해서 우리 의사 선배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졸업생들이 이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의사 일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신뢰를 얻지 못했다. 이런 부분들은 우리의 잘못이기 때문에 송구하고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정신 전남대병원장도 "학장님께서도 언급하셨지만 수년 전 필수 의료 부족 논의가 시작됐을 때 의료계에서 발 빠르게 합리적인 분석과 해법을 선제적으로 제시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전남대 의대는 졸업생 122명을 배출했다. 여느 해와 다르게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은 졸업 메달을 목에 걸고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이어갔다. 졸업생은 대부분 내달부터 전남대병원에 인턴으로 입사할 예정이었지만, 상당수가 전공의 집단 사직에 발맞춰 임용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병원에서는 본원과 분원 전체 전공의 319명 중 278명이 사직서를 냈다. 114명이 아직 복귀하지 않아 수술 건수와 입원실 가동률이 낮아지는 상황이다. 조선대병원도 전공의 142명 가운데 113명이 근무 이탈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시의사회는 오는 25일과 내달 3일 서울에서 열리는 궐기대회에 대거 참가할 방침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