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조정 속 수익률 고공행진…TCC스틸 급등 이유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TCC스틸, 올 들어 35% '상승'…작년 초 대비 7배 '급등'
원통형 배터리 수혜주…외부재 니켈도금강판 국내 독점 생산
실적 부진·내부자 매도·재무구조 악화는 유의해야
원통형 배터리 수혜주…외부재 니켈도금강판 국내 독점 생산
실적 부진·내부자 매도·재무구조 악화는 유의해야
2차전지주는 조정을 겪고 있지만 TCC스틸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TCC스틸은 원통형 배터리 케이스의 핵심 재료인 니켈도금강판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실적 부진·재무구조 악화 등은 변수로 꼽힌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CC스틸은 올해 들어 35% 급등했다. 작년 초 2차전지 광풍이 불기 전 1만원대 초반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주가는 7배 넘게 올랐다. 1년 전 2500억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은 2조814억원으로 불었다.
최근 TCC스틸 주가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 투자자다. 이들은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TCC스틸을 464억원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663억원 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TCC스틸을 매도한 개인은 평균 22.29% 수익률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이 증권사를 통해 TCC스틸에 투자한 8703명은 대부분은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71.7%로 높았다.
TCC스틸이 2차전지 관련주로 분류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59년 회사 설립 후 TCC스틸은 줄곧 식음료, 통조림, 페인트 등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캔을 생산해왔다. 현재도 매출 대부분이 여기서 나온다. 2019년엔 사명을 TCC동양에서 TCC스틸로 바꿨다.
니켈도금강판이 개발되며 상황은 달라졌다. TCC스틸은 2001년 국내 최초로 니켈도금강판을 개발했다. 2009년부터 원통형 배터리 케이스용 니켈도금강판을 가공업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런 경력 때문에 TCC스틸은 2차전지주로 묶였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에서 니켈도금강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게임 체인저'로 원통형 배터리가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TCC스틸의 기업가치도 뛰어올랐다. 원통형 배터리는 그간 각형이나 파우치형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제품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테슬라가 '4680 배터리(지름 46mm, 길이 80mm)'를 양산하며 한순간에 주류로 떠올랐다. 4680 배터리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는 다섯 배, 출력은 여섯 배 개선돼 전기차 주행거리를 최대 20%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BMW 등 여러 완성차 업체도 원통형 배터리 장착을 선언했다.
TCC스틸의 최종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이르면 올해 8월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서 4680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이 제품은 테슬라 등에 공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도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나섰으며 작년 충남 천안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했다. 이에 맞춰 TCC스틸은 니켈도금강판 생산능력을 연 20만t 수준으로 늘렸다.
원통형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도금강판 국내 시장은 TCC스틸이 독점하고 있다. 동국산업 등이 니켈도금강판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시제품은 출시되지 않았다. 한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도 니켈도금강판 업체는 몇 군데 있지만 품질은 TCC스틸이 앞서 있다"고 말했다.
주가는 기대감을 반영하며 급등했지만, 실적은 아직 부진하다. TCC스틸의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74.42% 줄었다. 매출액도 8.77% 감소한 624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철강 시황이 둔화하며 제품판매단가가 하락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며 "올해 니켈도금강판 관련 매출도 전방 업체의 수요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대주주의 친인척, 임직원 등 내부자의 물량도 꾸준히 시장에 풀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통상 대주주 및 특별관계자, 임원들이 주식을 매도할 때 투자자들은 '고점'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손봉락 TCC스틸 회장의 아내 김영경씨는 이달 16일과 19일 각각 6만236주와 2만9000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김씨가 손에 넣은 현금은 60억원에 달한다. 마찬가지로 손 회장의 친인척인 손재원씨도 이달 6~8일 사흘간 자신이 보유한 1만4881주를 모두 팔았다. 그 외 임원들도 주식 매도에 나서 작년 6월 23일 33.53%였던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지난 19일 32.17%로 줄었다.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3분기 기준 TCC스틸의 순차입금(차입금에서 현금을 제외한 금액)은 251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000억원가량 늘었다. 순차입금비율도 94.19%에서 133.77%로 뛰었다. 순차입금이 늘면 이자 부담이 커진다. 작년 8월 TCC스틸은 자사주 180억원어치를 해외 기관투자자에 매각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CC스틸은 올해 들어 35% 급등했다. 작년 초 2차전지 광풍이 불기 전 1만원대 초반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주가는 7배 넘게 올랐다. 1년 전 2500억원 수준이던 시가총액은 2조814억원으로 불었다.
최근 TCC스틸 주가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 투자자다. 이들은 올 들어 지난 22일까지 TCC스틸을 464억원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663억원 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TCC스틸을 매도한 개인은 평균 22.29% 수익률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이 증권사를 통해 TCC스틸에 투자한 8703명은 대부분은 평가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평균 수익률은 71.7%로 높았다.
TCC스틸이 2차전지 관련주로 분류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59년 회사 설립 후 TCC스틸은 줄곧 식음료, 통조림, 페인트 등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캔을 생산해왔다. 현재도 매출 대부분이 여기서 나온다. 2019년엔 사명을 TCC동양에서 TCC스틸로 바꿨다.
니켈도금강판이 개발되며 상황은 달라졌다. TCC스틸은 2001년 국내 최초로 니켈도금강판을 개발했다. 2009년부터 원통형 배터리 케이스용 니켈도금강판을 가공업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런 경력 때문에 TCC스틸은 2차전지주로 묶였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에서 니켈도금강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게임 체인저'로 원통형 배터리가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TCC스틸의 기업가치도 뛰어올랐다. 원통형 배터리는 그간 각형이나 파우치형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제품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테슬라가 '4680 배터리(지름 46mm, 길이 80mm)'를 양산하며 한순간에 주류로 떠올랐다. 4680 배터리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밀도는 다섯 배, 출력은 여섯 배 개선돼 전기차 주행거리를 최대 20%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BMW 등 여러 완성차 업체도 원통형 배터리 장착을 선언했다.
TCC스틸의 최종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이르면 올해 8월 충북 청주 오창공장에서 4680 배터리 양산에 나선다. 이 제품은 테슬라 등에 공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도 원통형 배터리 개발에 나섰으며 작년 충남 천안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했다. 이에 맞춰 TCC스틸은 니켈도금강판 생산능력을 연 20만t 수준으로 늘렸다.
원통형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도금강판 국내 시장은 TCC스틸이 독점하고 있다. 동국산업 등이 니켈도금강판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시제품은 출시되지 않았다. 한 2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도 니켈도금강판 업체는 몇 군데 있지만 품질은 TCC스틸이 앞서 있다"고 말했다.
주가는 기대감을 반영하며 급등했지만, 실적은 아직 부진하다. TCC스틸의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74.42% 줄었다. 매출액도 8.77% 감소한 624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철강 시황이 둔화하며 제품판매단가가 하락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며 "올해 니켈도금강판 관련 매출도 전방 업체의 수요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대주주의 친인척, 임직원 등 내부자의 물량도 꾸준히 시장에 풀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통상 대주주 및 특별관계자, 임원들이 주식을 매도할 때 투자자들은 '고점'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손봉락 TCC스틸 회장의 아내 김영경씨는 이달 16일과 19일 각각 6만236주와 2만9000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김씨가 손에 넣은 현금은 60억원에 달한다. 마찬가지로 손 회장의 친인척인 손재원씨도 이달 6~8일 사흘간 자신이 보유한 1만4881주를 모두 팔았다. 그 외 임원들도 주식 매도에 나서 작년 6월 23일 33.53%였던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지난 19일 32.17%로 줄었다.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3분기 기준 TCC스틸의 순차입금(차입금에서 현금을 제외한 금액)은 251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000억원가량 늘었다. 순차입금비율도 94.19%에서 133.77%로 뛰었다. 순차입금이 늘면 이자 부담이 커진다. 작년 8월 TCC스틸은 자사주 180억원어치를 해외 기관투자자에 매각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