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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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일제히 반등세를 보였다. 의대 증원 추진과 관련해 60대 이상 은퇴층이 크게 동요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2월 4주차 발표된 리얼미터·여론조사공정·전국지표조사(NBS)·한국갤럽 등 주요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월 1주차에 20%대까지 떨어졌던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34%로 30%대 중반까지 올라왔다. 부정률도 같은 기간 60% 초중반에서 한 달 만에 50% 중후반대로 떨어진 모양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긍정 평가자 중 그 이유로 '의대 정원 확대'를 지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2월 3주차에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 평가자 가운데 '의대 정원 확대'를 언급한 이들은 2%에 불과했는데 2월 4주차 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5.5% 전화조사원 인터뷰)에서는 9%로 급증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적으로 세부 연령대별, 직업별 지표에서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윤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세를 보인 배경에는 그간 주춤하던 60대와 은퇴층 지지율이 크게 회복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그래프=신현보 기자
그래프=신현보 기자
출처=한국갤럽
출처=한국갤럽
한국갤럽 연령대별 지표를 살펴보면 그간 윤 대통령 핵심 지지층 중 하나였던 60대는 지속되는 불경기와 이른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지난 1월부터 지지율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왔다. 오차범위 내 긍부정률이 교차하기도 했으나, 2월 3주차부터 다시 긍정률이 다소 앞서는 듯하더니 이번에는 56% 대 38%로 긍정률이 부정률을 크게 웃돌았다. 60대 지지율이 56%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1월 2주차(57%) 이후 최고치로,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제기되기 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실제 의대 증원 관련 조사에서도 정부 정책에 가장 큰 지지를 보낸 것이 60대이기도 하다. 이들은 이미 은퇴를 했거나, 당장 은퇴를 앞둔 입장에서 보건 정책에 대해서 다른 연령층보다 민감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지지율 상승 동력을 잃었던 직업별 카테고리 중 무직/은퇴/기타의 지지율도 2주째 긍정률이 오차범위 밖으로 부정률을 상회하고 있다. 전주에는 50% 대 37%로 격차가 13%포인트였는데, 2월 4주차에는 56% 대 29%로 27%포인트 격차로 벌어졌다.

최근 논란이 되는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에서 고령으로 인해 건강염려가 커지는 노인 인구가 윤 대통령 편에 서면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의료계와의 갈등으로 윤 대통령의 고령층 지지율은 보다 견고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지난 한 달 동안의 추이도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의대 정원 증원 추진 등 외교 순방까지 연기하며 민생을 챙기고 있는 것, 공천 시즌을 지나면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들이 줄어든 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리얼미터도 "의대 증원 추진 등 민생 중심 키워드를 일관되게 지속한 것이 지지율 강세의 주요 동인"이라고 평가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의대 정원 확대를 '총선용 기획쇼'라고 규정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국가 미래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의료 개혁' 관철 의지를 표명했다. 최근 그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참모진으로부터 의료계 집단행동 관련 보고를 받고 "지난 정부처럼 지나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환자 곁을 떠나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