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만들면 뭐하나"…운반선 '용선료' 10배 뛰자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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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만들어도 실어 나를 배가 없다.”
자동차운반선(PCTC) 용선료가 최근 10배 뛰었습니다. 국제 해양 환경 규제 강화와 중국 자동차 수출 물량 증가 때문입니다. 자동차운반선 건조 경험이 부족한 중국 조선사의 납기 지연은 용선료 고공 행진을 장기화할 전망입니다.
이에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 HMM은 자동차 운송사업부 매각 20년 만에 자동차운반선 7척을 신조 발주하고 다시 관련 사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세계 3위 자동차운반선사 현대글로비스는 단기 용선까지 긁어 모아 ‘110척 선대’로 확대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나섰습니다. 자동차운반선 산업생태계를 살펴봤습니다.
폐선된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작년부터 시행한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 기준을 맞추지 못할 것이 예상됐던 저효율 선박들입니다. 내년부터 선령 30년 안팎의 자동차운반선이 대거 폐선되는 것은 글로벌 선박 공급 부족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듭니다. 해운업계에서는 2027년까지 116척의 노후 선박이 폐선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 증가는 자동차운반선 수요를 키웠습니다. 작년 중국은 자동차를 491만대 수출했습니다. 전년 대비 58% 증가했습니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이 됐습니다. 계열사 포함 125척 규모 선대를 운용하는 세계 1위 자동차운반선사 왈레니우스윌헴슨(WW)은 “작년 4분기 중국에서 유럽으로 오는 전기차 물량만 전년 동기 대비 17.7%나 증가했다”며 이런 변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자국 내 수요 둔화로 쌓이는 재고 전기차를 수출로 돌리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 리서치는 중국 전기차 생산량이 내후년까지 500만대 가량 늘어나는 반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370만대 증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중국 최대 전기차회사 BYD는 유럽 수출을 위한 자동차운반선 7척을 자체 도입할 계획까지 하고 있습니다.
중국 조선사의 자동차운반선 건조 경험 부족은 사태를 장기화할 전망입니다. 대규모 폐선을 앞두고 세계 주요 자동차운반선사는 누적 188척(작년 말 기준)을 발주했습니다. 이중 60%가 넘는 132척은 중국 5개 조선사(CM진링조선·CM중공업·국제광저우조선·상하이조선·옌타이CIMC)가 수주했습니다.
그러나 해운업계에선 중국 5개 조선사가 예정된 납기 일정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합니다. 2012년 이후 중국 5개 조선사의 자동차운반선 완공 실적이 모두 합쳐도 15척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토퍼센 WW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통상 조선사가 생소한 분야에 진입하면 선박 인도가 지연되곤 한다”며 “올해 예정됐던 선박 인도가 대부분 내년 이후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를 활용해 현대차그룹 외 비계열사 물량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며 수익 다각화를 추진합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올해부터 유럽과 미국 자동차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유럽~북미, 남미 동안~남미 서안, 유럽~중동 항로 등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진원 기자
자동차운반선(PCTC) 용선료가 최근 10배 뛰었습니다. 국제 해양 환경 규제 강화와 중국 자동차 수출 물량 증가 때문입니다. 자동차운반선 건조 경험이 부족한 중국 조선사의 납기 지연은 용선료 고공 행진을 장기화할 전망입니다.
이에 국내 1위 컨테이너선사 HMM은 자동차 운송사업부 매각 20년 만에 자동차운반선 7척을 신조 발주하고 다시 관련 사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세계 3위 자동차운반선사 현대글로비스는 단기 용선까지 긁어 모아 ‘110척 선대’로 확대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나섰습니다. 자동차운반선 산업생태계를 살펴봤습니다.
하루 용선료, 1만2625→11만5000달러
24일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6500CEU(1CEU=차량 1대를 운반할 수 있는 공간)급 자동차운반선을 하루 쓰는 데 들어가는 비용(용선료)은 올해 평균(1·2월) 11만5000달러(약 1억5364만원)로 작년 평균(7만2167달러) 대비 59% 급등했습니다. 2021년(1만2625달러)과 비교하면 10배, 2022년(2만5583달러)과 비교하면 5배 올랐습니다. 해운업계는 자동차운반선 용선료가 당분간 현재 수준에서 유지되거나 추가로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자동차운반선 용선료가 오르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먼저 해양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한 자동차운반선 공급 부족입니다. 전 세계 770여 척의 자동차운반선 중 49척이 2019년 이후 폐선됐습니다. 새로 인도된 자동차운반선들이 있지만 현재 전 세계 자동차운반선은 750여척 가량에 불과합니다.폐선된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가 작년부터 시행한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 기준을 맞추지 못할 것이 예상됐던 저효율 선박들입니다. 내년부터 선령 30년 안팎의 자동차운반선이 대거 폐선되는 것은 글로벌 선박 공급 부족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듭니다. 해운업계에서는 2027년까지 116척의 노후 선박이 폐선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중국의 자동차 수출 증가는 자동차운반선 수요를 키웠습니다. 작년 중국은 자동차를 491만대 수출했습니다. 전년 대비 58% 증가했습니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수출국이 됐습니다. 계열사 포함 125척 규모 선대를 운용하는 세계 1위 자동차운반선사 왈레니우스윌헴슨(WW)은 “작년 4분기 중국에서 유럽으로 오는 전기차 물량만 전년 동기 대비 17.7%나 증가했다”며 이런 변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자국 내 수요 둔화로 쌓이는 재고 전기차를 수출로 돌리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 리서치는 중국 전기차 생산량이 내후년까지 500만대 가량 늘어나는 반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370만대 증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중국 최대 전기차회사 BYD는 유럽 수출을 위한 자동차운반선 7척을 자체 도입할 계획까지 하고 있습니다.
중국 조선사의 자동차운반선 건조 경험 부족은 사태를 장기화할 전망입니다. 대규모 폐선을 앞두고 세계 주요 자동차운반선사는 누적 188척(작년 말 기준)을 발주했습니다. 이중 60%가 넘는 132척은 중국 5개 조선사(CM진링조선·CM중공업·국제광저우조선·상하이조선·옌타이CIMC)가 수주했습니다.
그러나 해운업계에선 중국 5개 조선사가 예정된 납기 일정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합니다. 2012년 이후 중국 5개 조선사의 자동차운반선 완공 실적이 모두 합쳐도 15척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토퍼센 WW 대표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통상 조선사가 생소한 분야에 진입하면 선박 인도가 지연되곤 한다”며 “올해 예정됐던 선박 인도가 대부분 내년 이후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HMM·글로비스, 사업 재개 및 강화
자동차운반선 용선료가 뛰자 HMM은 작년말까지 총 7척의 자동차운반선을 신조 발주했습니다. 20년 만의 자동차운반선 사업 재개입니다. 현대상선 시절 유동성 위기를 겪던 HMM은 2002년 자동차 운송사업부를 유코카캐리어스에 1조500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WW와 현대자동차그룹이 80 대 20 비율로 출자해 세운 회사입니다. 현재 유코카캐리어스는 50척 안팎의 자동차운반선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HMM이 새로 발주한 자동차운반선은 세계 3위 자동차운반선사인 현대글로비스가 빌려서 운용할 예정입니다. 2026년 1분기 이후 순차적으로 인도될 전망입니다. 현재 87척의 자동차운반선대를 운영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중단기 용선 물량을 추가로 확보해 2027년까지 110척 규모 선대로 확대 운영할 계획입니다.현대글로비스는 이를 활용해 현대차그룹 외 비계열사 물량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며 수익 다각화를 추진합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올해부터 유럽과 미국 자동차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유럽~북미, 남미 동안~남미 서안, 유럽~중동 항로 등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