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연기에 반대 시위로 혼란…"내주 국민대화서 대선일 결정"
세네갈 대통령, 대선 미루고 임기 연장하려다 "원래대로"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이 연기된 대선 일정과 무관하게 자신은 예정대로 4월 2일 퇴임한다고 밝혔다고 현지 일간지 르솔레이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살 대통령은 전날 밤 국영TV 기자회견에서 "오늘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대통령으로서의 내 임무는 4월 2일에 끝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 논쟁이 명확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갑작스러운 대선 연기가 임기를 연장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새로운 대선일은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후보자들이 참여하는 국민대화가 26∼27일 열린다며 "국민대화에서 새 선거일을 정하고 선거를 치를 때까지 세네갈을 어떻게 통치할지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대화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바로 (새 대선) 날짜를 포고할 것"이라며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헌법위원회에 이 문제를 회부하겠다"라고 밝혔다.

살 대통령은 애초 이달 25일로 예정된 대선을 3주가량 앞둔 지난 3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대선 불출마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돌연 대선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세네갈 의회도 이틀 뒤 대선을 12월 15일로 연기하고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살 대통령을 유임시키는 법안을 의결했다.

이후 세네갈에서는 대선 연기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고 경찰의 강경 진압 과정에서 시위자 3명이 숨지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이에 헌법위원회는 지난 15일 대통령과 의회의 대선 연기와 대통령 임기 연장을 위헌으로 결정하고 당국에 조속한 대선 실시를 요구했다.

살 대통령은 헌법위원회의 위헌 결정 이튿날 "대선 조직을 위해 필요한 협의에 지체 없이 나설 것"이라며 헌법위원회의 결정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새 대선일이 4월2일 이후가 되고 살 대통령이 퇴임 약속을 지킨다면 대통령이 공석이 된다.

세네갈 헌법은 대통령이 공석이 될 경우 국회의장이 권한을 대행하며 90일 이내에 새로운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