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인간 관계의 시작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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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관심을 끊겠다.
영업 회사에 근무하는 연구개발직 A과장의 일은 제품개발이다.
매일 기존 제품의 기능을 뛰어넘는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높다.
CEO는 기존 제품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완전히 격이 다른 회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과장이 일을 하며 힘든 것은 제품 개발보다는 영업부서의 지나친 요청 때문이다.
고객들의 불만 또는 요구라며 수시로 추가 기능, 되지 않는 이유, 심지어 제품 수명과 가격 산정 이유를 묻는다. 영업 회사이기 때문에 타 부서는 영업을 전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반대로 연구개발 제품을 시판하기에 앞서 고객 요구 조사 또는 경쟁 회사의 자료 요청을 하면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무시되거나 항상 지연된다.
A과장은 금년 하반기 시판을 목적으로 시제품을 개발했다. 연구개발본부장은 “사전 영업에 요청하여 시장과 고객 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시판할 것이니 신속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A과장은 영업팀장을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하니 지금 영업이 비상 상황이라 힘들고 다음 달 상황을 보고 조치하겠다고 한다. A과장은 하반기 시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실행을 부탁한다고 하며 본부장에게 실상을 보고했다.
본부장은 지금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데 일을 그렇게 처리하냐며 직접 영업 본부장에게 요청했고, 영업본부장은 알았다며 영업팀장에게 요청하겠으니 영업팀장과 이야기하라고 한다. A과장이 다시 영업팀장을 찾아가니 바쁘다고 했는데, 그것을 위 상사에 말해 일을 이렇게 힘들게 하냐며 화를 낸다. 알았다고 하지만 실행하지 않고, 연구개발 본부장은 내가 그렇게 도와줬는데 왜 이렇게 결과가 나오지 않냐 질책한다.
마침 영업팀의 B대리가 기존 제품에 대한 고객 불만사항을 전하며 빠른 해결방안을 요청한다. 어떻게 하겠는가?
회사 일을 하며 감정으로 하면 곤란하다. 전사적 관점에서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우선하는 생각과 행동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 일도 사람이 하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쌓인 감정을 무시할 수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 자체가 쌓이지 않도록 상호 배려하고 협업하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이익만 생각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어렵고 힘든 일은 피하고,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이익이 없으면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어떻게 될까? 본인은 계속 주기만 하고, 상대는 받으려고만 하고 주지 않으면, 변함없이 주기만 하는 부서와 담당자가 있을까?
어떻게 사내 관계를 가져갈 것인가?
A회사는 평가 항목에 협업이 있다. 가중치도 20점이다. 부서간 협업을 그만큼 중요시 한다.
업무 프로세스 상 밀접한 5부서를 정해 다면 평가로 진행한다. 대부분 좋은 평가를 하지만, 반드시 좋은 점과 개선점을 작성하고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야 한다. 관대화 경향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사례 중심으로 계량화해야 한다.
B회사는 사내 한마음 소통 창구를 운영한다. 소통이나 협업을 잘한 부서를 칭찬하고, 안된 조직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을 적고 협조를 요청하는 제도이다.
인사부서는 많은 칭찬을 받은 조직과 협조가 안되는 조직을 정리하여 조직 평가에 반영한다.
이러한 평가를 통한 소통 활성화는 한계가 있다. 이 보다는 좀 더 전략적이며 감성적인 문화적 접근이 더 효과적이다.
첫째, 인간 관계에 대한 교육과 그라운드 룰을 통한 한 방향 정렬이다.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아는 직원도 많지 않다.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항상 우선순위에 밀려 업무 중심적으로 대하게 된다.
기본부터 갖추어야 한다. 신입사원 교육부터 모든 승격자 교육 등 사내 집합 교육, 조직장에 의한 회의 등에 인간 관계 기법이나 강조 사항이 전달되고 내재화되도록 해야 한다. 조직 내 그라운드 룰이 있어 반드시 이것만큼은 지키도록 가져가야 한다.
둘째, ‘칭찬합시다’ 등 긍정과 강점 강화 전략의 지속적 홍보이다.
협업이나 칭찬할 만한 언행을 한 조직이나 개인을 칭찬하는 방을 만들어 칭찬을 받은 조직이나 개인에 대해 적지만 의미 있는 보상을 하는 등 지속적 홍보를 진행하는 것이다. 누군가 자신이 한 언행에 대해 기억하고 칭찬해 주면 더욱 주도적으로 유사한 언행을 하게 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셋째, 추진 조직 및 담당자 지정이다.
전 조직과 구성원이 ‘누군가 알아서 하겠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이는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지속적 협업 문화가 조직과 구성원에게 깊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추진 조직과 담당자가 있어야 한다. 방향이나 전략, 원칙이나 제도 등의 기초를 다지고, 교육과 홍보하며, 진단하여 현실 기반의 보고, 칭찬,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조직과 담당자가 정해져 있어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야 한다.
하나의 바람직한 마음가짐과 언행이 정착되기까지는 수 많은 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이 발생한다. 인내의 시간을 지나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면 어느 순간 굳건한 토양이 마련된다. 협업 역시 모두가 원하는 모습이라면 그만큼 관심을 갖고 인내하고 노력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영업 회사에 근무하는 연구개발직 A과장의 일은 제품개발이다.
매일 기존 제품의 기능을 뛰어넘는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높다.
CEO는 기존 제품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완전히 격이 다른 회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과장이 일을 하며 힘든 것은 제품 개발보다는 영업부서의 지나친 요청 때문이다.
고객들의 불만 또는 요구라며 수시로 추가 기능, 되지 않는 이유, 심지어 제품 수명과 가격 산정 이유를 묻는다. 영업 회사이기 때문에 타 부서는 영업을 전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반대로 연구개발 제품을 시판하기에 앞서 고객 요구 조사 또는 경쟁 회사의 자료 요청을 하면 업무가 바쁘다는 이유로 무시되거나 항상 지연된다.
A과장은 금년 하반기 시판을 목적으로 시제품을 개발했다. 연구개발본부장은 “사전 영업에 요청하여 시장과 고객 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시판할 것이니 신속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A과장은 영업팀장을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하니 지금 영업이 비상 상황이라 힘들고 다음 달 상황을 보고 조치하겠다고 한다. A과장은 하반기 시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속한 실행을 부탁한다고 하며 본부장에게 실상을 보고했다.
본부장은 지금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데 일을 그렇게 처리하냐며 직접 영업 본부장에게 요청했고, 영업본부장은 알았다며 영업팀장에게 요청하겠으니 영업팀장과 이야기하라고 한다. A과장이 다시 영업팀장을 찾아가니 바쁘다고 했는데, 그것을 위 상사에 말해 일을 이렇게 힘들게 하냐며 화를 낸다. 알았다고 하지만 실행하지 않고, 연구개발 본부장은 내가 그렇게 도와줬는데 왜 이렇게 결과가 나오지 않냐 질책한다.
마침 영업팀의 B대리가 기존 제품에 대한 고객 불만사항을 전하며 빠른 해결방안을 요청한다. 어떻게 하겠는가?
회사 일을 하며 감정으로 하면 곤란하다. 전사적 관점에서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우선하는 생각과 행동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 일도 사람이 하기 때문에, 일을 하면서 쌓인 감정을 무시할 수는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 자체가 쌓이지 않도록 상호 배려하고 협업하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성과를 이어가야 한다. 서로가 서로의 이익만 생각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어렵고 힘든 일은 피하고,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이익이 없으면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어떻게 될까? 본인은 계속 주기만 하고, 상대는 받으려고만 하고 주지 않으면, 변함없이 주기만 하는 부서와 담당자가 있을까?
어떻게 사내 관계를 가져갈 것인가?
A회사는 평가 항목에 협업이 있다. 가중치도 20점이다. 부서간 협업을 그만큼 중요시 한다.
업무 프로세스 상 밀접한 5부서를 정해 다면 평가로 진행한다. 대부분 좋은 평가를 하지만, 반드시 좋은 점과 개선점을 작성하고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야 한다. 관대화 경향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사례 중심으로 계량화해야 한다.
B회사는 사내 한마음 소통 창구를 운영한다. 소통이나 협업을 잘한 부서를 칭찬하고, 안된 조직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을 적고 협조를 요청하는 제도이다.
인사부서는 많은 칭찬을 받은 조직과 협조가 안되는 조직을 정리하여 조직 평가에 반영한다.
이러한 평가를 통한 소통 활성화는 한계가 있다. 이 보다는 좀 더 전략적이며 감성적인 문화적 접근이 더 효과적이다.
첫째, 인간 관계에 대한 교육과 그라운드 룰을 통한 한 방향 정렬이다.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아는 직원도 많지 않다.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항상 우선순위에 밀려 업무 중심적으로 대하게 된다.
기본부터 갖추어야 한다. 신입사원 교육부터 모든 승격자 교육 등 사내 집합 교육, 조직장에 의한 회의 등에 인간 관계 기법이나 강조 사항이 전달되고 내재화되도록 해야 한다. 조직 내 그라운드 룰이 있어 반드시 이것만큼은 지키도록 가져가야 한다.
둘째, ‘칭찬합시다’ 등 긍정과 강점 강화 전략의 지속적 홍보이다.
협업이나 칭찬할 만한 언행을 한 조직이나 개인을 칭찬하는 방을 만들어 칭찬을 받은 조직이나 개인에 대해 적지만 의미 있는 보상을 하는 등 지속적 홍보를 진행하는 것이다. 누군가 자신이 한 언행에 대해 기억하고 칭찬해 주면 더욱 주도적으로 유사한 언행을 하게 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셋째, 추진 조직 및 담당자 지정이다.
전 조직과 구성원이 ‘누군가 알아서 하겠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이는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지속적 협업 문화가 조직과 구성원에게 깊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추진 조직과 담당자가 있어야 한다. 방향이나 전략, 원칙이나 제도 등의 기초를 다지고, 교육과 홍보하며, 진단하여 현실 기반의 보고, 칭찬,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조직과 담당자가 정해져 있어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야 한다.
하나의 바람직한 마음가짐과 언행이 정착되기까지는 수 많은 노력과 시간 그리고 비용이 발생한다. 인내의 시간을 지나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추진되면 어느 순간 굳건한 토양이 마련된다. 협업 역시 모두가 원하는 모습이라면 그만큼 관심을 갖고 인내하고 노력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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