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너무 미흡" 서울 보신각 앞에서 대책 촉구
세상 등진 전세사기 피해자 1주기 추모제…"피해회복 전혀안돼"
인천에서 2천채가 넘는 주택을 보유하며 전세 사기를 벌인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피해자의 1주기를 앞두고 24일 서울 도심에서 추모제가 열렸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추모제를 열고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현실에 희생자들의 유언이 헛되지 않도록 이렇게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안상미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지난해 5월 통과한) 전세사기특별법은 너무나 미흡하고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며 "제대로 된 지원과 제도가 나오지 않는 이상 우리는 또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보신각에서 정부서울청사까지 약 1.3㎞를 행진했다.

주최 측 추산 250여명이 추모제에 참가했다.

2천708채의 주택을 보유하며 148억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건축왕' 남모(62)씨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피해자 A씨는 지난해 2월 28일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유서에는 '(전세 사기 관련) 정부 대책이 굉장히 실망스럽고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등 20∼30대 피해자 4명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가 이어져 교통 정체가 이어졌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윤석열 대통령 '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주최 측 추산 약 200명이 모여 정부서울청사 앞까지 행진했다.

서울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서울 도심의 차량 진행 속도는 13.7㎞/h로 떨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