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문턱 '넘사벽'…이번주부터 대출한도 대폭 축소
이번주부터 은행권이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처음으로 적용,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26일부터 일제히 새로 취급하는 주택담보(오피스텔 포함) 가계대출의 DSR을 '스트레스 금리' 기준으로 산출한다.

DSR은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해당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은행권의 경우 대출자의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 안에서만 대출을 내줄 수 있다.

26일부터 시작되는 이른바 '스트레스 DSR' 체계에서는 실제 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 폭까지 더한 더 높은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따진다. 기존에는 현재 실제 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산정했다.

여기에 최근 시중은행의 인위적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금융 소비자가 체감하는 대출 창구는 계속 좁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28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0.30%p 올릴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각 0.05∼0.20%p 인상했다.

은행들이 코픽스(COFIX)나 은행채 등 지표금리 흐름과 상관없이 가산금리를 더하거나 우대금리를 깎아 금리를 올리는 것은,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갈아타기 대출' 유치 경쟁 등으로 연초부터 가계대출이 적지 않게 불어났고, 이로 인한 금융 당국의 압박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2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1천303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말(695조3천143억원)보다는 1천840억원 줄었지만, 작년 말(692조4천94억원)과 비교하면 2조7천209억원(0.39%) 늘었다.

주택담보대출(535조6천308억원)의 경우 1월 말(543조3천251억원)보다 1조3천57억원 많고, 지난해 말(529조8천922억원) 이후 불과 한 달 20여일 사이 5조7천386억원(1.08%) 더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추세는 아니지만, 주요 시중은행의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인 1.5∼2%를 고려하면 증가 속도가 빠른 것도 사실"이라며 "대환대출 경쟁 과정에서 금리를 낮춘 은행들이 다시 올리고, 이번주부터 스트레스 DSR까지 적용되면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다소 더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