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담당자라면 비 오지 않는 날에 장화를 팔 수 있을 정도로 최고의 마케팅 ‘덕후’가 돼야 합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이 신입사원들에게 자기 업무 분야에서 덕후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덕후는 일본어 ‘오타쿠(御宅)’를 우리말로 변용한 단어로, 특정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식견을 지닌 사람을 뜻한다.

26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인재개발원 신세계남산에서 열린 신입사원 그룹 입문 교육 수료식에 참석해 ‘고객·태도·덕후’ 3개 키워드를 강조했다.

그는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회사가 전문가보다는 제너럴리스트를 키우는 데 집중했지만 이제 인재상이 바뀌었다”며 “덕후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최대한 깊이 파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전문성을 갖출 때 회사는 물론 개인의 경쟁력도 올라간다는 조언이다.

“고객 입장에서 한 단계 더 깊이 분석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도 했다. 과거엔 친절한 서비스만으로 차별화할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고객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충족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정 부회장의 생각이다. 이는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한 클릭의 격차(one less click)’와도 맞닿아 있다. 고객들이 ‘클릭 한 번을 덜 해도 되는’ 간편한 서비스로 본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다.

태도와 관련해선 “계속 성장하는 사람과 지금 자리에 머무르는 사람, 오히려 후퇴하는 사람의 차이는 결국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며 “각자 업무에 걸맞은 인성과 태도를 갖추고 치열하게 임해달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거의 매년 신입사원 교육 행사는 물론 채용 면접에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그룹 공개채용 전형의 최종 면접관으로 나서 100여 명 신입사원의 자질과 역량을 평가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