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의료 현장을 떠난 지 1주일이 지나며 전국 각지에서 ‘응급실 뺑뺑이’ 등 진료 지연 사태가 잇따랐다.

현장에 남은 의료진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의사는 공개 석상에서 ‘의료대란을 입증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국민과의 시각차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대형병원에서는 암 환자가 장시간 응급실에 대기하는 경우도 나왔다. 서울대병원에서는 26일 췌장암 말기 환자가 40도 이상 고열로 응급실에 왔는데 7~8시간을 대기했고 암병동 입원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이 병원 응급실에는 원래 의사 10명이 근무했는데, 현재는 2명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이탈이 길어지자 남은 의료진은 극심한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 현장 상황이 심각하지만 정진행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의료대란이) 뭐가 빚어졌는지 증명하라”며 “국민 중 응급실 못 가는 분 계시느냐”고 했다. 의료대란이 일어났다고 부추기는 정부와 언론이 잘못 판단하고 있다는 취지다. 시민사회는 의료현장 복귀를 요구하고 있다.

오현아/안정훈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