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전임의 절반 계약종료 되면 사실상 병원 마비
거점국립대병원 교수 "전임의 떠나면 3월부터 진짜 위기"
"진짜 위기는 계약 종료로 전임의들이 병원을 떠나야 하는 3월부터 찾아오고 사실상 병원 운영이 마비될 것이다"
의대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이탈한 병원 현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거점국립대 전남대병원 A교수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공의 공백을 메워 온 전임의들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3월 이후 병원 상황을 크게 우려했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본원과 분원 전체 319명 전공의 중 278명이 사직서를 냈고, 115명이 불이행확인서를 받고도 복귀하지 않았다.

전남대병원은 교수 320명, 전임의(펠로우) 120명 등 440명을 모두 투입해 병원을 비상 운영하고 있다.

전임의 100여명이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상황인데, 현 상황에서 병원의 버팀목이었던 전임의 절반가량의 계약기간이 이달로 모두 끝나 다음달부터 병원을 떠나야 하다.

기존 2년 차 전임의 대부분은 사직하고 개원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가고, 4년차 차 전공의(레지던트) 52명이 올해 3월부터 그 빈자리에서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규 전임의들인 4년차 전공의들이 이번 주부터 임용포기서를 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최악의 경우 3월부터는 전임의 절반가량이 한꺼번에 비게 된다.

전남대병원은 전공의 이탈 사태로 수술은 30%, 일반병실 가동률은 50%가량 감소했는데, 전임의까지 절반가량 빠져나가면 이마저도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에 부닥친다.

A 교수는 "전임의마저 나가면 비상 진료 방안조차 수립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른다"며 "의료진 숫자가 많은 수도권 '빅5' 병원보다 의료여건이 열악한 지방 상급종합병원이 더 상황이 힘들어 먼저 무너질 것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정부와 의사들이 서로 강 대 강으로 맞붙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양측이 이른 시일 안에,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은 조선대병원도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주 전임의 임용예정자 14명 중 12명이 임용포기 의사를 병원에 밝혔고, 병원을 떠나기로 한 2년 차 이상 전임의 대부분도 3월부터 출근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공의 이탈사태 이후 병원에 남은 잔류 의료진의 피로도도 쌓여 가고 있어 이로 인한 부작용도 가시화되고 있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일부 중환자실 전문의들이 피로감에 '번 아웃'을 호소해, 이탈 전공의 일부가 환자를 보살피기 위해 복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지역 2차 종합병원도 3차 병원인 전남대·조선대병원에서 수술받지 못한 환자들이 몰리면서 평소 대비 수술 건수가 2배가량 늘었고, 일부 야간 수술까지 하고 있다.

한 병원 전문의는 "병원 교수들의 집단행동은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정부가 강경 기조로 제자들인 전공의들의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함께 행동에 나설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