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싼 철광석 쓸어간다" 불만에…인도, 수출관세 부활 검토 [원자재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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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개월만에 印 수출관세 부활 검토
지난달 철광석 수출량 3년만에 최대치
"수출 안막으면 사업 무너져" 印 철강업 호소
철광석 가격은 재고 증가로 3개월만에 최저
세계 4위 철광석 생산국인 인도가 저급 철광석에 대한 수출관세 부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저렴한 인도산 철광석을 쓸어담자 인도 국내 업체들이 원성을 쏟아내면서다. 국제 철광석·철강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인도 소규모 철강 생산업체들이 정부에 철광석 수출을 억제할 것을 요청하자, 정부가 저급 철광석 수출관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인도에서 생산된 철광석의 97%가 중국에 수출됐다.
인도가 철광석 수출관세를 부과할 경우 원자재 시장에서 인도산 철광석 공급이 줄어들고 국제 철광석 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
인도는 2022년 5월 철분 함량이 58% 미만인 저급 철광석과 철광석 펠릿(철광석을 압축해 만든 작은 덩어리)에 대한 수출관세를 각각 50%, 45% 부과했다. 수출량이 절반으로 급감하자 같은해 11월부터는 이 조치를 원 상태로 복원하고 무관세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수출관세 부활을 검토하는 것은 철광석 수출이 급증하며 국내 철강 생산업체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 철광석 수출량은 486만t(톤)으로 2021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철광석 수출량은 전년 대비 170% 증가한 4400만t으로 집계됐다.
춘절 연휴 전 중국 철강 업체들이 철광석을 대량으로 재입고하고 부동산 경기도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대중국 수출이 급증했다. 특히 호주 등 다른 생산국의 철강이 고급·고가인데 반해 인도산 저급 철광석은 가격이 저렴해 정제 마진이 낮은 제철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차티스가르 스폰지 철 제조협회의 아닐 나크라니 회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부에 모든 형태의 철광석 수출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중국의 철강 산업은 가동되고 우리 산업은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광산업체들은 수출관세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인도광물산업연맹(FIMI)은 철강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철광석과 펠릿의 수출을 금지·제한하는 어떠한 제안도 고려하지 말고 이들 제품에 대한 수출관세가 없는 현상 유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수출되는 저급 철광석은 자국 내에서 널리 소비되지 않는 게 FIMI의 주장이다.
한편 이날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철광석 5월물은 전거래일보다 3.21% 하락한 t당 875위안(약 16만원)에 거래됐다. 약 4개월만에 최저치다. 싱가포르거래소에서도 철광석 3월물은 3.41% 하락한 t당 115.95달러(약 15만4000원)로 3개월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중국 주요 항구에서 철광석 재고가 증가했다"라며 "서호주 항구를 위협하는 사이클론이 철광석 허브에서 멀어지면서 공급 우려도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철강 시장조사업체 스틸홈에 따르면 주요 중국 항구의 지난 주 철광석 재고량은 전주 대비 2.1% 증가한 1억3310만t으로 집계됐다. 2023년 4월 이후 최고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지난달 철광석 수출량 3년만에 최대치
"수출 안막으면 사업 무너져" 印 철강업 호소
철광석 가격은 재고 증가로 3개월만에 최저
세계 4위 철광석 생산국인 인도가 저급 철광석에 대한 수출관세 부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저렴한 인도산 철광석을 쓸어담자 인도 국내 업체들이 원성을 쏟아내면서다. 국제 철광석·철강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인도 소규모 철강 생산업체들이 정부에 철광석 수출을 억제할 것을 요청하자, 정부가 저급 철광석 수출관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인도에서 생산된 철광석의 97%가 중국에 수출됐다.
인도가 철광석 수출관세를 부과할 경우 원자재 시장에서 인도산 철광석 공급이 줄어들고 국제 철광석 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
인도는 2022년 5월 철분 함량이 58% 미만인 저급 철광석과 철광석 펠릿(철광석을 압축해 만든 작은 덩어리)에 대한 수출관세를 각각 50%, 45% 부과했다. 수출량이 절반으로 급감하자 같은해 11월부터는 이 조치를 원 상태로 복원하고 무관세 수출을 허용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수출관세 부활을 검토하는 것은 철광석 수출이 급증하며 국내 철강 생산업체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 철광석 수출량은 486만t(톤)으로 2021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철광석 수출량은 전년 대비 170% 증가한 4400만t으로 집계됐다.
춘절 연휴 전 중국 철강 업체들이 철광석을 대량으로 재입고하고 부동산 경기도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대중국 수출이 급증했다. 특히 호주 등 다른 생산국의 철강이 고급·고가인데 반해 인도산 저급 철광석은 가격이 저렴해 정제 마진이 낮은 제철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차티스가르 스폰지 철 제조협회의 아닐 나크라니 회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정부에 모든 형태의 철광석 수출을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중국의 철강 산업은 가동되고 우리 산업은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광산업체들은 수출관세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인도광물산업연맹(FIMI)은 철강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철광석과 펠릿의 수출을 금지·제한하는 어떠한 제안도 고려하지 말고 이들 제품에 대한 수출관세가 없는 현상 유지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수출되는 저급 철광석은 자국 내에서 널리 소비되지 않는 게 FIMI의 주장이다.
한편 이날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서 철광석 5월물은 전거래일보다 3.21% 하락한 t당 875위안(약 16만원)에 거래됐다. 약 4개월만에 최저치다. 싱가포르거래소에서도 철광석 3월물은 3.41% 하락한 t당 115.95달러(약 15만4000원)로 3개월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중국 주요 항구에서 철광석 재고가 증가했다"라며 "서호주 항구를 위협하는 사이클론이 철광석 허브에서 멀어지면서 공급 우려도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철강 시장조사업체 스틸홈에 따르면 주요 중국 항구의 지난 주 철광석 재고량은 전주 대비 2.1% 증가한 1억3310만t으로 집계됐다. 2023년 4월 이후 최고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