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기자회견…지역·필수의료 의사 배치 계획 담보된 의대 증원 촉구
"병원장, 전공의 집단행동 방관" 비판도…"간호사·환자 보호책 내놔야"
서울대병원 노조 "공공병원 2배로 늘리고 공공의대 설립해야"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의대 증원으로 늘어난 의사 인력이 필수의료와 지역에 배치되도록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27일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필수·지역·공공의료 강화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현재 5%밖에 되지 않는 공공병원을 2배 이상 확대하고 공공의대를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에는 의사를 어떻게 늘리고 어디에 배치할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보이지 않는다"며 "공공의대 확대, 지역의사제 도입, 공공병상 확충 등 공공의료 강화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의사 부족 문제로 야기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견에서 발언자로 나선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정부의 방책대로라면 더 많은 의사가 피부미용을 하거나 비급여 돈벌이를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선거용 포퓰리즘이자 시장의료를 고착할 의대 증원이 아닌 공공성이 담보된 의대 증원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노조는 또 서울대병원이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태석 서울대병원 노조 분회장은 "전공의가 빠진 의료공백 상태에서 병원은 의사 업무를 간호사 등 병원 노동자에게 전가하며 불법 의료행위를 조장하고 있어 의료사고 위험성이 예상될 수 있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에게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으나 단 한마디 말도 없었다"며 "김 병원장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혀놓고 전공의들의 명분없는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철저히 뒤에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 대신 의사 업무를 대신하느라 간호사들이 불법의료행위에 노출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보라매병원 간호사인 현재호 씨는 이날 회견에서 "간호사들은 기관지 깊숙한 곳의 가래를 끄집어내 검사하고, 시술이 필요한 욕창 관리도 도맡아 한다.

출혈 위험이 높아 의사가 해온 도관 제거나 세척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업무에 책임자 없이 내던져졌다.

정부는 간호사들이 무법 지대에 던져지지 않고 보호받을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