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일자리 부족으로 저출생 심화...KDI "기업 스케일업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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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 보고서 발표
대기업 일자리로 대변되는 좋은 일자리의 부족으로 저출생과 수도권 집중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기업의 규모화(scale-up)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7일 발간한 KDI 포커스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업체 규모별로 파악할 때 우리나라는 25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일자리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낮다.
이 비중이 우리나라에서는 14%인 데 반해 독일에서는 41%에 달하며, 스웨덴(44%), 영국(46%), 프랑스(47%), 미국(58%)은 독일보다도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규모가 클 수록 임금이 높고 근로조건도 양호하지만, 300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근로자는 전체의 18%에 불과하다.
고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 일자리로 대변되는 좋은 일자리의 부족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야기한다고 봤다.
우선 대기업의 일자리가 부족해 입시제도를 아무리 고쳐도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입시경쟁은 줄지 않고 있고, 이것이 사교육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부모의 경제력이 높을수록 사교육 지출도 크고 자녀의 학업성취도도 높은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회 이동성(social mobility)도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화두인 저출생 문제도 대기업 일자리의 부족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필요할 경우 거의 대부분(80% 이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0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출산전후휴가제도가 필요한 사람 중 일부 또는 전부가 사용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30%였으며, 육아휴직제도의 경우에는 이 비율이 약 50%에 달했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또다른 문제인 '수도권 집중' 역시 비수도권에서 대기업 일자리가 부족한 데서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고 선임연구위원은 "시·도 단위에서도 사업체 규모가 큰 사업장이 있는 곳일수록 노동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수도권 집중이 지속되는 것은 결국 비수도권에 생산성이 높고 규모가 큰 사업체가 적은 것이 중요한 이유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 선임연구위원은 사업체 규모가 커야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의 규모화(scale-up)이 원활히 진행될 여건을 마련해야 제언했다.
정부는 수많은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효과성을 점검하고 혹시 기업의 규모화를 저해하고 있다면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의 정책과 대기업 경제력 집중 관련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수정·보완해야 하며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도 가능한 범위에서 이같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 선임연구위원은 "과도한 입시경쟁을 줄이고, 사회적 이동성과 여성 고용률·출생율을 높이는 한편, 비수도권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개별 정책분야 각각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이들 문제 전반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업의 규모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정책당국과 일반 국민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7일 발간한 KDI 포커스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업체 규모별로 파악할 때 우리나라는 25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일자리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낮다.
이 비중이 우리나라에서는 14%인 데 반해 독일에서는 41%에 달하며, 스웨덴(44%), 영국(46%), 프랑스(47%), 미국(58%)은 독일보다도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규모가 클 수록 임금이 높고 근로조건도 양호하지만, 300인 이상 사업체의 임금근로자는 전체의 18%에 불과하다.
고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 일자리로 대변되는 좋은 일자리의 부족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야기한다고 봤다.
우선 대기업의 일자리가 부족해 입시제도를 아무리 고쳐도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입시경쟁은 줄지 않고 있고, 이것이 사교육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부모의 경제력이 높을수록 사교육 지출도 크고 자녀의 학업성취도도 높은 경향이 있기 때문에 사회 이동성(social mobility)도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화두인 저출생 문제도 대기업 일자리의 부족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필요할 경우 거의 대부분(80% 이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30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출산전후휴가제도가 필요한 사람 중 일부 또는 전부가 사용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약 30%였으며, 육아휴직제도의 경우에는 이 비율이 약 50%에 달했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또다른 문제인 '수도권 집중' 역시 비수도권에서 대기업 일자리가 부족한 데서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고 선임연구위원은 "시·도 단위에서도 사업체 규모가 큰 사업장이 있는 곳일수록 노동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수도권 집중이 지속되는 것은 결국 비수도권에 생산성이 높고 규모가 큰 사업체가 적은 것이 중요한 이유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 선임연구위원은 사업체 규모가 커야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의 규모화(scale-up)이 원활히 진행될 여건을 마련해야 제언했다.
정부는 수많은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효과성을 점검하고 혹시 기업의 규모화를 저해하고 있다면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등의 정책과 대기업 경제력 집중 관련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관련 제도를 수정·보완해야 하며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도 가능한 범위에서 이같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 선임연구위원은 "과도한 입시경쟁을 줄이고, 사회적 이동성과 여성 고용률·출생율을 높이는 한편, 비수도권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개별 정책분야 각각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이들 문제 전반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업의 규모화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정책당국과 일반 국민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