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도배해놓고 "잉글리시 노우"…中 최대 통신사 '망신' [정지은의 산업노트]
중국 최대 무선통신업체가 글로벌 행사에 중국어로 가득한 소개 자료를 들고나와 망신을 당했다. 전시하는 모든 내용을 중국어로만 기재해 관람객이 외면하는 부스가 되고 말았다. 글로벌 전시를 위한 기본 준비가 안 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기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 중국 최대 무선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의 전시장은 텅 비어 한산했다. 일부 중국인과 회사 관계자만 드나들 뿐 다른 국가 관람객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따금 중국 전통 옷을 입은 전시장 모델과 사진을 찍겠다며 들렀다 가는 외국인이 있는 정도였다.

이 전시장에 관람객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은 전시장 전체를 중국어로만 구성한 영향이 크다는 전언이다. 설명 문구가 모두 중국어로만 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직원 중 상당수는 영어를 능숙하게 하지 못했다. 급기야 “잉글리시 노우”라며 고개를 젓는 직원도 있었다.
중국어 도배해놓고 "잉글리시 노우"…中 최대 통신사 '망신' [정지은의 산업노트]
차이나모바일이 올해 처음 MWC에 참가하면서 벌어진 헤프닝이다. 국제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할 생각을 미처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을 방문했다가 황당해하며 자리를 옮기는 외국인 관람객도 많았다.

한 외국인 관람객은 “이 회사는 글로벌 행사에 참여할 기본자세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며 “해외에 회사를 널리 알리겠다고 큰돈 들여 나온 행사에 자국어로 전시를 기획한 사례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이번 전시장 참가에 들인 금액은 수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가입자 수 기준 세계 최대 무선통신업체이기도 하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수만 해도 2억9854만 명에 달한다.

바르셀로나=정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