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2030년 신차의 60%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던 정책을 완화할 전망이다. 순수 전기차만 인정한 전기차 판매 비중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한 완성차업체의 과속 우려와 내연기관차 공장 노조의 반발, 중국 전기차의 위협 등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다음달 발표한다. EPA는 작년 4월 2027년부터 자동차 탄소배출 기준을 강화해 2030년 신차의 60%, 2032년엔 67%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내용의 규제안을 발표했다. 수정안은 2032년 최종 목표는 유지하되, 2027~2031년 목표치는 4~9%포인트 낮추는 것이 유력하다. 당장 2027년 전기차 판매 비중은 36%에서 32%로, 2029년은 55%에서 46%로 낮아진다.

이는 기존에 발표한 규제가 급진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7.7%에 불과했다. 순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만이 환영했고, 전기차 경쟁력이 뒤처지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는 물론 현대차와 기아도 우려를 나타냈다. 기아는 EPA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수정안 역시 지나치게 낙관적이지만 규제 일관성과 소비자 수용성을 고려할 때 완성차 제조사와 전기차 시장, 소비자 모두에 그나마 덜 해로운 목표”라고 평가했다. 앞서 현대차는 2030년까지 미국 판매 차량의 58%, 기아는 47%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진원/빈난새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