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투자자 현혹하는 무늬만 신사업…자칫 '물량폭탄'·'주가폭락' 떠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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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위해선 자금조달 필수
유증이나 CB 찍어 자금 확보
무늬만 신사업 우려, 자금내역 확인해야
자금조달 실패 시 주가 폭락
CB 등으로 조달 시 오버행 우려도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내놓은 '무늬만 신사업'이 주가 폭락이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이란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자금조달 실패로 주가가 폭락하거나 전환사채(CB) 등으로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면서다. 기술력이나 이를 끌어모을 자금력이 부족한데도 시의적으로 인기를 얻는 테마를 정관 사업목적에 올리며 주가만 끌어올리는 상장사가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때 3만원을 웃돌던 자이글 주가는 전일 대비 4.40% 떨어진 804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작년 4월 장중 고점(3만8900원) 대비 80% 넘게 급락했다.
조리기구 제조사 자이글은 2차전지 시장 진출 이후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었다. 미국 펀드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는 다섯 차례 납입일 연기되더니 지난해 12월 결국 유상증자가 철회됐다. 회사 측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제조를 위한 2차전지 사업이 절차대로 순항하고 있다고 수습했으나 주가는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기 직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휴대폰 액세서리를 시작으로 반도체 검사장비, 2차전지 소재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리튬포어스 주가도 지난해 4월 장중 고점(3만5500원) 대비 80% 넘게 급락한 563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2차전지 신사업을 위해 발행했던 CB에 대한 주식 전환 청구권이 연이어 행사되면서다.
이 회사는 작년 1월 2차전지 필수 소재인 수산화리튬 제조사 리튬플러스의 CB를 취득하기 위해 3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 CB는 지난달 18일부터 주식 전환 청구가 가능해졌으며, 전환가액은 4575원으로 현 주가보다 낮다. 시장에선 리튬포어스에 대한 오버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폐배터리 등 2차전지 신사업을 추진하는 종합 물류기업인 국보도 전날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2차전지를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고 공시했다. 국보는 향후 300억원 규모의 CB 발행으로 신사업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자금조달은 필연적이다. 대부분의 상장사는 유상증자나 CB를 찍어 조달한 자금을 가지고 신사업에 나선다. 문제는 신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것이다. 자금조달에 실패해 주가가 급락하거나 자금조달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오버행 우려가 생길 수 있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신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회사 상당수가 역량 부족, 사업 타당성 결여 등으로 추진 실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투자자들에게 투자 주의를 당부한다. 일부 상장사가 시의적으로 인기를 얻는 테마에 올라타 투자자를 유인, 주가를 올려 고가에 매도하는 사례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사업 추진 종목에 투자하기 전에 공시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2차전지 등 유행했던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는데도, 진행사항이 없는 기업이라면 앞으로 추가되는 신사업도 비슷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주의가 필요한데, 신사업을 위한 자금조달 내역 등은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 부문별 실적이나 연구·개발(R&D) 내역을 통해 신사업 추진 능력을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신사업 위해선 자금조달 필수
유증이나 CB 찍어 자금 확보
무늬만 신사업 우려, 자금내역 확인해야
자금조달 실패 시 주가 폭락
CB 등으로 조달 시 오버행 우려도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내놓은 '무늬만 신사업'이 주가 폭락이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이란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자금조달 실패로 주가가 폭락하거나 전환사채(CB) 등으로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면서다. 기술력이나 이를 끌어모을 자금력이 부족한데도 시의적으로 인기를 얻는 테마를 정관 사업목적에 올리며 주가만 끌어올리는 상장사가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때 3만원을 웃돌던 자이글 주가는 전일 대비 4.40% 떨어진 804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작년 4월 장중 고점(3만8900원) 대비 80% 넘게 급락했다.
조리기구 제조사 자이글은 2차전지 시장 진출 이후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었다. 미국 펀드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상증자는 다섯 차례 납입일 연기되더니 지난해 12월 결국 유상증자가 철회됐다. 회사 측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제조를 위한 2차전지 사업이 절차대로 순항하고 있다고 수습했으나 주가는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기 직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휴대폰 액세서리를 시작으로 반도체 검사장비, 2차전지 소재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리튬포어스 주가도 지난해 4월 장중 고점(3만5500원) 대비 80% 넘게 급락한 563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2차전지 신사업을 위해 발행했던 CB에 대한 주식 전환 청구권이 연이어 행사되면서다.
이 회사는 작년 1월 2차전지 필수 소재인 수산화리튬 제조사 리튬플러스의 CB를 취득하기 위해 35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 CB는 지난달 18일부터 주식 전환 청구가 가능해졌으며, 전환가액은 4575원으로 현 주가보다 낮다. 시장에선 리튬포어스에 대한 오버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폐배터리 등 2차전지 신사업을 추진하는 종합 물류기업인 국보도 전날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2차전지를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고 공시했다. 국보는 향후 300억원 규모의 CB 발행으로 신사업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자금조달은 필연적이다. 대부분의 상장사는 유상증자나 CB를 찍어 조달한 자금을 가지고 신사업에 나선다. 문제는 신사업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다는 것이다. 자금조달에 실패해 주가가 급락하거나 자금조달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오버행 우려가 생길 수 있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신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회사 상당수가 역량 부족, 사업 타당성 결여 등으로 추진 실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투자자들에게 투자 주의를 당부한다. 일부 상장사가 시의적으로 인기를 얻는 테마에 올라타 투자자를 유인, 주가를 올려 고가에 매도하는 사례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사업 추진 종목에 투자하기 전에 공시 내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2차전지 등 유행했던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했는데도, 진행사항이 없는 기업이라면 앞으로 추가되는 신사업도 비슷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주의가 필요한데, 신사업을 위한 자금조달 내역 등은 꼭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 부문별 실적이나 연구·개발(R&D) 내역을 통해 신사업 추진 능력을 살펴보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