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거래량 늘었다는데…집값 상승 조짐일까? [김효선의 부동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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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주택시장의 선제지표로 흔히 거래량을 꼽습니다. 주택은 정가가 없기에 거래가 활발해지면 매물이 감소하고, 오히려 수요는 증가하게 되면서 가격이 오른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과거 주택 거래량과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시차를 두고 비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난해 주택 시장도 이런 논리가 적용됐습니다. 회복세에 이어 상승 전환했던 주택 시장은 4분기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거래량이 맥을 같이 했는데, 2월부터 꾸준히 증가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6월에는 4000건을 넘어서며 매매가격도 상승으로 전환됐습니다. 하지만 9월 이후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연말 1790건으로 마무리됐고, 주택 매매 가격도 하락했습니다.
그렇게 줄었던 거래량은 올해 1월 다시 증가했습니다. 이미 2300건을 넘었는데, 신고일이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000건에 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1월 아파트 거래량 증가를 주택 가격 상승의 징조로 볼 수 있을까요? 거래량으로 가격 향방을 가늠한다는 논리가 현재 주택 시장에서도 유효할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내역을 분석했습니다.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내역을 살펴보면 서울에서 노원, 송파, 성북, 강남, 강서 순으로 거래가 많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5개 구가 전체 25개 구 거래량에서 32%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들 지역의 첫번째 특징은 아파트 가구 수 자체가 다른 지역구 대비 많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아파트 가구 수는 약 170만 가구인데, 해당 5개 지역의 세대수를 합하면 약 60만 가구로 전체의 36%를 넘게 차지합니다. 그만큼 거래가 많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로 정책 변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기간 실거래된 내용을 보면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많이 분포된 강남구, 송파구, 노원구의 경우 신축 대비 재건축 아파트 거래 비중이 월등히 높습니다. 이는 올해 1월 재건축 관련 제도가 대폭 완화된다는 정책이 발표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거래량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마지막으로 거래가 많은 지역이라고 다른 지역보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건별 계약된 금액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동북권(-0.35%) 및 서북권(-0.32%)이 서남권(-0.26%)과 동남권(-0.30%)에 비해서 하락폭이 큽니다. 한강 이남이 이북에 비해 주택 가격이 견고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아파트 단지별 실거래가를 확인해보면 그 격차는 더 크게 나타납니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98㎡를 보면 올해 거래된 2건의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이 4억6000만원에 그칩니다. 최고가였던 2021년 8억원에 비하면 42.5% 하락된 금액입니다. 강서구 '가양6단지' 전용 49.5㎡도 올해 거래된 4건의 평균 가격이 7억4250만원인데, 2021년도 최고가인 9억9500만원과 비교하면 25.4% 내렸습니다. 반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5㎡는 올해 5건 거래됐고 평균가격이 25억4300만원이었습니다. 2021년 최고가인 28억7000만원과 비교하면 11.4% 하락했는데, 금액으로는 약 3억3000만원 정도 됩니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도 올해 37억7000만원에 거래되었는데 지난해 대비 2% 상승, 최고가인 22년보다는 19% 하락에 그쳤습니다.
이처럼 부동산 침체기에는 입지에 따라 가격 방어지역과 탄력지역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과거 주택 관련 정책 중 규제지역 담보인정비율(LTV) 강화와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2019년 12·16대책)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아파트 신고가는 2021년에 나왔습니다. 이 시기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들은 대출 없이 자기 자본으로 사야 했습니다. 고금리로 인한 집값 하락기에는 굳이 떨어진 가격으로 매각할 이유가 없어 가격 방어의 역할을 했습니다. 반대로 비슷한 시기에 영끌을 해서 고가로 매입한 소유자들이 많은 지역은 하락된 가격에라도 팔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해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올해 주택 시장은 지역에 따른 격차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은행권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도입으로 대출받아 주택을 매입하기도 어려운 시기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당분간 현재와 같은 거래량과 하향 안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격이 떨어졌다고 무조건 매입하는 등 주택 시장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보다는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부채를 포함한 자산을 재점검하고 전략을 세우는 시기를 보내시길 권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지난해 주택 시장도 이런 논리가 적용됐습니다. 회복세에 이어 상승 전환했던 주택 시장은 4분기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거래량이 맥을 같이 했는데, 2월부터 꾸준히 증가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6월에는 4000건을 넘어서며 매매가격도 상승으로 전환됐습니다. 하지만 9월 이후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연말 1790건으로 마무리됐고, 주택 매매 가격도 하락했습니다.
그렇게 줄었던 거래량은 올해 1월 다시 증가했습니다. 이미 2300건을 넘었는데, 신고일이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3000건에 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1월 아파트 거래량 증가를 주택 가격 상승의 징조로 볼 수 있을까요? 거래량으로 가격 향방을 가늠한다는 논리가 현재 주택 시장에서도 유효할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내역을 분석했습니다.
거래량이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내역을 살펴보면 서울에서 노원, 송파, 성북, 강남, 강서 순으로 거래가 많았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5개 구가 전체 25개 구 거래량에서 32%의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들 지역의 첫번째 특징은 아파트 가구 수 자체가 다른 지역구 대비 많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아파트 가구 수는 약 170만 가구인데, 해당 5개 지역의 세대수를 합하면 약 60만 가구로 전체의 36%를 넘게 차지합니다. 그만큼 거래가 많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로 정책 변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기간 실거래된 내용을 보면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많이 분포된 강남구, 송파구, 노원구의 경우 신축 대비 재건축 아파트 거래 비중이 월등히 높습니다. 이는 올해 1월 재건축 관련 제도가 대폭 완화된다는 정책이 발표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거래량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마지막으로 거래가 많은 지역이라고 다른 지역보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건별 계약된 금액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올해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동북권(-0.35%) 및 서북권(-0.32%)이 서남권(-0.26%)과 동남권(-0.30%)에 비해서 하락폭이 큽니다. 한강 이남이 이북에 비해 주택 가격이 견고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아파트 단지별 실거래가를 확인해보면 그 격차는 더 크게 나타납니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전용 31.98㎡를 보면 올해 거래된 2건의 아파트 매매가격 평균이 4억6000만원에 그칩니다. 최고가였던 2021년 8억원에 비하면 42.5% 하락된 금액입니다. 강서구 '가양6단지' 전용 49.5㎡도 올해 거래된 4건의 평균 가격이 7억4250만원인데, 2021년도 최고가인 9억9500만원과 비교하면 25.4% 내렸습니다. 반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5㎡는 올해 5건 거래됐고 평균가격이 25억4300만원이었습니다. 2021년 최고가인 28억7000만원과 비교하면 11.4% 하락했는데, 금액으로는 약 3억3000만원 정도 됩니다.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도 올해 37억7000만원에 거래되었는데 지난해 대비 2% 상승, 최고가인 22년보다는 19% 하락에 그쳤습니다.
이처럼 부동산 침체기에는 입지에 따라 가격 방어지역과 탄력지역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과거 주택 관련 정책 중 규제지역 담보인정비율(LTV) 강화와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금지(2019년 12·16대책)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아파트 신고가는 2021년에 나왔습니다. 이 시기 15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들은 대출 없이 자기 자본으로 사야 했습니다. 고금리로 인한 집값 하락기에는 굳이 떨어진 가격으로 매각할 이유가 없어 가격 방어의 역할을 했습니다. 반대로 비슷한 시기에 영끌을 해서 고가로 매입한 소유자들이 많은 지역은 하락된 가격에라도 팔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해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올해 주택 시장은 지역에 따른 격차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은행권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 도입으로 대출받아 주택을 매입하기도 어려운 시기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당분간 현재와 같은 거래량과 하향 안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격이 떨어졌다고 무조건 매입하는 등 주택 시장에 적극적으로 임하기보다는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부채를 포함한 자산을 재점검하고 전략을 세우는 시기를 보내시길 권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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