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학기술 수준이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정부의 공식 통계가 처음 나왔다. ‘과학 굴기’를 앞세운 중국이 한국을 넘어 기초과학 강국인 일본마저 넘보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9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위원장 대통령)에서 심의·의결한 ‘2022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가별 기술 수준은 1위인 미국을 100%로 봤을 때 유럽연합(EU) 94.7%, 일본 86.4%, 중국 82.6%, 한국 81.5% 순으로 나타났다. 직전 2020년도 조사에서는 한국이 80.1%로 중국(80%)에 근소한 우위를 지켰지만 2년 만에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정보통신기술(ICT)·소프트웨어(SW), 기계·제조, 우주·항공 등 11대 분야 136개 기술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다.

ICT·SW 분야에서 중국의 기술 수준은 2012년 67.5%에 불과했지만 2022년 87.9%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 82.2%에서 82.6%로 0.4%포인트 성장하는 데 그쳤다. 일본은 90.8%에서 82.2%로 뒷걸음질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디스플레이, 양자, 수소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 세부 평가에서도 중국은 86.5%를 기록해 일본(85.2%)과 한국(81.7%)을 뛰어넘었다. 한국은 2차전지 분야에서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강경주/이해성 기자 qurasoha@hankyung.com